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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m Hana May 10. 2021

피해자 삼각형 소개

자유로운 인간관계를 위한첫걸음

*이 글은 제가 피해자 삼각형을 배운 선생님 린 포레스트(Lynne Forrest)의 글 “The Three Faces of Victim - an overview of the Victime Triangle”을 번역한 글입니다. 원본은 그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lynneforrest.com/articles/2008/06/the-faces-of-victim/?fbclid=IwAR0scyq0z5QN54fJSN-kWoCWBYVr93KIEwoN46E285Cg1m6SeDvWZWqb9MU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피해자로 살아갑니다. 책임을 회피할 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피해자처럼 반응하게 됩니다. 분노, 두려움, 죄책감 또는 스스로가 무능하다는 느낌에 사로잡힙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배신을 당했다거나, 이용당했다고 생각하게 되지요. 


정신과 의사이자, 교류분석 (Transactional Analysis)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는 스테판 카프만(Stephen Karpman)은 피해자를 둘러싼 관계의 역학을 세 가지 역할로 정의했습니다. 바로 “드라마 삼각형”입니다. 저는 이 분석틀을 피해자 삼각형이라고 부릅니다. 


피해자 삼각형은 지속적으로 수치심(shame)을 유발하는 ‘수치심 발전기’ 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인생의 고통스러운 테마, 수치심을 느끼는 취약점이 있지요. 피해자 삼각형은 이 테마가 끊임없이 반복되도록 하는 메커니즘입니다. 피해자 삼각형은 삶에 대한 낡은 관념들, 고통스러운 부정적 신념을 더욱 강화하고, 사람들을 제한적인 현실에 갇혀 살아가도록 하죠. 


사람들 사이에 역기능적 상호작용, 자신이나 타인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모든 해악들은 피해자 삼각형에 기반해서 일어납니다. 관계에 변화를 일으키려면, 피해자 삼각형의 관계 역학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자신이나 타인과 관계 맺는 방식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감정적, 정신적, 영적 웰빙을 향한 우리의 여정도 여기서 멈추게 됩니다. 


카프만은 피해자의 세 가지 얼굴, 피해자를 둘러싼 관계 역학에서 사람들이 번갈아가며 수행하는 세 가지 역할로 박해자(persecutor), 구원자(rescuer) 그리고 피해자(victime)를 들었습니다. 이 역할 삼각형의 어느 지점에서 시작하든, 종착지는 항상 피해자입니다. 그래서 박해자도 구원자도 큰 틀에서는 피해자 의식 안에서 살아갑니다. 이 역할 삼각형을 돌고 도는 한, 우리는 피해자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죠. 

이 셋 중에 우리가 각자 가장 익숙한 역할이 제가 삼각형의 ‘스타팅 게이트'이라고 부르는 정체성입니다. 이 삼각형 역할극에 가장 쉽게 낚이는 지점이라고 할까요? 스타팅 게이트에 해당하는 역할은 어릴 적 가정에서 배웁니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수행하는 스타팅 게이트 역할이 있더라도, 한번 피해자 삼각형에 낚이면, 자동적으로 삼각형의 모든 역할을, 마치 닫힌 회로를 돌 듯이 차례로 수행하게 됩니다. 어떤 때는 일 분이 걸리기도 하고, 어떤 때는 단 몇 초만에 한 사이클을 돌지요. 이 과정은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됩니다. 


스타팅 게이트 구원자(Starting gate Rescuers, SGR)들은 자신을 ‘조력자(helpers)’나 ‘보살피는 사람(caretakers)’으로 바라봅니다. 자신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스스로를 꼭 필요한 사람으로 인식하기 위해 그들은 항상 구원할 누군가, 즉 피해자가 필요합니다. 구원자는 보통 모든 정답을 알고 있기 때문에, 피해자로 자신을 규정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립니다. 


스타팅 게이트 박해자(Starting gate Persecutors, SGP)는 그와 반대로 자신을 주로 피해자로 규정합니다. 보통은 타인을 비난하면서 자신을 방어하고 있다는 점을 완전히 부인합니다. 스타팅 게이트 박해자에게 이 점을 지적하면 공격은 정당하고 필수 불가결한 자기 보호 전략이라고 항변합니다. 이 둘, 구원자와 박해자는 피해자를 중심으로 양 극단에 있습니다. 여기서 다시 한번 말하지만, 삼각형의 어느 지점에서 시작하든 모든 역할은 결국 피해자로 끝납니다. 피할 수 없는 귀결이죠. 


이 삼각형에서 박해자와 구원자가 피해자보다 상위에 있는 걸 눈치챈 분도 계실 거예요. 이 두 역할이 피해자보다 한 수 위에, 다르게 말해서 피해자보다 더 나은, 더 힘 있는, 더 똑똑한 아니면 더 조직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조만간, 삼각형에서 상대적으로 아래에 있던 피해자가 이 둘을 우러러보는데 싫증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상대적으로 깔본다거나, 무가치하게 느껴지는데 조금씩 악감정을 품기 시작하고, 결국은 일종의 응징이 따릅니다. 자연스럽게 피해자가 박해자 역할로 전환하죠. 그리고 기존 박해자나 구원자 둘 중 하나가 새로운 피해자가 됩니다. 마치 위치를 바꿔가며 춤을 추는 것처럼, 모든 참가자가 한 역할에서 다음 위치로 순환합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죠. 아버지가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아내와 아들이 말다툼하는 걸 보게 됩니다. “네 방 좀 치워라” 어머니가 위협조로 이야기하죠. 아버지가 즉각 아들을 감싸고돕니다. “이봐, 애들이 놀 때도 있어야지. 하루 종일 학교에 있었잖아.” 


여기서 몇 가지 다른 시나리오가 가능합니다. 아버지에게 피해의식을 느낀 어머니가, 아들 대신 아버지에게 화를 낼 수 있죠. 이 상황에서 아버지는 구원자에서 피해자로 전환합니다. 그리고 곁에 있는 아들과 피해자 삼각형의 다양한 역할극이 펼쳐지겠죠. 아들이 아버지에게 합류해 어머니에게 대항하는 구도를 만들 수도 있고요, 아버지에 반해 어머니를 구해 낼 수도 있죠. “저 아버지 도움 필요 없어요, 그냥 아버지 일이나 하세요!” 삼각형 안에서 무한한 변주가 가능하지만, 삼각형의 세 꼭짓점을 벗어나지는 못합니다. 아주 많은 가족들에게 피해자 삼각형은 그들이 아는 유일한 관계 형식입니다. 




Photo by Zohre Nemati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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