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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심 Apr 10. 2021

21.04.10

신.나.는.몰.락.

봄은 늘 그랬습니다.

직각의 골목을 돌아 느닷없이 누군가를 만나는 것처럼

봄은 직각의 끝에 서 있었습니다.


오늘은  ‘당신에게’ 길을 걸으며 김동률을 내내 들었습니다.

길 끝에 작은 절에 있고 그 곁에 오랫동안 세월을 견딘 모전석탑이 있습니다.

그래서 길에게 ‘당신에게’라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당신에게’ 길 위에서

미처 못 부친 편지같은 고백들을 머물게 하고 떠나 보냅니다.


‘목련이 가고 있는데... 그 아이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은 어쩌지?’

‘강릉갈까? 가서 바다에게 말이나 걸어볼까..’


봄 날,

다시 길위에 서고 싶은 마음은 바람과 햇빛과 놀게 내버려 두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라일락이 다정하게 웃고 있습니다.

목련이 너절하게 가고 있습니다.


신나게 몰락하는  4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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