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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수가 없으면? 만들면 되지!

나이 마흔 신입 일기_7

by Mee

이전에도 이야기 한 바 있지만 나는 소규모 출판사의 1인 마케터이다. 고로, 사수가 없다. 더욱이 이 분야에서는 신입이나 마찬가지 인지라 맨땅에 헤딩하듯 하나하나 찾아 배워갔다. 첫 일 년은 너무 막막해서 그만두고 다른 곳을 찾는 게 맞지 않을까 백 번을 고민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그 덕에 몇몇 허들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분야에 합격해 여태까지 버티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오늘은 사수 없이 배워왔던 몇 가지 방법들을 공유해 본다.



1. 관련 커뮤니티 (웹사이트, 오픈카톡방, 네이버까페 등)

★★★★★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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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아이보스. 여기는 워낙 처음부터 자연스럽게 드나들었던 곳이라 어떻게 발을 들였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인기 게시글을 살펴보다 보면 몇몇 네임드가 자연스럽게 눈에 띄는데 우선 그분들의 글을 쭉 읽어 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 추가로 상단에 보면 '모임' 메뉴가 있는데 신청을 하면 분야별로(최대 2개, 현재 8월 5일까지 막힌 상태) 운영하는 카톡방에 들어갈 자격을 얻는다.


아이보스 말고도 내가 관심 있는 분야의 오픈채팅방을 검색해 몇 군데에 들어가 보길 추천한다. 대화가 오가는 중에 '눈팅'을 하며 얻는 정보가 있고, 당장 급한데 검색에도 안 걸리는 궁금점을 해결하기에 오픈채팅보다 빠른 곳이 없기 때문이다. 사수가 없는 신입에게 그야말로 보석 같은 존재다. -물론 너무 많이 들어가다 보면 피로가 쌓이는 단점도 있으니 지켜보다 주로 활동하는 곳만 남기자-



2. 아티클 (뉴스레터, 웹사이트)

★★★★☆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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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이 업이다 보니, 정말 마케팅 뉴스레터는 찾으면 끝도 없이 나온다. 롱블랙, 퍼블리, 캐릿처럼 유료 구독제 뉴스레터도 있고-보통은 최신 아티클은 시간제한을 걸고 무료로 풀어주기도 하니 한 번씩 들여다보는 걸 추천-, 앞서 말한 아이보스(큐레터), 응답하라 마케팅(응마), 소마코 등 관련 업체의 웹사이트를 잘 들여다보면 뉴스레터 발행을 위한 이메일 수집란이 빼놓지 않고 보일 것이다. -여기서도 최대한 많이 신청해 놓고 안보는 건 하나씩 구독취소하는 방법을 추천. 가끔씩 잘 안 보던 뉴스레터를 클릭했다가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모니카 같은 크롬 확장 AI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으면 아티클 읽는데 부담이 훨씬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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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메일함의 뉴스레터는 습관이 들지 않으면 비정기적으로 보거나 그냥 묵혀둔다는 단점이 있는데, 나의 경우에는 서핏 크롬 확장 프로그램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서핏은 마케팅뿐만 아니라 디자인, 개발 쪽의 유용한 아티클들을 외부에서 수집해 자사 홈페이지에 개시하는데, 크롬 확장을 설치해 두면 크롬 기본 페이지가 서핏으로 보이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관심 분야의 아티클 제목을 훑어보고, 짬짬이 읽게 된다. 이때모니카의 도움을 받으면 빠른 시간 안에 아티클 훑어보기가 가능하다.



3. 책 & 인강

★★★☆☆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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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야는 모르겠지만 마케팅 분야는 워낙 업데이트가 빨라서 최신정보를 얻기에는 책이 적합하지 않다. 가끔은 복불복으로 알맹이(정보)보다 자기 자랑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책이 걸리기도 하고. 하지만 나는 비전공자이기 때문에 기본 이론을 단단하게 잡기 위해서 이론서를 가능한 많이 읽었다. 특히 1번 커뮤니티를 기웃거리다 보면 추천 책 정보를 많이 얻게 되는데 그중 자주 거론되는 도서를 골라 읽기만 해도 최소 실패하진 않았다.


같은 이유로 인강도 크게 추천하진 않는다. 정말 아무것도 없는 제로베이스 상태라면 인강이 도움이 되겠지만 실무를 하며, 스킬 향상을 원한다면 인강은 너무 뻔하거나, 오래되었다는 인상을 종종 받곤 했다.



4. AI (GPT, 클로드, 퍼플렉시티, 미드저니)

★★★★★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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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 항목을 위해 쓰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똑똑한 부하로 부리는 많은 사람들과 달리, 나는 AI를 상사로 모시고(?) 있다. 프롬프트에 10년 차 콘텐츠 마케터 페르소나를 부여하고, 블로그 포스팅/인스타 릴스/상세페이지를 요청하면 그럴듯한 결과물이 금방 나온다. 연관 이미지 프롬프트도 마찬가지.


물론 이걸 곧바로 쓸 수는 없고, 의도에 따라 다듬는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이전에 종일 머리 싸매던 과정에 비하면 이 정도는 껌이라고나 할까. 작업시간이 대폭 줄어드니 업로드 주기가 짧아지고, 퀄리티도 나름 높아졌다. 정말 사람 한 명이 더 붙어 돕는 듯한 느낌이라 이젠 거의 의존하는 지경에 이렀다.


(나는 AI도 1번과 같은 방법으로 커뮤니티를 통해 많이 배웠다. 보통 그런 곳들이 유료 세미나를 열지만 필요하면 구독하고 나는 '눈팅'과 무료 세미나로도 충분히 필요한 만큼의 정보를 얻었다. 지피터스셀피쉬클럽 추천)





사수 없이 버텨온 지난 2년 반을 돌아보니, 오히려 더 많이 배웠다는 생각이 든다. 물어볼 사람이 없어서 스스로 찾아야 했고, 그 과정에서 내게 필요한 것을 얻는 방법을 배웠다. 그렇게 하나씩 쌓아가는 시간을 거쳤다. 지금 막막함을 느끼고 있다면, 그건 성장의 신호일 수도 있다. 돌아보면 우리는 과거보다 성장했고, 미래엔 분명 지금보다 훨씬 단단해져 있을 것이다.


오늘도 어디선가 고군분투하고 있을 사수 없는 신입들에게 자그마한 위로와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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