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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민 May 19. 2021

지난 과오(?)를 떨칠 수 있는 '퇴사 메일'

- 멍 같은 저와 함께 일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동료들끼리 사이가 정말 무척이나 좋았던 첫 회사. 속상한 날이면 마음 맞는 동료끼리 모여 3차까지 술을 먹었다.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때는 그 자리가 좋았고 재미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좋은 동료와 함께 했기에 더욱 애틋했던 곳. 언제 만나도 고향 친척을 만난 기분이 들기에 지금까지도 연락해 종종 술을 마시고, 가족들과도 얼굴을 트고 지낸다. 그래서인지 퇴사할 때는 정말 아쉬움이 뚝뚝 떨어졌다. 조금 더 함께 있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기에 마지막으로 남겼던 퇴사 메일.


티스토리에 썼던 글 중에 상위 유입 글. 퇴사하는 사람들이 많나 봐요.


고마운 동료가 남겨준 고마운 의견


사회생활이 무엇인지 조차 몰랐던 사회초년생과 함께 일해줬던 고마웠던 동료에게 남긴 이 메일로 그동안의 모든 과오(?)를 떨쳐내고, 좋은 이미지로 남을 수 있게 되었다. (사장님이 고생했다며 스타벅스 커피 기프티콘을 무려 10개씩이나 보내줬었다).


실제로 작성했던 퇴사 메일, 그 전문을 공개한다. 퇴사할 땐 지나간 과오(?)를 떨치고 그저 좋은 사람으로 고마운 사람으로 남아보자.


안녕하세요.
ㅇㅇㅇ팀 ㅇㅇㅇ입니다.

2017년 10월 30일 업무를 마무리하며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모든 분들을 일일이 찾아가 인사를 드리는 것이 마땅하나 서면으로 대신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스스로 포기하고 주저앉을 때마다 손잡아 일으켜주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덕분에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고, 보람과 성취감, 그리고 동료와 함께하는 즐거움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함께 생활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비난이 아닌 비판으로, 질타가 아닌 방향성 설정으로 진심 어린 애정을 담아 많은 가르침을 주시고 격려를 해주신 모든 분들의 마음을 알기에 포기할 수 없었고, 업무를 하나씩 마무리할 때마다 한 걸음 더 성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즐거운 마음으로 회사에 출퇴근할 수 있게 해 주셔서 모두들 참 많이 감사합니다.

조금 더, 함꼐하고 싶었으나
조금 더, 도와드리고 싶었으나
조금 더, 얘기하고 싶었으나
마지막 인사를 드리게 되어 아쉬운 마음이 가득합니다.  

떠나는 발걸음은 무겁지만 "어느 길을 선택해도 후회할 수 있다는 말은, 어느 길을 선택해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과 동일하다."는 말을 믿으며, 저는 다시 새로운 길에 서고자 합니다.

인생하처불상봉(人生何處不相逢), 인생은 어느 곳에서든지 만나게 되지 않으리. 만나야 할 사람은 다시 만난다는 말을 믿습니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 생에서 한 번은 만났으니 만족합니다. 그래도 언제든 좋은 인연으로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고 기다리겠습니다.

언저나 ㅇㅇㅇ(회사이름) 여러분들의 꿈과 미래를 응원하겠습니다. 가시는 걸음걸음 꽃 향기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ㅇㅇㅇ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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