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정보가 돈으로 거래될 때 피해는 대중이 입는다.
진실은 저 너머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눈 앞에 있다. 다만 가려져 있을 뿐…
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IT산업과 과학기술의 발달로 많은 혜택을 누림과 동시에 과거에는 알 수 없었던 사실들도 알게 되었다. 동시에 예전에는 감출 수 있었던 사실을 이제는 더 이상 감출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 사실이 알려지는 속도는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빛의 속도에 이른다. 그중 하나가 바로 UFO에 관한 것이다(참고: CIA는 UFO에 관한 기밀 정보를 해제하고 발표하기까지 한다).
호기심을 가지고 있지만 여기서 UFO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과학의 발달과 수많은 – 양심적인 – 연구로 밝혀진 사실, 그리고 더 이상 감출 수 없게 된 사실들은 의료와 제약, 식품영양과 다이어트, 피트니스와 운동 분야에도 넘쳐나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 속한 전문가들의 고백이 책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오게 되고, 더불어 그 사실들을 은폐 혹은 포장하는 특정 집단의 노력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세상에 진실 혹은 사실 아닌 것은 없다. 다만 무지로 인해 바로 보지 못하거나, 밝혀내지 못했거나, 거짓말 혹은 왜곡시켰거나, 이해관계에 얽혀 있기 때문에 원래의 사실에서 뒤바뀐 것뿐 애초의 진실과 사실을 여전히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나 조차, 누군가에게, 그리고 어느 집단에게는 ‘불편한 진실’이 되겠지만 가감 없이 의료와 제약, 식품영양과 다이어트, 피트니스와 운동 분야의 불편한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것이 당신의 건강에 도움이 되길 바라고, 더 나아가 지구의 건강을 생각하는 일이 되길 바란다.
최근 배포된 커피와 비타민 D에 대한 건강 관련 기사 헤드라인의 몇 가지 예를 보자.
이외에도 커피나 비타민D 관련 기사는 수없이 많다. 이처럼 건강, 의학, 다이어트, 운동, 헬스케어 관련 기사와 정보는 붕어빵 찍듯 쏟아진다.
세계적 현상인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웰니스(Wellness)’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도 커지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건강을 체크하고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 헬스케어’, 생명 연장과 유전자 지도의 완성, 뇌 과학 등을 연구하는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에 부응하듯 수많은 대학, IT회사, 제약회사, 바이오회사, 유전자 회사, 식품회사 연구소들이 쏟아내고 있는 연구결과를 미디어들은 앞다투어 다룬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혼란을 가중시키기에 충분하다. 오늘은 커피에 관한 좋은 기사가 나오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커피가 도움이 안 된다는 기사가 나온다. 이런 식의 앞뒤가 상반되는 기사 형태는 언제나 그래 왔듯,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유명한 대학 연구소에 모인 학자들이 특정 식품에 들어 있는 물질에 관해 연구했다고 가정하자. 복잡한 실험 연구를 끝내고 결과물이 나오게 되면 학회 등을 통해 발표를 한다. 그러면 미디어들이 이를 받아 적고 기사화한다.
비만을 제어할 획기적인 물질 발견
마치 비만이 곧 해결될 것 같은 뉘앙스의 기사가 미디어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연구결과를 독점하기 위해 제약회사나 식품회사는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때론 연구설계 단계부터 결과물을 독점하기 위해 연구비를 사전 지원하고 제품화 여부를 검토하기도 한다. 아예 자체 연구소를 가지고 있는 회사도 많다. 이렇듯 관련 회사들은 비만 치료제 관련 기술을 독점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독점하게 되면 자체 검증 기간을 거친 후 제품화되어 세상에 나오게 된다. 그리고 이런 기사가 나온다.
비만을 해결할 기적의 OOOO 제품
헤드라인만 봐도 이제는 정말 지긋지긋한 다이어트나 힘든 운동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살을 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환호할 만한 내용의 기사는 이렇게 쏟아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연구결과를 발표했던 연구소에서는 난색을 표하기 시작한다.
는 것이다. 그런데 마치 인간의 비만을 제어하는 물질처럼 과장된 것 같아 당혹스러워한다. 그리고 좀 시간이 흐른 후 이런 내용의 기사가 한 줄 나온다.
쥐에게는 효과가 있었지만 인간에게는 아직 효과가 없어….
