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흑가의 세 사람]을 보며
전율이 흘렀던 세 장면.
그 장면 속에는 모두 '얀센'이 있었으니.
중요한 한 발을 앞두고 사격대에 있던 총을 빼내 직감으로 명중시킨 장면.
성공리에 일을 끝낸 후 술병을 꺼내 천천히 향만 맡고선 뚜껑을 닫는 장면.
내 몫은 필요 없다며, 덕분에 내 짐승들을 저곳에 가둬버릴 수 있어 고맙다고 말하는 장면.
훌륭한 저격수인 얀센은
내 가슴을 3번이나 명중시켰으니.
절제의 멋.
뚜껑을 연 짧은 순간 그윽하게 향이 퍼지는 위스키 같은.
찰나에 불과할지라도
알랭 들롱보다 그가 더 멋있게 보일 수밖에 없었던 까닭.
전율은 결코 긴 시간을 통해 찾아오는 것도
어떤 의도에 따라 찾아오는 것도 아니니.
이런 짜릿하게 멋진 한 방을
나는 내 삶에서 얼마나 겪어봤던가?
정말 흔치 않은, 여전히 진한 여운으로 나를 휘감고 도는
소중한 순간들을 떠올려본다.
함께 슬로댄스를 추다가 따스한 어조로 '누가 뭐라 해도 너의 생각을 지켜'라는 말을 들었던 장면.
공연이 끝난 후 멤버가 눈을 마주치더니 왈칵 눈물을 쏟으며 나를 껴안던 장면.
무대 위 로커가 3초가량 바라보다가 어디론가 가서는 피크 하나를 가져와 나에게 건네주던 장면.
처음 만난 소설가가 건네준 발렌타인 30년 산 위스키의 강렬한 향을 음미하며 들이켰던 장면.
4년 간 짝사랑했던 그 친구에게 화이트데이 날 사탕을 받던 장면.
늦은 밤 전화를 받자마자 가장 좋아하던 음악이 흘러나오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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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부디 잊히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