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는 태어나자마자 눈 뜬 곳이 빛도 들지 않은 땅 속이었다죠. 5년, 저 혼자 몸을 가르고 허물을 벗고 날개를 얻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입니다. 다른 몸으로 태어났더라면 사랑하는 사람과 몸 부비고 살아 저를 아빠라 부르는 포실포실한 사내아이를 보았을 테지요. 수컷 매미는 저 혼자 웁니다. 수컷 매미가 울 때 벙어리 암컷 매미는 함께 울어주지 못해요.서로 마주 울 수 없다는 건 가장 슬픈 비극이예요. 우는 당신을 보고만 있어야 한다는 건 말이죠. 매미의 여름은 그래서 한여름 밤의 꿈입니다. 매미는 된 여름 가장 뜨거울 때 열흘쯤 울다 세상을 툭 놓습니다. 철 지난 공원 나무 아래 낙엽인지 모를 날개 몇 장을 남긴 채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