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보고.
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보고.
많은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1
반 친구들에게 상담을 해주겠다며 쪽지를 돌리던 그 시절.
나미야 잡화점과 달리 사람이 찾아오게 만드는 게 아닌
찾아갔던 것이다.
아무리 치기 어린 시절이었다지만, 지금 와 돌아보면 아찔하다.
내 답변을 통해 혹여 잘못된 선택을 했던 친구는 없었을까?
어떻게 살고 있을까?
만에 하나, 너로 인해 내 삶이 잘못됐다고 원망하는 친구가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
내가 실수를 했다면 그 업보는 내가 짊어지고 살아갈 것이다.
영화에서 잡화점 할아버지를 원망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영화는 영화고 나는 나니까.
마음이 무거워졌다.
물론 수년간을 고생하여 상담 전문가가 된다고 해서 꼭 도움을 줄 수 있는 건 아니다.
생각보다 상담을 받고 실망하여 마음을 닫아 거는 사람도 많다.
그렇지만 상담을 통해 회복이 된 사람도 그에 못지않게 많을 것이다.
나는 두 케이스 모두에 해당한다.
그렇지만 내게 도움이 되지 못했던 전문가에 대한 원망은 없다.
다른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됐을지도 모르니.
치유의 길은 도를 닦는 길이다.
모두에게 최선의 도움을 줄 수 없음을 인지하면서도
욕을 먹을 각오를 하면서도
부단히 자신의 부족함을 직면하며
꿋꿋이 치유의 길을 가는 분들 모두를 응원한다.
(거대한 힐링 산업에 편승하여 재방문을 목적으로 하는 짜가 전문가와는 다를 것.)
2
음악으로 위로를 줄 수 있는데,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
밴드를 같이 할 뻔했던 직장 동료에게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정말 진지하게 말해주는 모습이 고마웠었는데.
그렇다고 지금 와 미련이 생긴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한 사람에게라도 위로가 되어준 게 어디냐 싶은 거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던 건지, 놀라움도 크고
감격도 너무나 크다.
그런데 그 동료는 지금 음악을 하고 있을까?
유니크한 음색에. 순수한 열정이 컸던 사람이었는데..
그 사람이 정말 해야 할 사람인데.
당신의 작업실과 뚝딱거렸던 (합주인지 디스전인지 모를) 합주와
국밥집은 여전히 즐겁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눈에도 가슴에도 물결이 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