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감정을 구분해서 바라보는 연습하기
리더로 일한다는 건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도 속으로는 끊임없이 불안을 안고 가는 일에 가깝다.
결정은 내가 내리는데, 그 결과는 팀과 회사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잘되면 당연한 일처럼 받아들여지고, 잘못되면 그 책임은 분명해진다.
그래서 리더의 자리에는 늘 두려움이 함께 따라온다.
처음에는 그 감정을 인정하지 않으려 했던 것 같다.
리더라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불안을 드러내는 순간 팀까지 흔들릴 것 같았다.
그래서 괜찮은 척했고, 확신 있는 말만 하려고 했고, 결정의 무게를 혼자 감당하려 했다.
그러다 마음이 점점 괴로워질 때 즈음,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두려움과 불안은 없애야 할 감정이 아니라, 당연히 존재하는 상태라는 걸.
문제는 그 감정 자체가 아니라, 그 감정이 의사결정을 어떻게 바꾸는지였다.
두려움은 종종 결정을 늦추게 만들고, 불안은 필요 이상으로 보수적인 선택을 하게 만든다.
혹은 반대로, 확신 없는 상태에서 과하게 밀어붙이게 만들기도 한다.
감정을 억누른다고 해서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드러날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두려움과 불안을 없애려 하기보다, 그 감정을 구분해서 바라보는 연습을 하고자 했다.
(사실 이건 리더로서만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연습인 것 같다.)
지금 내가 느끼는 게 실제 리스크 때문인지, 아니면 단순히 결과에 대한 두려움인지.
이 선택이 위험해서 망설이는 건지, 아니면 틀렸다는 평가를 두려워하는 건지.
이 질문을 통해 감정을 분리하면, 결정은 조금 더 선명해지는 것 같았다.
돌아보면 모든 불안이 정당한 건 아니고, 모든 두려움이 피해야 할 감정도 아니었다.
또 하나 중요했던 건 불안을 억지로 덮거나 없애려고 하지 않는 것이었다.
불안이 사라져야 움직일 수 있는 게 아니라,
불안한 상태에서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는 걸 받아들이는 것.
리더의 역할은 확신을 가진 상태에서만 결정하는 게 아니라,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도 판단의 자리에 서는 것이었다.
돌이켜보면 두려움이 없어서 좋은 리더가 되는 게 아니라,
두려움이 있는 상태에서도 도망치지 않는 사람이 리더가 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지금은 불안이 느껴질 때마다 이렇게 생각한다.
'이 감정이 나를 잡아 내리는가, 아니면 더 신중하게 해주는가'
그 차이를 구분할 수 있을 때, 두려움은 장애물이 아니라 판단을 돕는 근거가 될 거다.
리더십은 결국 부정적인 감정을 덮는 게 아니라,
그 감정을 안고도 움직일 수 있는 태도에 가깝다.
#스타트업리더십 #불안은늘따라오는그림자와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