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스테이 부각&콩 소스만들기
공간을 채워주는 바삭한 소리, 삼색 부각 한 그릇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는 것만큼 위로가 되는 순간도 없습니다.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 온전한 끼니조차 챙길 수 없는 당신에게. 매주 금요일 소소한 한 끼를 들려드릴게요.
인생, 음식. 소소한 이야기 한 그릇.
저는 한옥을 참 좋아합니다. 높게만 솟아있는, 비슷비슷해 보이는 건물들 사이로 특유의 처마나 낮은 지붕이 보일 때 뭔가 마음이 편해진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괜히 여행을 갈 때 한옥 숙소를 알아보기도 해요. 그런데 이번에 ‘윤스테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니 고택에서 낭만과 휴식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더라고요. 외국인 손님들에게 다채로운 한식을 선보이는 것도 마음에 들었는데, 유독 눈에 들어오는 메뉴가 있었습니다. 애피타이저인 ‘부각’이었는데 부각을 떠올리면 김 정도만 재료로 쓴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깻잎이나 자색 고구마 가루를 활용하니 색감도 예쁘고, 특히 함께 곁들이는 콩 소스가 너무 궁금해지더라고요.
부각과 튀각의 차이가 궁금하신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쉽게 말하자면 찹쌀풀이나 밀가루의 유무에 따라 구분할 수 있습니다. 채소나 해초 등에 찹쌀풀이나 밀가루를 묻혀 말리고 기름에 튀긴 것을 부각이라고 하고, 찹쌀풀을 바르지 않고 그대로 튀긴 것은 튀각이라고 해요. 부각을 만들려면 찹쌀풀을 만들고 재료에 바르고 말리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건데, 그리 어려운 과정은 아니지만 시간이 꽤 걸리곤 합니다. 쉬운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는데 라이스페이퍼를 활용하면 찹쌀풀을 만드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정성은 조금 덜하겠지만 그래도 간편하게 부각을 만들 수 있다고 해서 간편 버전의 부각에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콩 소스 재료 및 만드는 법>
-재료: 두부 500g, 유자청 1큰술, 들기름 1큰술, 진간장 1큰술, 국간장 1큰술
1. 재료를 모두 넣고 믹서로 갈아준다.
<부각 재료 및 만드는 법>
-재료: 김 10장, 깻잎 10장, 자색고구마 분말, 찹쌀가루, 라이스페이퍼, 소금, 물
1. 찹쌀가루에 고구마 분말을 넣어 찹쌀 풀을 만든다.
2. 자색 찹쌀 풀을 건조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둔다.
3. 물에 적신 라이스페이퍼에 김과 깻잎, 자색 찹쌀 풀 자른 것을 붙여주고 다시 건조한다.
4. 딱딱해질 때까지 건조하고 190도 이상 고온에서 짧게 튀겨준다.
라이스페이퍼를 물에 불리고 김이나 깻잎에 붙일 때까지만 해도 ‘내가 생각하는 부각의 모습이 나올까?’하는 의문이 생겼었어요. 아무래도 간편 버전이다 보니 찹쌀풀을 발라 만들어 낸 부각과 아주 똑같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식감이나 맛이 제법 부각다웠습니다. 두부를 활용한 콩 소스도 담백한데 유자청의 상큼함이 아주 잘 어우러져서 다른 튀김 종류와도 잘 어울릴 것 같았고요. 이렇게 바삭함 가득한 한 접시를 완성해 두고 보니 무언가 하나 아쉬움이 남았는데요. 맥주 안주로 너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저는 술을 하지 못해서 탄산음료를 술 삼아 컵에 따라내고 나름의 분위기만 즐기기로 했습니다. 마침 스트레스가 가득한 요즘인데 이게 뭐라고 조금은 마음이 풀리는 것 같더라고요. 기름에 튀겨내긴 했지만 다른 야식들에 비해 부담도 적어서 간단한 술 한 잔과 하기에 이만한 안주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어요. 보기에도 예쁘고, 식감과 맛도 좋은 부각으로 잠시 스트레스를 내려놓으실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오늘 저녁, 바삭한 부각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