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1편: 경이로운 변화의 시작
영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2005>엔 지구인 아서와 그의 도움을 받아 목숨을 건진 적 있는 외계인 포드가 등장한다. 포드의 임무는 은하수 여행안내서 개정판을 준비하는 것. 두 주인공은 ‘은하계 초공간 개발위원회’ 소속 외계인들에 의해 지구가 파괴되기 직전 탈출 우주선에 탑승하게 된다. (돌고래들은 이미 알고 있었던 지구의 운명을 맞닥뜨리기 직전) 극적으로 탈출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준비 없이 난생처음으로 은하수 여행을 하게 된 아서.
포드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아서에게 건네준다. 우주로 나가본 적이 없는 지구인 아서에게 이 안내서는 필독서일지도 모른다. 민간 우주선 발사로 우주여행 실현이 눈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당신 역시 은하수 여행 티켓을 손에 쥐게 된다면 반드시 우주여행 안내서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그전에 우주여행에 필요한 기초체력 훈련안내서부터 읽어봐야 하겠지만 말이다.
확률이 너무 낮은 우주여행에 대한 상상은 잠시 접어두고, 당신의 스마트폰으로 시선을 옮겨보자. 처음 스마트폰을 샀는데 설명서가 들어 있지 않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마치 완전한 제품을 산 것 같지 않거나 속은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이제 당신 몸을 한번 보라. 오랜 진화의 역사를 통해 만들어진 복잡한 생명체이자 우리가 가진 유일한 자산인 몸과 마음. 그 소중한 자산을 위한 움직임과 운동에 대해서 아무런 안내서 없이 태어나 지구별에서 처음인 삶의 여행을 시작한다. 때문에 우리는 되는대로 어떻게 해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우리는 몸과 마음을 위해 약간의 운동을 하거나, 식단관리와 더불어 건강 보조식품을 먹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등 무엇이라도 해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삶을 개선하고 변화시킬 제대로 된 정보와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흔히들 무언가 시도해야 배운다고 하지만 배우기보다 실패를 더 많이 한다. 그래서 당신은 쏟아지는 운동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핵심적이면서 교양까지 쌓을 수 있는 <운동 안내서>를 손에 넣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지구별에서 삶을 여행하는 동안 몸을 움직이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글쓰기>로 유명해진 대통령 연설비서관 출신인 강원국은 <강원국의 글쓰기>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자신의 몸을 '잘 움직이는 것', 즉 운동에 자신 있다고 하는 사람을 별로 보지 못했다. 당연하지 않은가. 우리는 운동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배운 적이 없는데 어찌 몸을 잘 움직일 수 있겠는가. 피아노나 바이올린을 배우지 않고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자전거도 배워야 탈 수 있다. 걸음마도, 젓가락질도 해봐야 할 수 있다. 학창시절 체육시간은 있었지만 몸을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는 따로 배우지는 않는다. 배우지 않고 해보지 않고 어찌 잘할 수 있겠는가.”
물론 운동에 대해 배울 수 있는 다양한 실용서와 온라인 바다엔 보석 같은 운동 정보가 숨어 있다. 운동 동작을 제대로 설명하는 것, 트레이닝 기법이나 살 빼기 효과가 있는 운동법, 뇌과학 발전에 힘입어 운동 효과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수준을 넘어 모든 이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게다가 지적이면서 교양까지 쌓을 수 있는) 운동에 대한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700만 년 전 나무 위에서 지상으로 내려온 최초의 인류인 (현지어로 ‘삶의 희망’이란 뜻의) 투마이(Toumai) 이후, 최후의 인류이자 지구별 여행자인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의 후손이자 움직이는 우리를 위해 <운동 안내서> 하나쯤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2016년 7월 처음 기획하고 지난 4년간 자료 수집과 관련 책을 읽으며 막초고 작업을 해온 <운동 안내서>의 여는 글을 2020년 6월 20일이 되어서야 쓴다. 부족하지만 앞으로 성실하게 <운동 안내서>를 써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나 또한 운동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더 나은 안내자가 되고 싶다.
