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14일부터 2개월 동안 전국 만 3~9세 2,161명을 대상으로 텔레비전, 스마트폰, 태블릿 PC, 컴퓨터 등 4대 매체 이용 시간을 조사한 결과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11% 포인트. 우리나라 만 3~9세 어린이는 하루 평균 284.6분(4시간 45분) 동안 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특히 만 3∼4세 유아의 미디어 이용 시간은 4시간 8분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기준인 하루 1시간보다 4배 이상 더 많은 것이라한다.
미디어 매체별로 살펴보면 텔레비전 시청 시간이 무려 129.8분으로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스마트폰 80.9분, 태블릿PC 48.3분, 컴퓨터 25.6분 순서로 뒤를 이었다.
성인들이라고 어린 아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아마도 더 오랜 시간을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면서 보낼 것이다. 단지 성인들은 업무를 보면서 사용하는 부분도 있기에 경제적인 이득을 취하는 부분이라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귀한 시간을 소모하는 부분이 매우 크다는 이야기가 된다.
스크린이 우리의 집중력의 많은 부분을 장악하고 있기에 그 밖에 다른 곳에 쓸 집중력은 점점 더 적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젠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자주 스마트폰을 확인하는지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2010년 이후 스마트폰 사용이 확대되면서 많은 과학자들은 스마트폰의 이용이 인지적, 감정적 효과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연구결과들은 사고를 산만하게 만들고 집중력을 분산시키며, 불안이 커지도록 만드는 것을 보여줬다.
2015년 플로리다주립대학교에서 실시된 심리학연구에선 사람들에게 어려운 엄무를 수행하게 하면서 전화가 올 경우, 전화를 확인하든 아니든 간에 집중력이 약해지고 일을 엉성하게 수행하게 된다는 것을 밝혔다. 전화가 울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받을 수 없을 때 사람들의 혈압은 급등하고, 맥박도 빨리지며, 문제해결 능력이 약화되었다.
2017년도에 <뇌의 소모>라는 제목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이 논문은 갤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캠퍼스 학부생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발한 실험 연구의 결과를 담고 있다. 참가 학생들은 지적 수준을 평가하는 두가지 검사를 받았다.
한가지는 주어진 업무에 자신의 인지력을 집중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익숙하지 않은 문제를 해석하고 풀어가는 능력에 관한 것이었다. 이 실험을 진행하는 동안에 유일한 변수는 피험자들의 스마트폰 위치였다.
세부류로 나눠서 한 부류에겐 스마트폰을 화면을 아래로 한 채로 책상 위에 올려두게 했다. 두번째 부류에겐 폰을 호주머니나 가방 속에 넣어두게 했고 세번째 부류 학생들에겐 아예 다른 방에 휴대폰을 놓고 오게 했다.
이 모든 상황에서 전화기는 무음모드로 설정해 검사 도중에 휴대폰 소리나 진동은 울리지 않게 했다.
두 종류의 결과에서 눈에 보이는 곳에 휴대폰을 둔 피험자들이 최저 점수를 기록했고, 다른 방에 휴대폰을 두고 온 학생들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전화기의 접근성이 가까워질수록 뇌의 능력이 떨어진 것이다. 뒤를 이은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휴대폰이 자신의 집중을 방해한 요소가 아니었고 실험 도중에 휴대폰에 대해서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결국 그들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뿐이지 무의식적인 차원에서 휴대폰이 그들의 사고능력을 분명히 떨어뜨리게 했던 것이 분명했다. 추가 연구로 밝혀진 것은 평소 스마트폰 의존이 높은 학생일수록 전화가 가까이에 있을 때 더 많은 인지적 악영향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스마트폰이 우리 일상생활 속에 파고들면서 결국 학습이나 논리적 추론, 추상적 사고능력,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력과 같은 중요한 정신적 기술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더욱 심각한 것은 스마트폰은 뇌의 소모를 만들어내지만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4년도 서던메인대학교의 심리학자들은 집중력과 인지능력을 측정하는 두 종류의 까다로운 검사를 진행했는데 눈에 보이는 곳에 전화기를 둔 사람들은(전화기가 꺼져 있더라도) 보이지 않는 곳에 전화기를 둔 통제집단에 비해서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는 점을 밝혔다.
그러나 쉬운 검사를 실시했을 때엔 두 집단의 수행 능력이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정신적 부담이 크게 느끼지 않을 때엔 우리에게 남아있는 여분의 인지적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전화기가 이를 빼앗아가도 큰 문제가 없다.
그렇기에 전화기가 우리를 바보로 만드는 순간은 우리가 모든 집중력을 다 활용해야하는 순간들인 것이다. 이 순간은 우리가 똑똑해질 수 있는 필요가 있는 때다.
공부에 엄청난 정신적 집중과 노력이 요구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스마트폰의 두뇌 소모 효과에 특히 취약한 자들은 학생들이다. 가령 시험을 볼 때도 교실에 전화기를 가져오지 않은 학생들이 가져온 학생보다 더 높은 등급의 점수를 얻어낸 것을 증명한 실험도 있었다.
2016년 발표된 연구에서도 영국 내 100여 개의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학교에서 학생들의 시험 성적이 눈에 띄게 상승한다는 점이 밝혀졌고, 특히 성적이 나쁜 학생들의 향상 정도가 가장 컸다.
스마트폰은 컴퓨터로 메세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모든 친구들에 대해 계속 상기시켜주기 때문에 정작 우리가 얼굴을 마주하고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도 우리의 정신의 일부를 빼앗게 되기에 대화는 더 피상적이 되고 만족감도 떨어지게 된다.
스마트폰에 이미 두뇌의 많은 힘이 소모되어지고 있기에 초집중상태를 통해서 만들고 발휘되어지는 우리의 진정한 힘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자들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TV를 바보상자라고 사람들이 말했던 때가 있었다. 이젠 TV보다 훨씬 더 강력한 스마트폰이 우리에게 주어졌다. 스마트폰을 만지기 전에 우리가 인생과 인간에 대한 본질을 먼저 완전히 깨달아야 하는 이유가 더욱 분명해졌다.
인생은 고도의 집중과 몰입상태를 더 멋있게 잘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남들을 고도의 집중과 몰입상태로 만들어 내야지 인생이 밝아지고 행복해진다. 반면 남을 고도의 집중과 몰입상태로 만드는 능력은 부족하고 자신만 타인이 만들어낸 것에 고도로 집중과 몰입상태로 빠져 사는 것은 안타깝고 결과적으로 불행한 인생을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스마트폰(가상의 세계)의 존재 이유도 남들을 더 고도의 집중과 몰입상태로 만들어내기 위한 것으로 생각해야 옳을 것이다. 그 안에서 나만 고도의 집중과 몰입상태로 허우적거린다면 불행으로 가는 고속도로에 탑승한 것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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