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누명을 써버린 탄수화물
우리 몸은 엄밀히 따지면 영양소로 구성이 되어 있다. 음식에 함유된 영양소를 섭취함으로써 몸이 성장하고, 움직이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음식은 곧 당신이고, 몸은 먹는 대로 된다. 100년 쓸 건강하고 완벽한 몸 만들기의 승패는 당신이 얼마나 올바른 영양 지식을 알고 있는가에 좌우된다.
- <남자들의 몸 만들기> 저자 푸샵 이종구
다이어트의 관점에서 보면 탄수화물은 근래 들어 '융단폭격'을 맞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탄수화물 때문에 살이 찐다."
"탄수화물은 남으면 지방으로 간다."
"체지방을 감소시키려면 저탄수화물식이 효과적이다." 등등.
이러한 내용들은 저탄수화물 식이요법 관련한 다이어트 저서들에 의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화제가 된 고지방저탄수화물(Low-Carb, High-Fat, LCHF) 다이어트는 탄수화물을 적대시하는 대표적인 식이요법이기도 하다. 꼭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만이 아니라 탄수화물은 점점 '공공의 적'이 되어가고 현실. 하지만 탄수화물 입장에선 누명을 쓴 것처럼 억울한 일이다.
사실 탄수화물이 무슨 죄가 있겠는가? 무분별한 다이어트 정보를 가지고, 그저 살을 빼는데만 급급한 사람이 문제인 것이지 알고 보면 탄수화물은 아무런 죄가 없다. 물론 몸에 좋은 탄수화물과 몸에 별로 도움이 안 되는 나쁜 탄수화물이 있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오로지 먹는 사람에 의해 탄수화물은 몸을 괴롭히는 적이 되기도 하고, 정말 중요한 영양소가 되어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들기도 하는 것이다. 사람이 문제다. 언제나.
100년 쓸 몸만들기와 만성적 질환의 예방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탄수화물은 당신의 식단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전체 섭취 칼로리 중 55~60%를 차지하는 것 또한 탄수화물이다. 물론 이러한 비율은 일상적인 활동과 적당한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적당한 것이다. 더 적은 비율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있다. 상황에 따라 일정 부분 비율이 조정될 수는 있지만 탄수화물 자체를 적대시할 이유는 없다. 이젠 다이어트의 적이 되다시피 한 탄수화물에 대한 재심을 열어보자.
탄수화물(Carbohydrate)은 크게 단순 탄수화물인 단당류(포도당, 과당 등)와 이당류(맥아당, 유당 등) 그리고 다당류인 복합 탄수화물(곡류, 과일류)과, 섬유질(식이섬유)로 나뉜다. 특히 다당류에 속하는 섬유질은 탄수화물 중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특히 건강과 다이어트라는 관점에서는 더욱 중요하다.
탄수화물의 좋고 나쁨을 구분할 때 기준이 되는 요소 중의 하나는 바로 ‘섬유질’이다. 이 섬유질이 '풍부한가?, 풍부하지 않은가?'에 따라 좋고, 나쁨이 구분 지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울러 이러한 탄수화물의 주요 공급원 3가지는 전분류인 곡류(현미, 고구마, 감자), 과일류(사과, 바나나 등), 야채류(블로콜리, 상추 등)이다. 그리고 섬유질의 함량 순서는 곡류 1.19~10.35% > 채소류 0.99~7.42% > 과일류 0.19~2.91% 순이다.
섬유질이 부족하게 되면 변비에 걸리기 십상이다. 특히 저탄수화물식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섬유질이 풍부한 곡류의 섭취가 줄어들게 된다(혹은 아예 먹지 않거나). 이런 상황에서 야채를 더 섭취해 준다고 해도 섬유질이 필요한 만큼 공급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므로 곡류를 통한 섬유질의 섭취가 반드시 먼저 선행돼야 하는 것이다.
탄수화물의 좋고 나쁨을 구분하는 기준 요소의 다른 하나는 ‘당(Sugar)의 조합’에 있다. 하나의 당은 단당류, 두 개의 당은 이당류로 구분되며 단당류와 이당류를 단순 탄수화물로 부른다. 세 개 이상의 당이 결합되어 있으면 다당류로 분류되며, 복합 탄수화물이라 부른다. 자연 단순당은 대부분 과일에서 얻을 수 있으며 다양한 색소 및 비타민, 미네랄과 함께 있어 다이어트와 건강에 좋지만, 인공적으로 분리된 단순당인 설탕, 액상 과당 등에는 이런 좋은 성분이 빠져 있어 건강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대체로 여성들은 빵류(빵, 케이크 등)나 과자류를 좋아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흰 밀가루 가공식품을 통해 푸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흰 밀가루로 만든 빵이나 가공식품은 섬유질도 부족하고, 정제 과정에서 우리 몸에 필요한 비타민, 미네랄이 모두 파괴된다. 그리고 밀을 가루로 만드는 과정에서 표백제로 과산화벤조일 첨가하게 된다. 이로 인해 밀가루 카로테노이드(Carotenoid)계 색소를 표백하고 효소와 미생물을 불 활성화시킨다. 수입 밀가루의 경우는 이러한 표백제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1992년 이후 국내 제분업계는 밀 가공 시 표백제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국산 제품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러나 밀 자급률은 10% 수준이고, 흰 밀가루는 약 4% 정도만 생산되고, 나머지 96%는 수입된다. 수입되는 과정에서 방부제 처리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정제 과정에서 필요한 영양소는 파괴되고, 표백제와 방부제로 버무려진 흰밀가루나 흰 밀가루로 가공된 식품이 몸에 좋을 리가 있겠는가?
To be continued...
참고 1: <건강 체력 스포츠를 위한 운동영양학 8판> 멜빈 H. 윌리엄스 지음, 이명천 외 7명, 라이프사이언스(2008)
참고 2: <스포츠영양학 2판> 윌리엄 D. 맥아들 외 2명 지음, 장경태 외 6명, 한미의학(2006)
참고 3: <고급영양학 개정판> 서정숙 외 2명 지음, 지구문화사(2009)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저자]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NSCA-CPT, 스포츠영양코치, 생활스포츠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