(우주의 시작 그리고 지금의) 우주, 지구, 생명, 인류, 원자. 이 다섯 가지가 가진 단 하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운동’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우주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은 움직인다.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기원전 460–377)는 왜 “생명은 움직임이다.”라고 했을까? 그리고 스티븐 호킹(Stephen William Hawking, 1942-2018)이 던진 “모든 것은 어떻게 시작했는가?”에 대한 답이 궁금해졌다. “지혜로운 이는 미리 알아두고, 실천하여 예방한다.”는 말도 스쳤다. 삼라만상의 오묘한 이치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운동의 진짜 본질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왜 <운동 안내서>를 쓰냐고 묻는다면… 지난 33년간 운동을 해왔고, 20년째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으며, 한 권의 운동 책을 냈지만, 운동 수행능력과 이론적인 면에서 나보다 뛰어난 사람은 많다. 그래서 더 많이 알고 싶고, 안 것을 정리하고 싶다는 욕구도 있다. 그저 나라는 생명이 잉태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순간도 빼놓지 않고 움직이는 존재라는 점과 운동을 꾸준히 해왔다는 것뿐이어서 특별한 건 없다. 그럼에도 부족하지만 “그저 운동이 좋아서 씁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겠다(어쩌면 요즘 말로 덕질인지도 모르겠다. 운동 덕질).
덧붙이자면 가제 <운동 안내서: 지구별 여행자 호모 사피엔스를 위한>는 <프로젝트: 100년 쓸 몸만들기> 1탄으로 2016년 7월 시작해 지난 4년간 조금씩 막초고 작업을 해오다 보니 A4 용지 780여 페이지에 달한다. 해서 긴 호흡을 가지고 7월부터 주 1회 연재하기로 했다. <운동 안내서>가 운동의 본질에 관해 이야기라면 2탄인 가제 <운동남녀: 운동하는 남자, 운동하는 여자>는 운동의 실전과 이론에 관한 설명서로 2004년 출간한 <남자들의 몸만들기> 개정판이다(9월 중 주 2회 연재할 예정). 그리고 가제 <나는 심플하게 운동한다>는 운동의 힘이 어떻게 삶의 압력과 긴장을 비워내고 다룰 수 있는지에 관해 이야기한다(10월부터 주 1회 연재할 예정).
모두 푸샵.com를 통해 먼저 연재하고자 한다(출판 관계자 분이 보시고 연락하시면 좋겠다, 는 생각을 해본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가제: <운동 안내서: 지구별 여행자 호모 사피엔스를 위한>
■ 여는 글: 경이로운 변화의 시작
■ 1부 - 안내서에 대한 안내서: 움직인다는 것
1장. 움직인다는 것_태초에 움직임이 있었으니
2장. 움직이지 않은 혹독한 댓가_역사상 가장 빠르게 망가지는 몸
3장. 운동이란 무엇인가?_"A Long Time Ago..."
■ 2부 - 호모 사피엔스를 위한: 당신의 몸이 지닌 의사
4장. 당신의 몸이 지닌 의사_생각보다 경이로운 운동의 효과
5장. 섹시한 뇌의 탄생_"Exercise do it all"
6장. 깊은 감동은 아름다우나 그보다는..._행복의 비밀
■ 3부 - 삶, 우주 그리고 운동의 모든 것: 운동에 관하여
7장. 그럼에도 불구하고_우리는 왜 쉽게 운동을 포기하는가?
8장. 운동, 어떻게 할 것인가?_이제 운동이라는 것을 해보자.
9장. 또 하나의 운동_먹는다는 것에 관하여
■ 4부 - 대체로 무해함: 운동 패러독스
10장. 운동 패러독스_운동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
11장. 주의 사항_안전하지 않은 방법이 있을 뿐 운동은 안전하다.
12장. 운동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 5부 - 그리고 고마웠어요: 단 하나의 이유
13장. 아직 운동할 나이가 안됐다고 착각하는 이들에게
14장. 이제 운동할 나이가 됐다고 자각하는 이들에게
15장. 단 하나의 이유
■ 나가는 글: 운동을 내일로 미루지 말 것
여는 글 2편 – <[운동 안내서] 삶을 변화시키는 힘! 운동이란 무엇인가?> 로 이어집니다.
덧: 2020년도 하반기로 접어들었습니다. 활기찬 7월 시작하셨길 바라며, 코로나19는 ! 사회적 거리 두기, 손씻기, 마스크 쓰기는 나는 물론 공동체 모두를 위해 필요합니다. 잘 실천하시는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 이상 푸샵이었습니다. ┌(ㆀ_ _)┐
참고: 영화《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2005》
참고: <당신이 지닌 최고의 의사! ‘운동’을 위한 안내서 – 1편>, 푸샵.com
참고:《강원국의 글쓰기:남과 다른 글은 어떻게 쓰는가》 강원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2018)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만들기, 2004>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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