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선 | 자기만의 방
추측건대, 예술가의 마음은 자기 속에 내재한 작품을
흠 없이 완전하게 풀어놓으려는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기 위해서
셰익스피어의 마음처럼 작열해야 합니다.
그 안에 어떤 방해물이 있어서도 안 되고 태워지지 않는 이물질이 끼어서도 안 됩니다.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버지니아 울프의 고독이 빚어낸 깊은 통찰과
파고들듯 섬세한 문장들...
그의 문장이야말로 작열하고 있었다.
예술가에 관한 그만의 시각,
타오르는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만 같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돌이켜보면
나는 늘 괴로울 때 창작을 하고 싶었다
무언가를 떠올리고 싶어, 쓰고 싶어, 그리고 싶어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 할것 같아서. 못 살 것 같아서.
슬픔의 이면에 활활 타오르는 나를 발견했다.
타오르며 나를 쏟는 일은 치열한 일이다.
나를 쏟아내면
평소에는 자각을 못했던 새로운 모습이 발견되기도 한다.
숨겨왔던 나, 혹은 낯선 나를 발견하는 일이 편치만은 않다.
하지만 누구나 예술을 직업으로 삼든 아니든
어떤 식으로든 예술을 해야 한다고 본다.
괴로움은 다름 아닌 '알지 못함'에서 온다는 견해에 동의하기에,
한번쯤은 나를 알기 위해서라도 100%를 담아내보는 것이다.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든다.
우리의 존재는 100%가 아니면... 뭘까?
>>>
♬심규선 | 자기만의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