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날 억까한다... 내가 4트라니...
해외 대학원에 가려면 당연히 영어 점수가 있어야 한다. 북미권 유학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은 TOEFL, IELTS를 위주로 공부하는데, 영연방 국가는 PTE라는 선택지가 하나 더 있다. IELTS가 신뢰도가 높고, 확실히 공부하면서 영어 실력이 느는 시험이라면, PTE는 더 테크니컬하면서 빠른 결과, 전략적으로 효율적일 수 있는 시험이다.
호기롭게 IELTS를 찍먹해 봤지만, 7.0의 벽은 역시 높았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그렇듯이 Reading과 Listening에서는 7.5 이상도 수월했다. 역시 문제는 Speaking과 Writing이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IELTS를 진중하게 공부해 봐도 좋았겠지만, 점수는 빠르게 취득하고 실전 회화라든지 학교 지원이라든지 다른 것에 더 집중하고 싶다면 PTE도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원하려는 분야와 학교에 따라 다르겠지만, 간호 석사는 2026년 입학생 지원 기준 PTE each 65~66을 요구한다. WFD 변제철과, PTE 시험 전체적인 개편 등을 겪으며 아주 거지같은 시점에 시험을 보게 된 경험을 기록해 봐야겠다.
기록을 다시금 보니 나는 7월부터 ApeUni를 결제했다. 나를 또 과대평가하여 한 달 플랜 결제를 했으나, 그냥 처음부터 3달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알고 싶지 않았음). 시험을 7월 셋째 주에 첫 트로 잡았으나 그냥 한 번 경험이나 해 보자~ 하고 보러 갔다가 옆 사람들 실력에 기 죽고, 템플릿도 제대로 안 외워 가서 에세이도 완전 지어 냄(망). 8월 7일에 시험이 개편된다길래 급하게 두 번째 시험 예약을 해 놨으나, 율무(고양이)가 정말 죽을 뻔해서 입원과 수술 두 번(망). 개편 후 얼레벌레 3트 보러 갔으나 SGD나 RTS 같은 신유형 대비는 하나도 못 한 채 그냥 집에 옴(망). 율무도 퇴원하고, 이제 진짜 제대로 해 보자 하고 본 시험에서 4트 만에 성공.
점수 취득은 9월 극초반에 했으니 두 달도 채 안 걸리긴 했지만, 제대로 매진해서 하루 4~6시간 이상 공부한 건 2주 정도다. 중간중간 세상이 나를 억까하는 이슈들이 없었다면, 내가 좀 더 빨리 각 잡고 공부했더라면 8월 개편 전에 취득할 수 있었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많이 든다. 항상 변수가 생길 수도 있으니 그냥 미리미리 점수를 만들어 놓는 것이 편한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PTE 첫 트 2주 만에 성공', '노베 PTE 3주 완성' 하는 글을 보고 7월에서야 개편 전 시험에 합격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은 있어선 안 됐다. 흑흑.
더군다나 IELTS 7.0 = PTE each 65에서, PTE 개편 후엔 S76, W69, R59, L58의 점수가 IELTS 7.0과 상응한다고 공식 발표가 있었다. 결국 Speaking과 Writing에선 상대적으로 65점 만들기가 쉽다지만, Reading과 Listening에선 65점 만들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말이 된다. 호주 이민성에서는 바뀐 기준으로 점수 기준을 업데이트했지만, 내가 가려는 간호 석사는 여전히 개편 전 기준인 each 65~66을 학교별로 유지하고 있다. 학교든 기관이든 시험이 개편됐다고 해서 변경 사항을 빠릿빠릿하게 반영해 주지 않는다. 내 사정을 봐주는 곳은 없다. 시험 대비 중간에 학교 지원이 열리고, 시험이 개편되고, 점수 취득이 더욱 까다로워져 멘탈 털리고 유학원 대표님께 찡찡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점수든 미리 대비해 두면 좋을 것 같다. 추후 영주권 준비할 때도 꼭 미리 할 것(하지만 파워 P라 항상 되풀이되는 것이 인생...).
시험장은 한국에 서울 2곳, 부산 1곳으로 총 3군데가 있었으나 곧 대구 시험장도 열린다고 한다. 부산의 경우 시험 볼 수 있는 날짜도 서울보다 적고, PTE 담당자가 전라도에도 센터를 열고 싶지만 수요가 없어서 못 열고 있다고 했다. 확실히 접근성이 떨어지긴 한다.
나는 압구정, 종로 센터를 두 번씩 경험해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종로가 훨씬 좋았던 것 같다. 압구정은 시험 10분 전까지 내가 준비해 온 자료를 볼 수 있고, 상대적으로 감독관들도 유연해서 템플릿도 조금 더 여유롭게 적을 수 있다. 그렇지만 책상이 좁은 편이라 노트테이킹을 할 때 불편했고, 좌석도 종로와 비교해선 따닥따닥 붙어 앉아 있기 때문에 옆 사람 Speaking 소리가 나에게 들려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끔 내가 시험을 보는지, 저 사람이 내 시험을 봐주는지 모를 정도의 데시벨을 내는 빌런이 있다면 더 힘들어진다. 반면에 종로는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자료들은 볼 수 없고, 굉장히 체계적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심지어 압구정은 선착순으로 좌석을 선택하는데 종로는 감독관과 같이 입장하고 정해진 자리에 앉고, 퇴실할 때도 손을 들어서 퇴실 의사를 밝히면 감독관이 같이 동행해 준다. 압구정에서 서로 좋은 자리를 선점하려고 눈치 싸움하는 것도 싫고, 더욱 널찍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시험을 보고 싶다면 역시 종로가 답이다.
PTE는 IELTS처럼 Speaking, Listening, Writing, Reading의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뉘어 있지만, 그 안에서도 세부 유형이 많은 것이 진입 장벽이다(RS, RA, FIB 등). 처음엔 도대체 이게 뭐야 싶기 때문에 우선 세부 유형별 취득 팁, 실제 썼던 템플릿 예시와 함께 잡다한 느낌을 써보려고 했는데, Speaking만 썼는데도 양이 너무 길어져서 글을 이만 줄여야겠다. 다음 글부터는 시험 진행 순서에 맞춰 Speaking - Writing - Reading - Listening의 템플릿과 팁, 개편 전 시험과 개편 후 시험 비교를 써봐야지. 정보 공유의 목적도 있지만 미래의 내가 다시 볼 수 있게 아카이빙의 목적도 강한 글이 될 것 같다. 모든 PTE 준비생들 화이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