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6. 하루 끝을 얼큰하게 토닥토닥불닭 팽이버섯볶음한 그릇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는 것만큼 위로가 되는 순간도 없습니다.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 온전한 끼니조차 챙길 수 없는 당신에게. 매주 금요일 소소한 한 끼를 들려드릴게요.
인생, 음식. 소소한 이야기 한 그릇.
언젠가 한 번 이야기했던 적이 있었던 거 같아요. 인생음식을 시작하면서 유독 음식과 관련된 영상들도 많이 보게 되고, 좋은 레시피가 있으면 꼭 저장해 두는 습관이 생겼다는 걸요. 이 습관은 요즘도 계속되고 있는데 독특하거나 먹어보지 못했던 음식을 보게 되면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벼르고 벼르던 음식이 하나 있었는데, 때마침 스트레스가 가득한 요즘에 딱 맞는 것 같아 이번 주 인생음식에서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불닭 팽이버섯볶음’인데요. 이름만 들어도 왠지 어떤 맛인지 알 것 같지 않나요? 일단 매울 것 같긴 한데 과연 버섯과 불닭 소스의 만남이 어떨지는 잘 상상이 되지 않았어요. 다행히 저는 버섯의 식감을 꽤 좋아하는 편이어서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다만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한 피디의 입맛을 고려해 조금 변형된 레시피를 찾았어요. 버터를 녹여 팽이버섯을 볶아내고, 불닭 소스에도 여러 양념들을 첨가해야 해서 매운맛에 대한 부담을 조금 줄여봤습니다.
간단한 레시피인 걸 알고 시작하긴 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도 조리과정이 초 간단 그 자체였습니다. 손질할 재료들도 그리 많지 않아 일사천리로 진행됐고요. 그러다 보니 점점 맛에 대한 의구심이 생겨나기도 했는데, 한동안 인터넷 상에서 유행했던 레시피이니 믿어보자 생각하며 끝까지 만들어봤어요. 새빨간 양념이 팽이버섯과 어우러지는 그 비주얼만큼은 당장이라도 가득 차 있는 스트레스를 한 번에 풀어줄 것 같았는데, 과연 맛도 만족스러울까요?
-재료: 팽이버섯 2 봉지, 청양고추, 홍고추 1개(쪽파), 버터 한 조각, 식용유
-양념장: 붉닭 소스 2 큰술, 물엿 1 큰술, 고추장 1 큰술, 간장 1 큰술, 마늘 1 큰술, 설탕 1큰술
1. 불닭소스 양념장을 만들어 둔다.
2.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버터를 녹인 후 손질한 팽이버섯을 올린다.
3. 적당히 구워지면 양념장을 올린다. 양념장이 탈 수 있으니 불을 줄여준다.
4. 고추, 깨 등을 뿌려 완성한다.
결과적으로는 절반의 성공이랄까요? 불닭 소스가 생각보다 맵지 않았는데 거기에 이런저런 양념을 하고 버터까지 들어가니 매운 음식 성애자인 제 입맛에는 좀 달더라고요. 하지만 팽이버섯 특유의 식감은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버섯 사이사이로 양념이 아주 잘 배어서 버섯을 씹을 때마다 느껴지는 버터의 풍미도 꽤 괜찮았고요. 다만 이건 정말 딱 맥주 안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냉동실에 넣어 살얼음이 살짝 껴 있는 그 맥주와 함께 하면 하루의 스트레스도 끝일 것 같아요. 물론 저는 술을 하지 못해 오늘도 탄산으로 그 분위기만 느끼지만 여러분들의 하루 끝은 불닭 팽이버섯볶음이 얼큰하게 토닥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저녁, 매콤한 불닭 팽이버섯볶음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