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20210109_5568

퍼플아티스트의 답문



  안녕하세요, 20210109_5568 님 :)

  오늘은 어떤 하루를 살아내고 있었어요?




  답문을 고민하며 쵸파 에피소드를 다시 찾아보았어요.


'그만 둬라. 니들 공격 정도로 나는 죽지 않아. 사람이 언제 죽는다고 생각하나..?

심장에 총알이 뚫렸을 때..? 아니.

불치의 병에 걸렸을 때..? 아니.

맹독 버섯 스프를 마셨을 때? 아니야! 사람들에게서 잊혀졌을 때다!

내가 사라져도 내 꿈은 이루어진다. 병든 국민들의 마음도 분명히 고쳐질 거야!

(중략) 이제 곧 여기서 괴물(쵸파)이 올 거다. 내 아들이니까 손대지 마라. 정말! 좋은 인생이었다!'


마음 속으로 쵸파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며 Dr.히루루크가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이죠. 돌이켜보면 저도 당신만큼이나 관계 속에서 잊혀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자주 연락하지 않더라도 친했던 친구들한테 먼저 안부 연락을 보내고, 때때로 핸드폰에 있는 모든 연락처로 연락 보내곤 했었다는 당신. 똑같지는 않더라도 당신의 이야기 속에서 닮아있는 제 과거 모습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렇기에 '요즘에는 진짜 곁에 남았으면 하는 사람들에게만 노력하고 있다'는 당신의 말이 더욱 공감되었어요.


고백하기 부끄럽지만 저는 관계를 맺는 모습이 나이들어갈수록 점점 서툴어졌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아동기, 청소년기 때 관계를 잘 맺었냐고 한다면 그것도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요즘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책을 읽고, 필사하고, 행동으로 옮겨보며 나름의 공부를 시작했어요. 저는 지금껏 참으로 많은 실수들을 저질렀고, 문제를 마주했을 때 현명하게 풀어내지 못했고, 솔직하기보다 합리화하며 지나보낸 순간들도 부지기수(不知其數)였어요. 동시에 기수부지(基數不知) 한 사랑을 받고, 격려를 받고, 친절을 받고, 배려를 받고,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다는 것을 관계에 대해 공부하며 체감하곤 합니다.




  우리는 2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당신의 키워드인 '관계', 저의 키워드인 '죽음'을 두고 수많은 이야기들을 주고 받았지요. 당신이 제게 내어주신 이야기들은 때로는 충격적이었고, 흥미로웠고, 따스했습니다. 이토록 다채로운 감상을 떠올릴 수 있는 이유는 '죽음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선 내 이야기를 다 꺼내놓고 오자' 결심해주고, 행동해주신 당신 덕분이겠지요.


관계에 대한 통찰이 깊은 당신이기에 이토록 진심을 다해 이야기 해줄 수 있었던 것이라 믿어요. 저에게 당신의 시간과 경험을 기꺼이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당신이 함께하고 싶은 이들과 오랜 시간 함께하기를, 앞으로의 삶 또한 행복한 순간들로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그리며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살아내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죽음을 그리는, 퍼플아티스트 드림












퍼플아티스트의 홈페이지


퍼플아티스트의 인스타그램


퍼플아티스트의 NFT (Open Sea @purpleartist_drawdeath)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