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1. 인생의 순한 맛부터 매운맛까지 달래주는 떡볶이 한 접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는 것만큼 위로가 되는 순간도 없습니다.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 온전한 끼니조차 챙길 수 없는 당신에게. 매주 금요일 소소한 한 끼를 들려드릴게요.
인생, 음식. 소소한 이야기 한 그릇.
인생과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해 봐야겠다 생각했는데, 그러려면 나의 인생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의 인생 음식을 떠올리는 데에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기분이 좋을 때, 울적할 때. 속상한 일이 가득할 때, 단순히 배가 고플 때에도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건 바로 떡볶이거든요. 쫄깃한 떡과 부드러운 어묵이 매콤 달콤한 양념과 함께 어우러진 이 떡볶이 한 접시가 주는 위로는 생각보다도 큰 힘을 가졌습니다.
여러분들의 인생 음식은 어떤 음식인가요? 슬픈 기억이든 좋은 기억이든, 누구나 추억이 담긴 음식 한 가지쯤은 있잖아요. 앞으로 인생, 음식에서는 이런 소소함이 담긴 음식을 함께 요리하고,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해요. 어떤 음식도 좋습니다. 한 그릇에 소소한 이야기를 듬뿍 담을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자, 다시 저의 인생 음식인 떡볶이 이야기를 해봐야겠죠.
떡볶이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제 인생 순간순간에 존재하는 음식이었어요. 어린 시절과 지금의 차이점이 있다면 순한 맛과 매운맛의 차이? 인생의 매운맛을 알아갈수록 떡볶이의 매운맛도 알아가는 묘미가 있는 거 같아요. 순진무구했던 어린 시절 학교 앞 분식집의 달콤한 떡볶이가 하루의 즐거움이었다면, 지금은 원하는 재료는 다 넣고 매운맛도 잔뜩 추가해 하루의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존재가 된 거죠.
그래서인지 친구들과 모이면 떡볶이를 먹으러 가거나 시켜 먹는 경우가 정말 많거든요. 근데 생각해보니 언제부터 떡볶이를 이렇게 시켜먹었었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문득 떠오르는 게 바로 ‘엽기 떡볶이’의 등장이었습니다. 처음에 엽기 떡볶이가 나왔을 때 ‘무슨 떡볶이가 이렇게 비싸냐’라는 반응이 꽤 많았던 걸로 기억해요. 값이 비싼 만큼 양도 많고, 지금은 1, 2인분도 파는 매장이 있다곤 하지만 여전히 혼자 먹지 못하는 떡볶이로 생각하게 되잖아요. 그래서인지 친구들을 만나는 날은 엽떡을 먹을 수 있는 기회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길거리 음식을 넘어 깔끔하게 배달이 가능했던 것도 그렇고요.
그래서 오늘의 인생 음식은 여자 넷이 모이면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인 엽기 떡볶이를 직접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양념 : 고춧가루 3큰술, 다시다 1/3큰술, 후추와 카레 1/2큰술, 올리고당 1큰술, 설탕 1큰술, 고추장 2큰술
-재료 : 떡 200g, 청양고추 2개, 대파 조금, 어묵, 비엔나
1. 떡은 씻어서 물기를 빼 두고, 어묵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둔다.
2. 고추, 대파도 썰어두고 비엔나소시지는 끓는 물에 데쳐둔다.
3. 양념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모두 넣고 섞어준다.
4. 물을 끓이고 양념장을 풀어준다.
5. 떡과 어묵, 비엔나소시지를 넣고 한소끔 끓인다.
6. 썰어둔 파와 고추를 넣고 좀 더 끓여준다.
각자의 자리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걱정과 스트레스가 없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거예요. 그저 묵묵하고 진득하게 걷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저는 떡볶이 한 접시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인생의 순한 맛부터 매운맛까지 달래주는 떡볶이 한 접시요.
오늘 저녁, 떡볶이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