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피읖 Nov 04. 2020

달콤+달콤 = 호떡+아이스크림

EP15. 가장 편안한 곳에서의 브런치, 홈카페 호떡 아이스크림 한 접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는 것만큼 위로가 되는 순간도 없습니다.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 온전한 끼니조차 챙길 수 없는 당신에게. 매주 금요일 소소한 한 끼를 들려드릴게요.

인생, 음식. 소소한 이야기 한 그릇.


 


여러분들은 친구나 지인들을 만나면 대체로 뭘 하세요? 여행이나 영화, 공연 등을 보는 목적이 있는 만남이라면 그래도 좀 낫지만 그렇지 않은 만남이라면 사실 할 수 있는 게 많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저는 맛집을 찾고, 예쁜 카페를 찾게 됩니다. 인스타 감성의 사진도 찍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그간 쌓아뒀던 수다를 풀어놓는 게 별거 아니지만 일상의 활력소가 되어 주는 것 같아요. 하지만 올해에는 이런 일상조차 굉장히 특별한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카페에는 커피나 차를 마시러 가는 게 주된 이유이긴 하지만, 그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더 큰 목적이기도 하잖아요.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카페 같은 장소를 피하게 되더라고요. 물론 음료를 마실 때를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불안함이 해결되진 않아서 저는 피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안 그래도 단조로운 일상이 더 단조로워졌어요. 그리고 이런 답답함을 날려보려고 토마토 달걀탕을 만들기도 했고요. 토마토 달걀탕을 만들어 먹으며 조금은 이국적인 맛이 주는 기분전환에 즐거워하던 그 날. ‘홈카페로 브런치를 만들어 볼까?’라는 생각이 문득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아마 색다른 음식 맛에 꽤 만족스러워서 브런치도 그럴싸하게 만들 수 있을 거 같다는 자신감이 생겨났던 거 같아요. 이런 것엔 또 가공할만한 추진력을 뽐내는 저이기에 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그렇게 바로 마트로 달려가 팬케이크 믹스를 살펴보던 중 갑자기 옆에 있던 호떡 믹스가 보였고, '윤식당' 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호떡과 아이스크림의 조합을 봤던 게 생각났어요. 이제 꽤 바람도 차가워져 슬슬 겨울 간식이 생각나던 중 잘됐다고 생각하며 호떡 믹스와 아이스크림을 사 왔습니다. 달콤하지만 따끈한 호떡 위에 올라간 차갑고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의 조화는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호떡 믹스는 발효를 시킬 필요도 없고, 재료도 다 들어있어서 간단하기까지 했습니다. 후다닥 반죽을 하고 호떡을 구워내면서 제대로 브런치 느낌을 내려고 오랜만에 포크와 나이프까지 꺼내 뒀어요. 하지만 한 가지 간과한 게 있었는데, 호떡과 아이스크림의 온도가 너무 차이가 난다는 거였습니다. 호떡을 식힌다고 식혔는데 시간이 조금 모자랐는지 아이스크림을 올리자마자 녹더라고요.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이게 홈카페의 묘미라고 생각하면서 혼자만의 브런치를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호떡 아이스크림 재료 및 만드는 법


-재료: 호떡믹스, 바나나, 아이스크림, 하루견과


1. 호떡믹스에 이스트를 넣고 40~45도의 물 180ml를 넣어준다. 잘 섞은 뒤 손으로 치대어 반죽을 해 준다.

2. 발효과정이 없어도 되지만 다른 재료를 준비하는 동안 비닐을 덮어둔다.

3. 바나나를 썰어두고, 하루견과를 준비.

4. 호떡을 만든다. 손에 식용유를 바르면 반죽이 달라붙지 않는다.

5.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살짝 두르고 호떡을 구워준다.

6. 한 김 식힌 호떡 위에 아이스크림을 올리고 바나나와 견과를 토핑 한다. 취향에 맞게 메이플 시럽이나 꿀 등을 뿌려도 된다.





홈카페의 장점 중 하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다.’인 것 같아요. 호떡의 두께도, 아이스크림의 종류도, 함께 곁들일 토핑도 모두 다 마음대로 고를 수 있잖아요. 물론 조금의 시행착오로 잠깐 속상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호떡과 아이스크림의 달콤한 조화는 모든 것을 잊게 해 줬습니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파란 가을 하늘을 보면서 내가 가장 편안한 곳에서 맞이하는 브런치는 ‘좋다, 맛있다.’ 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거 같아요. 그래서 저는 다음 브런치는 좀 더 욕심을 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매일 같은 일상에 지쳐있다면 홈카페를 열어보는 건 어떠세요?


오늘 저녁, 카페에 온 것처럼 호떡 아이스크림 하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알록달록 스팸 삼색 덮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