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7. 초여름의 싱그러움을 닮은깻잎 페스토 파스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는 것만큼 위로가 되는 순간도 없습니다.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 온전한 끼니조차 챙길 수 없는 당신에게. 매주 금요일 소소한 한 끼를 들려드릴게요.
인생, 음식. 소소한 이야기 한 그릇.
인생음식과 함께 하며 한편으로는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항상 ‘오늘 저녁은 뭘 먹을까?’, ‘내일 아침엔 뭐 먹지?’라는 고민을 하던 엄마에게 저는 항상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었거든요. 그런데 일주일에 한 번 만드는 음식도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제 자신을 발견하며 매일, 매 끼니에 대한 고민을 하는 엄마는 정말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그 힘듦은 오늘도 진행 중이겠지만 그래서 더 대단한 것 같아요. 앞으로는 그런 고민을 하는 엄마에게 ‘아무거나’라고 대답하지 않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어머니의 고민을 쉽게 넘기지 말아 주세요. 정말 힘든 일이니까요.
어쨌든, 이번 주의 인생음식도 이런 고민에 휩싸였습니다. 뭔가 새로운 음식을 하고는 싶은데 여건 상 이전에 만든 음식들과 비슷한 메뉴들만 떠오르더라고요. 그러다 언젠가 바질 페스토를 활용한 요리를 만들어보자고 했던 이야기가 떠올라서 검색을 했더니 한 프로그램에서 깻잎 페스토를 사용해 냉 파스타를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았더라고요. 더 고민할 것도 없이 레시피를 확인하고 깻잎을 사 왔습니다. 저도 산뜻한 한 접시를 만들어 낼 수 있겠죠?
-깻잎 페스토 재료: 깻잎(2~30장), 잣(30~40g/아몬드 대체 가능), 통마늘 2개, 올리브 오일(잣의 2배 정도), 파르메산치즈, 엔초비(피시소스나 멸치액젓 가능)
-파스타 재료: 깻잎 10장 이상, 베이컨, 고춧가루 1, 페퍼론치노, 들기름, 달걀노른자
1. 달군 팬에 아몬드를 볶는다.
2. 믹서에 통마늘과 잣, 썰어 둔 깻잎을 넣고 올리브 오일은 아몬드의 2배 정도 넣어 갈아준다.
3. 멸치액젓을 살짝 넣고 파르메산 치즈를 취향껏 넣어 섞어준다.
4. 베이컨을 잘게 썰어 튀겨내고, 어느 정도 익으면 페퍼론치노를 넣고 볶는다.
5. 베이컨은 건져 키친타월로 기름을 빼주고, 남은 기름에 고춧가루 반 스푼을 넣어 고추기름을 만든다.
6. 파스타 면을 삶아준다.
7. 깻잎을 채 썰어둔다.
8. 파스타면을 찬물에 헹구고 들기름을 듬뿍 뿌려 버무려 접시에 올린다.
9. 썰어둔 깻잎과 깻잎 페스토, 고추기름을 올리고 베이컨 고명과 달걀노른자를 올려준다.
향긋함이 가득한 깻잎 페스토 파스타 완성!
평소에 깻잎을 좋아해서인지 깻잎의 향긋함이 너무나 마음에 드는 한 접시였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페스토를 만들 때 넣은 아몬드였는데요. 마트에서 장을 보는데 대용량으로밖에 판매하지 않아 고민하던 중에 조금 작은 봉지의 아몬드를 발견하고 너무 신난 나머지 소금 간이 된 아몬드라는 걸 확인하지 못했거든요. 덕분에 저의 깻잎 페스토는 짭짤한 맛을 자랑했습니다. 혹시 아몬드를 활용해 페스토를 만드실 예정이라면 꼭 확인하세요. 아몬드를 로스팅할 때 소금이 들어가 있는 제품은 아닌지 말이에요. 간이 조금 셌던 것만 빼면 비주얼이며, 맛도 너무 만족스러운 한 접시였어요. 초록 초록한 이 초여름의 싱그러움과도 너무 잘 어울리는 음식인 것 같으니까 꼭 도전해보세요.
오늘 저녁, 싱그러운 깻잎 페스토 파스타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