43. 동시빵 맛보기-'집 잃은 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잃은 하얀 개 백구는
어느 차가운 빙하에서 헤매며 떠돌고 있을까.
두리번두리번 정처 없이 길을 헤매며
흰 빛을 얼마나 잃었을까.
새하얀 유빙을 타고 먹이를 구하던 북극곰은
오늘도 발 디딜 곳을 찾아 하염없이 흘러가고 있겠지.
새하얀 북극곰은 이제 눈처럼 하얀 옷을 벗어야 할까.
흰 빛을 잃어가고 있는 흰 곰과 흰 개를 생각하며
이 세상 어딘가에서 훌쩍훌쩍 울고 있는 사람이 있어 고맙다.
나는 가장 먼저 우는 사람이 좋다.
나중까지 우는 사람이 좋다.
나의 시도 그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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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혜 : 동시집 『아기 까치의 우산』『아빠를 딱 하루만』『안 괜찮아, 야옹』『꽃마중』, 그림책 『저승사자에게 잡혀간 호랑이』『돌로 지은 절 석굴암』, 동시놀이 이야기 『신나는 동시 따 먹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