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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와밥풀 Jun 18. 2018

동시빵가게

47. 동시빵 맛보기 - '책 읽는 고양이'


새로 이사한 동네의 청소년수련관 수영장에 처음 간 날, 

수영강사가 쓰고 있는 모자를 보고 놀랐다.     

까만 수영모자에 하얀 글씨로 인쇄된 굵은 글씨가 

고압적으로 학생들을 내려다보는 교사의 눈 같았다. 


‘나는 선생이고! 너는 학생이야! 질문 금지!’

 

호기심을 여지없이 막아버리는 저런 무서운 말은, 

어려서는 말끝마다 “왜?”를 덧붙이던 아이들을 

질문이 없는 어린이로, 청소년으로 자라나게 한다.       


뭐든 궁금해하고 질문을 멈추지 않아야 오히려 아이답다.     

아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 사이의 간극에서 호기심이 피어난다.  


이 시에서는 고양이의 왕성한 호기심이 느껴진다. 

책장을 긁어보고 넘겨보고, 볼펜을 톡톡 두드려보기도 하며 

아이처럼 궁금해하고 탐색해보는 고양이의 호기심과 

그런 고양이를 따듯한 눈으로 바라보는 시인의 호기심이 만나 

시가 태어났다.   


호기심은 이렇듯 우리를 상상하게 하고, 많은 것을 창조하게 돕는다.      

인류문명은 끝없는 호기심의 결과이기도 했다. 

다 떠나서, 

물음표를 달고 사는 삶이 더 즐겁고 행복한 법. 


이제 봄꽃이 지면 여름 꽃들이 피어나듯,

아이들이 잃어버린 호기심의 꽃을 다시 피울 수 있으면 

좋겠다.   









https://dongsippanggage.modoo.at/


밥풀 : 동화와 청소년소설을 쓰고 있어요. 신화, 역사, 판타지, SF에 두루 관심이 많고요, 요즘엔 동시와 놀고 있어요. 지은 책으로 <늑대왕 핫산> <루케미아, 루미> <어느 날, 신이 내게 왔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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