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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를 부정할 때, 비로소 운명을 지배하게 된다.

♬김명신 | 성금련류 가야금산조

by 로제

자아는 진리의 부정이다. 진리는 자아의 부정이다. 자아를 죽게 함으로써 당신은 진리 속에서 다시 태어날 것이다. 자아에 집착함으로써 진리는 당신에게서 모습을 숨길 것이다.

-제임스 앨런, '운명을 지배하는 힘'



그가 하는 각각의 생각과 행위가 삶이라는 옷을 직조하는 또 하나의 실(조잡하든 정품이든)이 된다. 그는 자기 이웃의 행동에는 책임이 없으며, 자기 자신의 행위에만 책임이 있다. 그는 자신이 하는 행동의 관리인인 것이다.

-67p


아무리 작은 일을 하더라도 완벽함을 추구해야 한다. 매번 일을 접할 때마다 마음을 분리하지 않고 온전한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단일한 목적의식과 강한 집중력을 점진적으로 획득하게 된다.

-75~76p


개별성과 분리와 이기심은 전혀 다르지 않은 하나의 개념이며, 지혜와 신성함의 반대말이다. 개별성의 조건 없는 항복에 의해 분리와 이기심은 종식되며, 각자는 불멸과 무한함이라는 신성한 유산을 소유하게 된다.

-246p



매우 간결하고 담담한 명상집이다.


한 문장 한 문장 곱씹다 보면 마음은 근원을 향해가기 때문이다.

오직 근원에 대한 사모와 탐구에만 마음이 모아지니

불필요한 것들은 자연히 알아서 멀어진다.


그의 글을 읽자니 소박하고 투박한 멋이 있는

백자가 떠올랐다.

표면이 조금씩 울퉁불퉁한 고르지 않은 백자.

그럼에도 자꾸만 눈길이 가는,


더 세련되게 무언가를 덧대려 하면

오히려 미감을 잃고 마는.


글에서 그의 삶이 느껴진다.


깨달음에 천착하며 은둔의 삶을 살았던 저자 제임스 앨런은

그 자신이 삶 속에서 체득한 바가 아닌 것은

글로 옮기지 않았다고 한다.


[운명을 지배하는 힘]은 세상에 나온 책이기 이전에

지극히 개인적인, 한 사람의 수행 기록집이자 일기장이다.


구도를 삶의 최우선으로 여기는 사람에게

휘황하고 세련된 언어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또, 자아를 내세우는 일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러쿵저러쿵, 타인의 행위를 해석하고

옳고 그름을 따지느라 바빴던

그 무수한 날들이 스쳐 지나간다.


모두의 행동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뿐.


나는 내 삶의 관리인으로서 나 자신의 행위에만 집중하고,

책임을 지면 그만이다.


나에겐 그럴 만한 힘이 있다, 는 것을

책을 읽으며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인다.


[운명을 지배하는 힘]이라는 강렬한 제목처럼

그 자신부터가 깨달아 지은 제목답게,

단호하고도 강렬한, 운명 창조자로서의 힘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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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신 | 성금련류 가야금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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