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을 따지기보다, 차라리 매력적으로 보이는 게 낫다

♬Dorothy Ashby | Action Line

by 로제

사람들을 착한 사람, 나쁜 사람으로 나는 것은 말도 안 돼요. 사람들은 매력적이지 않으면 지루하거든요.

-오스카 와일드, '윈더미어 부인의 부채'


여자들은 항상 남자들이 착하기를 원해. 그런데 여자들이 우리를 만날 때, 우리가 착한 것을 알게 되면 우릴 절대 사랑하지 않아. 개심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가 사악한 것을 좋아하거든.

-179p


요즘 마음을 위안하는 것은 회개가 아니라 쾌락이에요. 회개는 정말 시대에 뒤떨어진 거예요. 게다가, 여자가 진정 회개하면, 솜씨 없는 드레스메이커에게 가야만 해요. 그렇지 않으면 아무도 그녀를 믿지 않거든요.

-219p


선과 악, 죄와 무죄, 그것들이 손을 맞잡고 세상을 만들어가요. 안전하게 살기 위해 삶의 반쪽을 눈감고 외면하는 것은 벼랑 끝에 낭떠러지가 있는 곳에서 더 안전하게 걸으려고 눈을 감는 것과 같아요.

-235p



여성 캐릭터, 그중에서도 중심인물인 윈더미어 부인과 얼린 여사가 인간적이고, 매력적이고,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희곡이다.

그는 어떻게 이런 캐릭터를 창조해낼 수 있었을까?


착하고 청교도적인 성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한순간 충동을 못 이겨 가정을 버리는 선택을 하는 윈더미어 부인,

자녀를 버리고 보헤미안의 삶을 택해 비난받아 마땅한 인물이지만, 모성애를 발휘해 딸을 위기에서 구하는 얼린 여사.


두 인물의 반전되는 모습에서 선과 악에 대한 클리셰가 깨지고,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좋을지 모를 어리둥절함이,

이어서 쾌감이 찾아온다.


당연하게 믿어왔던 신념이 깨지는 데서 오는, 선과 악의 구도가 더 진전되지 않고 싱겁게 멈춰버리는 데서 오는 어처구니없음(혹은 나 자신에 대한)에 대한 쾌감!


사실, 우리의 삶 속에 이런 반전의 상황은 얼마든지 마주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이 어이없는 상황에서 정작 가장 어이가 없는 건, 그렇게 느끼는 나 자신이 아닐까?

가치 판단이 절대적일 수 없는 세상에서,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 걸까?


달링턴 경의 위험한 대사 하나가 갑자기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사람들을 착한 사람, 나쁜 사람으로 나누는 것은 말도 안 돼요. 사람들은 매력적이지 않으면 지루하거든요."



♬Dorothy Ashby | Action Line





keyword
팔로워 8
작가의 이전글대비하라, 평범한 일상의 틈을 (귀여움으로) 습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