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ssy | Clair De Lune
에고가 만들어 내는 감정들은 마음이 외부적인 요인과 자신을 동일화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며, 물론 그 외부적인 요인들은 불안정할 뿐 아니라 어느 순간에라도 변하기 쉽다. 이보다 훨씬 더 깊은 감정은 사실 감정이 아니라 '순수한 있음'의 상태이다.
-에크하르트 톨레,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발견할 수 없는 장소란 교리, 이념, 계율, 이야기 등이다. 이것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그것들은 생각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생각은 기껏해야 진리를 가리켜 보일 수는 있지만, 결코 진리 그 자체는 아니다.
-105p
'당신 자신'이 그 사람과 관계 맺는 것이 전혀 아니라, 당신이 생각하는 '나는 누구인가'가 당신이 생각하는 '그 사람은 누구인가'와 관계를 맺는 것이다. … 그 정체성들도 결국은 허구이다.
-134p
사랑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 안에 있는 자신을 알아보는 것이다. 그때 그 사람의 '다름'은 순전히 인간적인 영역, 형상의 영역에만 존재하는 환상임이 밝혀진다.
-148p
에고, 또는 마음의 정체에 대해 낱낱이 기록한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는
내게 하나의 명상집이었다.
문장을 읽어 내려갈 때 나에게는 분명 글을 이해하기 위한 의식 활동이 일어나고 있었지만,
동시에 텅 빈 공간이 의식 뒤에 자리함을 느꼈다.
정확히는 텅 빈 공간 안에 의식이 담겨 있는 느낌이었다.
그 느낌이 내가 사는 지금의 전부였다.
에고 밖에 있는 '무언가'가 의식을 주관하고, 그 의식을 통해 자신을 확장해가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깊은 명상에 들어간 상태와 동일했다.
텅 빈 상태로 모든 걸 바라보는 것. 아무 판단도, 감정도 일어나지 않는 것.
에고의 정체를 낱낱이 분석하는 에크하르트 톨레의 글에 에고도 반응을 하는 건지(에고임을 알아차릴 때 에고는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한다),
글을 읽는 순간만큼은 자취를 감추고 그보다 더 큰 '무언가(혹은 에고의 진짜 주인)'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것 같았다.
에고는 외부 요인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좋아졌다가 나빠졌다가, 옳다고 믿었다가 부정했다가, 목표를 세웠다가 바꿨다가, 이렇게 행동했다가 저렇게 행동했다가.
그렇지만 우리에겐 변화하지 않는 더 큰 속성, '현존'이 있다.
내게 가장 도움이 되었던 현존에 머물기 위한 방법은
모든 상황에 '그런가?' 혹은 '아마도.'라고 반응하는 것.
이 책만큼 나의 에고(고집)를 확실히 알아차리고, 없앨 수 있는 책이
또 있을까.
뭔가를 더 시도하려 하지 않아도
읽는 행위만으로도 더없이 고요한 평화를 느끼게 해준 이 책은
그 자체로 현존으로 들어가게 하는 문이었고,
즉각적인 반응을 통해 그 가르침이 진실임을 입증해 보였다.
>>>
♬Debussy | Clair De Lu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