이미 시장에서는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사람들에게 각인된 터라 이런 기사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이처럼 많은 건강, 의학 관련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고 있지만, 실제로 인간에게 적용돼야 할 만큼 확실하거나 획기적인 것들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관련 회사의 이해와 이권이 걸린 경우 제품에 유리한 홍보성 기사를 생산해낸다. 학자들이 유전자 및 비만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 밝혀야 할 것이 너무 많다. 분석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을 뿐, 그것이 인체 내에서 통합적으로 어떻게 작용해 결과를 도출하는지 아직 잘 모른다.
비만 관련 유전자나 물질만 밝혀낸 것도 많다. 앞으로 더 밝혀질지 아닐지는 미지수지만 한 가지도 아니고 수십 가지를 제품 등을 통해서 비만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수많은 바이오 회사들이 생겼다가 망하고 다섯 회사만 살아남은 미국의 사례를 봐도 이는 알 수 있는 일이다. 갈 길은 아직 멀다.
<개인 블로거 52명 ‘허위·과대광고’ 혐의 첫 고발>
건강기능식품을 전문적으로 유통·판매하는 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허위·과대광고성 게시물을 올린 개인 블로그 운영자들이 무더기 고발조치를 당했다. 식품당국이 제조판매업체가 아닌 개인 블로그 운영자를 허위·과대광고 혐의로 고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경향신문 2017.2.28
우리는 뉴스 기사나 정보가 사실과 진실에 기초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불분명한 출처, 허위 혹은 과장된 것, 그리고 심지어 의도적으로 왜곡하기까지 한다. 왜 그럴까? 기사와 정보가 돈으로 거래되기 때문이다. 이해와 이권이 걸리면 그렇다. (국정원을 이용하고, 지지자 단체를 이용한) 포털 댓글 조작을 하고, 정치인이 왜 거짓말을 할까? 이해와 이권 그리고 돈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행위들은 결국 질서를 어지럽힌다. 알 권리가 왜곡되고 결국 피해는 대중이 입는다.
<이명박 대선 CF 속 ‘국밥집 할머니’, MB 구속 심경 묻자…>
인터뷰에서 강종순씨는 “그때 광고회사에서 돈 준다고 해서 찍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알아서 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 서울신문. 2018.3.29
2015년 대한의사협회는 의사의 방송 출연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쇼닥터’에 대한 징계 방안을 발표했다(참고: 세계의사회 윤리규정으로 채택된 대한의사협회의 '의사 방송 출연 가이드라인').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정확한 정보를 줘야 하는 의사들임에도 불구하고 방송, 관련 업체와 상호 이해관계에 얽혀 대중을 상대로 허위, 과장 과대 정보를 거리낌 없이 이야기한다. 특히 건강보조식품이나 영양과 관련된 정보들이 많은데, 아이러니하게도 쇼닥터들은 영양에 대한 어떤 교육이나 수련도 받지 않은 사람들이다.
<종편 단골 '쇼닥터', 건강쇼 그만하시죠>
(중략) “어성초 샴푸를 쓰면 탈모 치료”, “호박씨기름으로 급성간염 고쳐”, 의사가 검증되지 않은 내용 방송, 특정 의약제품 직접 홍보하거나, 출연 뒤 인지도로 홈쇼핑 판매도, 이름값 높여 돈벌이하려는 의사, 종편 시청률 경쟁 왜곡 프로 양산, 과장된 정보 결국 시청자 피해로, 방심위 중점심의…의협도 ‘칼’ 빼 - 한겨레,2015.5.17
<의협 ‘쇼닥터’ 공론화 먹혔나…건강의료 프로그램 심의 늘어>
2015년도 86건 심의…전년도보다 5배 이상 증가 - 청년의사, 2016.6.27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중을 혼란스럽게 하는 건강 관련 기사나 정보는 끊임없이 생산될 것이다. 그것을 최소화하는 제도적 장치의 보완도 시급하지만 미디어 기사, TV, 블로그나 SNS에 나온 건강이나 의학 관련 내용들에 대해서 그런 것이 있다는 정도만 받아들이는 자세도 필요하지 않을까?
원문: 대중을 혼란시키는 건강 기사, TV정보! 어떻게 대할 것인가?
참고: 푸샵 블로그
참고: <세계의사회 윤리규정으로 채택된 대한의사협회의 ‘의사 방송 출연 가이드라인’>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NSCA-CPT, 스포츠영양코치, 생활스포츠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