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나는 신이다>라는 넷플리스 다큐멘터리가 우리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어요. 사이비 교주의 악랄함과 피해자의 참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죠. 특히 JMS 정명석에 대한 언급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정명석은 본인을 메시아라고 칭하고, 자신과 성관계를 가진 수많은 여성한테 "이제 너는 하나님의 신부가 되었다"는 궤변을 늘어놓습니다. "1만 명 여성과 관계를 가져서, 전부 하늘의 애인으로 만들겠다."는 천인공노할 발언도 서슴없이 하죠.
대중이 잘 모르던 사이비 교주의 행각이 온 천하에 드러났고, 이에 따른 사람들의 경각심도 덩달아 높아졌습니다. 제 수업에는 사이비 종교에 잠시 빠졌다가 탈출하신 분들도 있습니다. 그분들이 무의식과 암시의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면, 주관이 뚜렷한 상태로 멋지게 살아갈 수 있죠. 오늘은 20년 동안 현장에서 사람들의 멘탈을 강화시켜온 실전 심리학자로서, 사이비가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6가지 비밀을 공개하겠습니다.
첫째, 과도한 친절입니다.
사이비 종교의 대표적인 특징이죠. 과도한 친절이 뭐가 나쁘냐고 반문할 수 있어요. 친절은 나쁘지 않지만, 친절 뒤에 악랄한 의도가 숨어 있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인간관계는 일반적으로 기브앤테이크에요. 그래서 조금 냉정해 보입니다. 반면에 사이비 종교에 들어가면, 주변 사람들이 초반부터 따뜻함과 사랑을 과도하게 퍼주죠. 그곳에 있는 목사님이나 성도들이 절친보다 더 크게 수용합니다. 처음에는 긴가민가하다가, 나중에는 사람의 온기에 취하는 거에요.
2012년에 JMS에 입교한 메이플에게도 딱한 사정이 있었어요. 학교에서는 왕따를 당했고, 부모님은 사이가 좋지 않았죠. 그녀는 우울하고 왜 살아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술 마시고 담배 피우고 혼란한 시기를 겪습니다. 그러다 누군가 나타나서 "주님을 영접해서 깨끗한 삶을 살라"고 권했고, 전적으로 챙겨주니 마음이 동요한 겁니다.
이 '혼탁한 세상'에서 '부족한 나'를 거둬들이고, 무조건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깊은 감동을 느끼는 거죠. 사이비 교단 안에 있는 사람들과 친분을 강화하면, 외부 사람들과 관계가 소원해지게 됩니다. 말미에는 사이비 단체 내 사람끼리만 어울리게 되죠. 갈증이 심해서 바닷물을 들이키는 것처럼, 고통을 야기하는 관계를 지속하는 거예요. 한 편으로는 사람들이 평소에 얼마나 인정과 친절에 목마른지 알 수 있어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친절은 좋은 거예요. 사람을 친절하게 대하는 건 중요한 덕목이죠. 하지만 과도함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불편한 목적을 염두에 둘 필요는 있습니다.
둘째, 인간의 성장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입니다.
경험자의 말에 따르면, 사이비 종교는 사람이 성장하고 싶은 욕구를 지속적으로 자극합니다. 육체적, 지적, 영적 등 모든 면에서 말이죠. JMS가 1980년대에 탄생하고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대학가를 중심으로 번창했던 것은, 학생들의 발전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했기 때문이에요. 명문대 학생들은 절대 바보가 아닙니다. 상당히 똑똑하죠. 하지만 아직 인간과 인생에 대한 통찰력이 부족하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막막한 면도 있어요.
그런 상황에 누군가 확고부동한 교리를 내걸고, 사람들이 레벨업하는 것처럼 보이는 환경과 정신적인 지지를 해준다면, 그곳을 자신의 안식처로 삼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크게 착각하는 건 사이비 종교가 처음부터 끝까지 악행만 저지를 것이라고 판단하는 거예요. 악행만 가득했다면, 사이비가 이렇게까지 커질 수는 없었을 겁니다. 그곳에서 교주가 강력한 카리스마로 진두지휘하며, 사람들의 발전 욕구를 계속 자극합니다. 그게 설령 기형적인 발전이라고 해도 말이죠.
셋째, 정보의 차단과 반복적인 세뇌입니다.
사이비 종교 서클 내에 유입된 사람은 외부 정보를 접촉하는 것에 제한받습니다. 예를 들어, JMS는 성도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주관을 버리라"고 강요합니다. 비판적인 사고를 마비시켜, 자신의 말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꼭두각시를 만들죠. 그리고 "세상의 모든 미디어는 사탄이 주는 계시"라며 바깥세상과의 소통을 단절시킵니다.
