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ude Bolling | Sentimentale, Suite No
공자는 사람이 그저 정해진 모습의 인간으로서 존재하지(being) 않고, 삶의 과정에서 마주하는 상황마다 인간이 되려고(becoming) 할 때 인간다울 수 있다고 여겼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완성해 가는 주체적 과정으로 인생을 이해하는 것이 공자의 미학적 인본주의이다.
-김경희·전은영, '논어는 아름답다'
미학적 인간은 자연의 삶에 없던 것을 새로이 만들어 내는 일에 몰두한다. 이들은 내세의 신성한 보상에도 현세의 즉각적 손익계산에도 큰 관심이 없다. 미학적 인간은 프랑클이 말했듯 어떤 의미만 찾을 수 있다면 기꺼이 시련을 견디고 심지어 죽음도 감내한다.
-127p
'~답다', '~다움'이라는 표현은 어떤 존재에 본래 있지만 다 현실화하지 않은 특성, 즉 잠재성을 남김없이 다 발휘하고 실현한 상태를 말한다. '인간답다'라는 말은 인간의 잠재성과 가능성이 다 실현되었다는 뜻이다. ‥ 공자는 우리가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이유와 삶의 의미는 인간다움을 그 극한까지 이루는 데 있다고 생각했다.
-134~135p
작가는 훌륭한 작품을 생산하고 우리는 그것을 소비한다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각인되어 있다. 그러나 독자는 그저 좋은 제품이나 자기 취향에 맞는 제품을 골라 소비하는 소비자가 아니다. 그는 향유자이고 그 향유 활동에 강렬히 매혹되는 순간 얼마든지 쓰고, 그리고, 연주하는 자가 될 수 있다.
-309p
아름다움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 같으면서도 사회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칸트는 '우리가 아름다움을 논하는 자리에서 다른 사람의 동의를 열렬히 원한다고 했으며',(30p)
맹자는 '아름다움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는 여민해락에서 진정한 미적 향유가 일어난다'고 주장했고,(32p)
공자는 예술을 통해 도달하는 초월적 경지보다 새로운 정치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데서 그것이 발휘하는 놀라운 교육적 능력에 매혹되었다.(53p)
우리는 아름다움을 접하게 되면 혼자 느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누군가와 나누고픈 충동을 받게 된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아름다움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소위 예술을 업으로 삼고 있는 작가들과
그렇지 않은 자신을 '서로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이라 구분 짓는 심리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혹은, 저자가 말한 것처럼 '생산자'와 '소비자'로 나눠서 바라보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심리가 아름다움을 나누는 데서 오는 쾌락과,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하는 갈망을 억누르게 하고
더 나아가서는 자신의 잠재력과 타인의 잠재력을 제한 짓는 것은 아닐까,
아름다움을 인간다움과 연결 지어 바라보았던 공자의 가르침을 접하며
다시금 아름다움이 주는 '의미', 그리고 '의미'가 삶에 주는 힘이 얼마나 숭고한지를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아름다움이 주는 의미는, 단지 개인적인 숭고의 감정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숭고하다.
아름다움은 단지 독자적인 경험에서 그치지 않고
함께 향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를 보다 인간답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옳고 그름, 잘하고 못함을 나누기보다
서로가 발명한 아름다움을 나누며 기존에 없던 의미를 길어올릴 때
함께 행복해지고, 인간다워진다.
자연스러운 본성에 따라 아름다움을 흠뻑 느끼고, 나누는 게
자연스러운 우리의 일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서로의 가슴속에 내재된 아름다움으로
서로를 아름답게 보며 인간다운 삶을 실현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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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e Bolling | Sentimentale, Suite No. 1 for Flute and Jazz Pi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