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피읖 Mar 18. 2021

누룽지와의 꿀 조합은 오징어젓갈

EP05. 평범할수록 가장특별해지는것, 오징어젓갈과 누룽지 한 그릇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는 것만큼 위로가 되는 순간도 없습니다.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 온전한 끼니조차 챙길 수 없는 당신에게. 매주 금요일 소소한 한 끼를 들려드릴게요.

인생, 음식. 소소한 이야기 한 그릇.



지난 11월이 지나가고 잠시 쉬어가는 시간에 인생음식이 2021 캘린더 이벤트를 진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여러분들만의 소울푸드를 알려달라고 했었는데, 많은 분들께서 감사하게도 여러 소울푸드를 알려주셨어요. 그중에서 어떤 음식을 먼저 만들어볼까 고민했는데, 요즘 저에게도 필요한 음식이 하나 있더라고요. 바로 ‘누룽지’였습니다. 




제 소울 음식은 누룽지입니다. 따뜻하고 구수하고 부드럽죠. 전 죽을 먹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플 때면 항상 누룽지를 끓여주시는데요. 더운 여름, 지치는 날, 억울하고 속상한 날에도 뜨겁게 끓인 누룽지 한 그릇에서 올라오는 김 만으로도 마음이 사르르 녹아 배시시 웃곤 하네요. 투박하고 구수함 외엔 다른 맛이 없는 개성 없는 음식이지만 그래서 더 편안합니다.





Slum** 님께서 남겨주신 누룽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저도 굉장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요. 물론 저는 죽을 좋아하기도 하고, 잘 먹기도 하는데 아플 때엔 간혹 어머니께서 끓여주시는 누룽지만의 위안 같은 것이 있거든요. 투박해 보이고, 구수함 말곤 아무것도 없는 것 같지만 그 어느 음식도 주지 못하는 무언가를 갖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개성은 충분하지 않을까요?

그 구수함을 느끼고 싶어 남은 밥을 프라이팬에 눌러 누룽지를 만들어냈는데 조금 아쉽기도 하고, 심심하다는 생각도 들어서 누룽지와 곁들이면 좋을 것 같은 음식이 뭐가 있을까 잠시 고민했어요. 그러다 문득 오징어젓갈이 떠올랐는데, 한 번도 젓갈을 만들어 본 적이 없다는 게 생각났습니다. 과연 제대로 젓갈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긴 했지만 이번 기회에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오징어 젓갈 재료 및 만드는 법>


-재료: 오징어 3마리, 소금, 고춧가루, 다진 마늘, 멸치액젓, 청주, 매실청, 올리고당, 통마늘 몇 개, 참기름, 통깨


1. 오징어 껍질을 벗겨내고 곱게 채 썰어 준다.

2. 손질한 오징어는 소금을 넣고 4시간 정도 절여준다.

3. 소금에 절인 오징어는 흐르는 물에 한 번 싯어 체에 건져 물기를 빼 둔다.

4. 고춧가루 6숟가락, 다진 마늘 1.5숟가락, 멸치액젓 3숟가락, 청주 3숟가락, 매실청 1숟가락, 올리고당1숟가락을 넣고 잘 섞어 양념을 만들고 손질해 둔 오징어를 넣어 잘 버무려 준다.

5. 밀폐용기에 담아 하루 이상 숙성시키고 덜어 담을 때 참기름, 통깨를 뿌린다.









구수함이 물씬 나는 누룽지는 정말 말할 것도 없었고, 처음으로 만들어 본 오징어젓갈도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제대로 맛있게 먹고 싶어서 일주일 동안 냉장고에 보관해뒀었는데, 짭조름한 게 누룽지와 함께 한 숟가락 하면 절대 실패할 수 없는 조합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마늘을 편 썰어 넣는 걸 추천하고 싶어요. 일주일 동안 매운맛은 빠지고 젓갈의 양념이 잘 배었더라고요. 뜨끈하고 구수한 누룽지 한 숟가락에 오징어 젓갈 올려서 든든히 먹고 사르르 녹은 마음으로 편안한 저녁을 맞이하시길 바랄게요. 

오늘 저녁, 구수한 누룽지 하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윤스테이 부각&콩 소스만들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