인터넷, 인터넷 쇼핑, TV 모든 것이 금지되니 외부와 정보가 끊어집니다. 그리고 교단 내에서 나눠주는 자료와 교주의 “거짓 기적”을 반복해서 시청하면서 망상만 키웁니다. 심지어 JMS는 ‘본인의 머리는 자르고, 정명석의 머리를 붙이라’는 괴랄한 발언까지 합니다. 과도한 친절, 외부 정보의 차단, 교리의 일방적인 주입이 어우러져서,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만들어집니다. 이런 환경에 수년간 노출되면 자아가 붕괴되죠.
넷째, 사회적 증거의 법칙입니다.
영국의 멘탈리스트 데런 브라운이 한 실험이 있습니다. 한 방에 모여 있는 사람들이 무의미하게 의자에서 앉았다가 일어섰다를 반복합니다. 그 방에 새로운 사람을 들여보냈을 때, 다른 사람을 따라 행동하는지 관찰했어요. 그런데 의외로 새로운 사람들은 주변 사람과 보조를 맞춰서 앉았다가 일어섰어요. 이상한 행동임에도 불구하고요. 사람은 주변 사람과 같아지려는 욕구가 있습니다. ‘남이 했으면 나도 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을 느끼죠.
아까 말했듯이 사이비 종교는 외부와 단절되어 있어요. 자신들만의 이상한 교리가 난무하죠. 그게 처음에는 어색하게 보여도, 주변 사람이 힘을 보태니 나중에는 당연한 걸로 됩니다. 정명석에게 겁탈을 당했던 여성들은 처음에는 수치심을 느끼지만, "하나님과 사랑을 나눈다"는 거짓 논리를 듣게 되고, 심지어 피해자가 나중에는 가해자가 되어서 다른 여성들을 전도, 다시 말해 성상납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합니다. 범죄를 일상처럼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증가하니 사회적 증거의 법칙이 발동해서, 범죄 행위가 태연자약하게 자행되는 거죠.
다섯째, 배신하면 지옥에 떨어진다.
누군가 위화감이 들어서 사이비를 떠나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곳을 벗어나면 지옥행"이라는 저주와 지옥에 관한 무서운 영상과 이미지를 질리도록 봤기에, 무의식에 두려움이 불쑥 올라옵니다. 정명석은 여성들을 폐쇄된 장소로 불러서 강간하고 "이제 너는 하나님의 부인이다. 주님을 배신하면 지옥행이다."라고 협박합니다. 자신을 메시아라고 칭하고, 자신을 배신하면 지옥에 간다는 말을 반복해서 들려줌으로써, 무의식에 두려움이 가득 차게 만듭니다.
인간의 정신 구조 90%를 차지하는 무의식에서 자꾸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이미지를 재생하니, 변화는 언감생심이죠. 안타까운 사실은 현실에 아무런 장애물이 없어도, 뇌에 두려움이라는 울타리가 심어지면, 실제보다 더 강력하게 작동한다는 겁니다. 사이비 종교는 협박만 한 게 아니라 보복 행위도 서슴지 않죠. 단국대 교수 김도형씨가 JMS의 문제를 파고들어가자, JMS 무리는 김도형씨 아버지를 야구방망이로 무참히 가격합니다. 정명석을 떠나려는 여자를 구타하기도 했죠. 단순히 말로 겁박 하는 게 아니라, 폭력을 행사하니 실체를 눈치채도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됩니다.
여섯째, 매몰비용의 오류를 이용합니다.
경제학에서 '매몰비용'은 이미 발생하여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을 말합니다. 사람은 한 번 투자한 대상에 미련이 남아서, 손해를 봐도 손을 떼지 못하고 하염없이 투자하기도 합니다. 사이비에 중독된 사람들도 어느 순간부터 무의식 기저에 의심이 생길 수 있어요. 하지만 수년, 혹은 수십년 간 시간이 매몰되었기에 "내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것을 인정하기 두렵습니다. 인정하면 수십년 세월을 부정해야 하기 때문이죠.
<나는 신이다>에 나온 메이플씨도 처음 정명석에게 겁탈을 당할 때, 혼란스러웠지만 본인의 혼란을 잠재우려고 노력합니다. "저 할아버지를 사랑하게 해주세요”라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고 하죠. 사랑의 감정이 느껴지지 않으니 자학하며 벌을 줬다는 말도 합니다. 이렇게 의심의 싹이 생겨도 단번에 거부하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거짓말이 진실이기를 바라는 심정까지 생기게 되죠.
오늘 가르쳐드린 사이비 종교가 당신을 현혹하는 6가지 방법을 이해하셔서 악이 넘치는 존재들로부터 멀어지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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