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기업에서 MZ세대를 잡기 위한 마케팅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도대체 'MZ세대'가 무엇이길래, 특화된 용어와 마케팅이 등장했을까. MZ세대, 그들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자. (라고 말하고 밀레니얼 세대 한정)
필자가 생각하는 MZ세대,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은 '문화성장'과 관련 있다.
1. 밀레니얼 세대와 '가요계' (k-pop의 시초)
가요계에 H.O.T. 젝스키스, 신화, god, SES, 핑클이 등장했고 팬덤 문화가 생겼다. 응답하라 1997 성시원처럼 콘서트 티켓을 사기 위해 은행에 줄 서있는 팬들을 기성세대(그때는 기성세대라고 불렀다)들은 혀를 끌끌 찼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열광했다. 팬픽(팬이 만들어낸 소설) 등 팬들을 위한 팬덤 문화가 성장했으며, 보아처럼 1세대 한류 스타가 탄생했고 우리나라 가수의 외국 진출이 꾸준하게 시도되었다.
2. 밀레니얼 세대와 '인터넷'
야후, 라이코스, 네이버, 한메일, 싸이월드, 다모임, 버디버디, 네이트 온 등 밀레니얼 시대는 인터넷의 발전과 함께 자랐다. 포털사이트가 등장했고 네이버 주니어 등 밀레니얼 세대만을 위한 사이트(?)가 등장했다. 학교에서는 인터넷의 발전과 함께 '컴퓨터 활용'이라는 과목을 추가했고,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오면 버디버디를 통해 친구들과 대화를 나눴다. 학교 숙제도 한글, PPT 등을 사용했으며 프린트로 뽑아가기도 했다. 인터넷 '붐', 밀레니얼 세대가 경험했었다.
3. 밀레니얼 세대에 빠질 수 없는 '게임'
컴퓨터실에 있던 피카츄 배구
남극탐험, 서커스 등 팩 게임, 스타크래프트, 크레이지아케이드, 한게임 테트리스, 큐플레이스 등 밀레니얼 세대에게 빠질 수 없는 것이 게임이다. '게임의 폭력성'을 강조하는 언론도 있었고 게임에 빠진 밀레니얼 세대를 걱정하는 기성세대도 있었지만, 그들은 '프로게이머'라는 새로운 직업을 창조하며 새로운 게임 문화를 경험하고, 성장했다.
4. 밀레니얼 세대, 일요일의 끝은 '개그콘서트'
동고동락, 무한도전, X맨, 개그콘서트 등 방송계에서는 버라이어티 예능이라는 장르가 탄생했고, 뉴논스톱, 거침없이 하이킥 시트콤 등 새로운 방송 콘텐츠가 등장했다. 반올림 등 청소년을 위한 드라마도, 휘화찬란한 방송 자막도 이 시기에 탄생했다. 매주 토요일 밀레니얼 세대는 TV 앞에 앉아서 일요일 개그콘서트 마무리 음악이 나올 때까지 방송을 즐겼고, 월요일 등굣길 이야기 주제는 전날 방송이었다. 명절이면 신문에 정리된 프로그램 편성표를 펼쳐놓고 형광팬으로 영화마다 밑줄을 쳤으며 평일 저녁에는 논스톱을 보며 대학의 로망을 꿈꿨다.
인터넷 소설 하면 왜 귀여니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 걸까. 어느 기사의 제목처럼, 그 시절 귀여니는 밀레니얼 세대의 셰익스피어였다. 귀여니를 선두로 '인소(인터넷 소설)'의 시대가 도래했다. 기성세대는 난무하는 이모티콘 사용과 한글 사용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러한 문제는 지금까지도 매번 반복되는 것 같다). 인터넷 소설과 함께 학생 등 일반인도 쉽게 소설을 쓸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졌다.
웹캠이 등장하면서 밀레니얼 세대는 본인의 얼굴을 스스럼없이 드러냈다. '얼짱'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얼짱의 시대는 어마어마했다. 각종 인터넷 소설의 가상 캐스팅에 등장하기도 했고, 지역별로 5대 천왕, 4대 천왕 등 인기를 끌었다. 얼짱을 모아 프로그램을 방영하기도 했으며 그들의 인기는 어마어마했다. 시대와 함께 SM에서는 베스트짱 선발대회로 개그짱, 노래짱, 얼굴짱 등 오디션을 대체하였으며 이 출신으로 유명한 사람이 현재 소녀시대의 태연, 슈퍼주니어의 신동 등이 있다.
이처럼, 밀레니얼 세대는 웹캠, UCC를 통해 스스로 드러내는데 거침이 없었고, 쇼핑몰을 창업하거나, 연예인 데뷔를 하는 등 본인의 장점을 살려, 인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7. 밀레니얼과 '만화'(혹은 애니메이션)
똘기, 떵이, 호치, 새초미 진사오미 ~ ♬
이 노래 알고 있는 당신? 20대 후반 이상 ~
녹색전차 해모수, 스피드왕 번개, 우리는 챔피언 등 어린이 애니메이션과 만화책방은 그 시절 밀레니얼 세대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 만화 대여점이 있었다. 지금처럼 음료도 팔고 음식도 팔고 누워서 딩굴딩굴할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라, 그냥 동네 작은 한편에 책장 가득 빽빽하게 만화책이 꽂혀있었다. 한 권에 300원~500원 정도 했었는데 신간이 나온다는 소식이 들리자마자 달려가도 신간은 이미 대여 완료.
90년대~2000년 대 초반, 대다수 일본 애니메이션 콘텐츠 사이에 천계영(넷플 '좋아하면 울리는' 원작자), 강풀과 같은 한국 작가가 등장했다. 이들은 이후 웹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제작, 넷플릭스 제작까지 현재도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콘텐츠와 함께 성장해서일까. 밀레니얼 세대들은 애니메이션을 하나의 원소스멀티유스(one source multi-use)로 인식하며, 웹툰(만화)의 영화화, 드라마화, 굿즈 등 만화 기반의 콘텐츠 확장에 거부감이 없다.
우린, 그때 미쳤었죠. 2002 한일 월드컵이 벌써 19년 전이다. 내년이면 20년 전.... 하지만, 2002 월드컵 거리응원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2002 월드컵은 지금 생각해도 두 번 다시없을 경험이다. 서울 중심 광화문 광장에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모여 한 마음 한 뜻으로 응원을 펼쳤다. 골을 넣을 때면 심지어 장례식장에서도 환호가 넘쳐났다.
래퍼 이영지는 말한다. 본인이 2002년에 태어났다고 할 때마다 2002 월드컵을 언급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그만큼 2002 한일 월드컵은 한국인에게 강렬한 경험이며 두 번 다시 경험할 수 없는 기억일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문화와 함께 성장한 세대다. 그리고 이들은 본인이 경험했던 문화를 바탕으로 또 다른 문화를 창조하고 있다. 예로, 팬픽을 쓰던 중고등학생은 자라서 웹소설을 쓰고 책 출판을 준비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쑥쑥 자라 마케팅의 중심이 되었다. 마케팅을 하는 사람도 밀레니얼, 당하는(?) 사람도 밀레니얼 시대.
수많은 기업들이 도대체 왜? 밀레니얼 세대를 포함한 MZ세대에 집중하여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가. 개인적으로 정의하자면, 다시없을 아련한 어릴 적 추억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세대라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