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모델에서 벗어나 '나'로 살기
나는 성공의 여부와 상관없이, 삶에 대한 열정과 자기만의 스토리와 색깔이 있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
특히, 순탄한 성공보다도 고생, 힘듦, 우여곡절, 죽을 만큼의 노력 후에 성취한 성공이나 자수성가 스토리에 열광한다.
그리고 나도 그들과 비슷한 사람이 돼서 언젠가 나만의 스토리를 얘기하고 싶은 바람도 있었다.
이런 나를 보고 남편이 “장인정신이 있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다”라고 했는데, 재미있기도 했고 꽤 정확한 표현처럼 느껴져 기억에 남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어릴 때부터 늘 누군가를 롤모델로 삼고 자극을 받으며 그들이 좋다고 하는 걸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이런 성향은 때로는 성적을 올리고,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하게 만드는 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마음속에는 남들과의 비교에서 오는 ‘열등감‘ 과 나는 부족하니까 노력해서 더 나아져야 한다는 ‘압박감’이 깊게 자리 잡았다.
롤모델에게서 엄청난 동기부여를 받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내가 뭐 하고 있는 걸까, 왜 그 사람을 따라 하고 있는 건지, 언제까지 해야 되는 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살면서 다른 이와 비교를 아예 안 할 수는 없지만, 매번 롤모델을 만들어서 그런 사람들을 따라가는 팔로워의 삶에 의문도 들었다.
난 자기만의 스토리, 색깔, 개성을 좋아하는데 끊임없이 내가 따르고 싶은 사람을 찾아서 추종하는 모습도 모순처럼 보였다.
아마도, 나만의 것이 없어서 롤모델을 정하고 그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옛 친구 중에 예쁘장하지만 털털해서 인기 많고 다재다능한 친구가 있었다. 많이 친하지는 않아서 어느 순간 자연스레 연락이 끊어졌는데 최근에 우연히 그 친구 소식을 들었다.
그 친구는 예상과 다르게 전문직 여성이 되어서 나름 업계에서 유명인사가 되어있었다. 그 소식을 듣자 옛날 기억들이 떠오르면서, 자연스레 나와 그 친구 모습이 비교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였는데, 전문직으로 진로를 정한 그 친구와 그렇지 않은 나는 현재 너무 다른 삶을 살고 있고,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이는 모습에 좌절감, 허무함이 밀려왔다.
동시에, 이제 와서 그 친구처럼 될 수는 없다는 현실 앞에서, 더 늦기 전에 나도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조급함이 느껴졌다. 늘 그랬듯이, 이제는 그 친구가 나의 새로운 롤모델이 된 것처럼 말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이게 맞는 걸까. 난 언제까지 성공한 사람들을 따라가는 삶을 살아야 할까. 내 삶을 살 수는 없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들과 분명 다른 사람인데, 계속 다른 사람을 쳐다보느라 정작 내 안에 무엇이 있는지는 몰랐던 건 아니었을까.
나름대로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지금까지 나는 진짜 내 삶을 살기보다, 누군가의 멋있고 좋아 보이는 삶을 ‘열심히‘ 따라 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누군가 ‘처럼‘ 사는 삶보다, 서툴더라도 나답게, 나만의 색깔로 내 삶을 채우고 싶다. 크게 성공하거나 멋있어 보이지는 않더라도 그게 진짜 '나' 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