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os Milonakis | Treplev's Waltz
진심인 듯 허위인 듯, 사랑인 듯 증오인 듯, 다가오는 듯 밀쳐내는 듯 가족 간의 팽팽한 심리전이 계속되는 이 책은
너무도 적나라하게, 비극적인 가족의 생존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 이야기 속에서 예측할 수 있는 인물이란 없다.
유진 오닐이 그린 가족 개개인의 심리 묘사를 따라가다 보면, 실체가 보일락 말락 하지만 결국 놓치고야 마는, 안개 낀 길을 걷는 듯 께름칙한 의문만을 만나게 된다.
초연했다가도 우울해지고, 화가 났다가도 금세 풀어지는, '도대체 어쩌라는 건지' 종잡을 수 없는 티론의 가족들.
어떠한 결론 없이, 왜 함께하는지조차 알 수 없는 이 가정 안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과연 비극의 원인을 찾는다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는 것인지, 꼭 명확한 해결 방법을 찾아야만 하는 것인지, 답을 찾으려는 시도를 포기하게 되면서
결국 동시에 '답은 없다'는 역설적인 귀결에 이르게 된다.
이 '답 없이' 나아가는 방식이 이 가족만의 생존 방식이라면 그 또한 존중해 줘야 할 터.
유진 오닐의 이 책은
가족 관계를 넘어, 별다른 이유 없이 유지해나갔던 주변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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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os Milonakis | Treplev's Walt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