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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샵 Aug 27. 2020

[운동 안내서] 원자 하나에서 느끼는 우리 몸과 우주

원자의 존재를 생각하다

앞선 글 <[운동 안내서] 우주를 만드는 세 가지 재료: 모든 것이 하나>에서 살펴봤듯, 세 가지 재료만 있으면 우주를 만들 수 있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다만 인류가 풀지 못한 우주 법칙과 질서의 원리를 알아낸다 해도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어지는 호기심 가득한 질문은 ‘물질, 즉 우리와 만물을 이루는 것은 무엇인가?’이다.


‘물질의 최소 단위’라는 개념의 역사는 수천 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인도인들은 모든 만물이 맛과 향, 색, 촉감이라는 네 종류의 기본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었다. 이들 중에는 무한히 작아서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 것도 있고 덩치가 커서 공간을 채우는 것도 있다(고대 인도의 원자론은 현대의 원자론과 매우 비슷하다).


 서양 철학의 탄생기인 고대 그리스에서 제기한 최초의 철학적 질문은 

세상 만물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이다. 초기 철학자들은 다양해 보이는 세계가 실은 하나의 공통적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고 추측했다. 만물을 잘게 쪼개고 무수히 분할하면 결국에는 공통적인 단 하나만 남는다고 여겼던 것. 철학자들은 그것을 ‘원질(Arche, 그리스어로 처음, 시초라는 뜻’이라 불렀다. 이 원질은 보이지 않을 만큼 작지만, 만물의 궁극적인 구성 요소였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기에 저마다 원질을 다르게 규정했다. 최초의 철학자인 탈레스(Thales, 기원전 625-547)는 그것을 ‘물’이라고 했다. 물은 특정한 형태가 없고 끓이면 증발해 사라지므로 변화가 풍부해 궁극적인 요소의 자격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의 제자인 아낙시만드로스(Anaximandros, 기원전 610-546)는 규정할 수 없는 무한의 존재인 ‘아페이론(Apeiron, 그리스어로 무한이라는 뜻)’을, 아낙시메네스(Anaximenes, 기원전 585-525)는 ‘공기’가 바로 원질이라고 주장했다.[0] 전통적으로 고대 그리스인들은 흙ㆍ공기ㆍ물ㆍ불을 기본적인 4대 원소라고 믿었지만, 현재는 100여 종이 넘은 원소들이 정연하게 배열된 더욱더 다채롭고 유용한 ‘주기율표’의 세계관으로 대체됐다.


답보다 중요한 질문: 원자의 존재를 생각하다.


물론 지금의 우리는 고대 철학자들의 답이 전부 옳지 않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답이 아니라 질문이다. 고대 철학자들이 무엇을 원질이라고 주장했다는 것보다, 원질의 존재를 생각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철학적 출발점이기 때문. 


오늘날 과학적으로 밝혀진 사실에 가장 유사한 답을 찾은 이는 최초의 유물론자이자 웃는 철학자인 데모크리토스(Democritus, 기원전 460-370)이다. 그는 “원자와 빈 공간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다.” 즉, 모든 것의 근원은 원자와 공허라고 주장했다. 원자론(Atomism)이 탄생한 순간이다.


그가 만들어낸 ‘원자(Atom)’라는 단어는 그리스어로 ‘자를 수 없다’는 뜻이다. ‘원자는 궁극의 입자로서 원자를 더 작은 조각으로 쪼개려는 시도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라는 뜻이 이 한 단어에 담겨 있다.[1] 그의 주장에 따르면 세상은 텅 빈 공간과 그 속을 떠도는 원자로 되어 있으며 나머지는 모두 관습, 즉 인간 주관의 산물이라는 것.


그리고 우리 자신은 물론 심지어 영혼조차 원자로 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원자가 물질성과 파괴할 수 없는 불멸성이 있다고 생각한 루크레티우스 역시 우리는 원자로 이루어져 있을 뿐이라고 했다. 죽고 나면 그 몸을 이루고 있던 원자들이 바람에 흩날려 사라져 버린다. 따라서 “우리에게 죽음은 곧 무無”라고 이야기했다.


그리스 철학자들이 신봉했던 원자론은 '모든 물리적 실체는 최소 단위로 분해될 수 있다'는 환원주의와 맥을 같이한다. 그들이 생각했던 원자는 더 작은 단위로 분해될 수 없으며, 원자의 특성은 물질의 복잡한 내부 구조와 무관하다. 그 사유가 이어져 뉴턴은 그의 책《광학 Optiks》에 이렇게 썼다. “태초에 신이 입자(원자)로 물질을 만들었다. 이 입자들은 운동할 수 있으며 딱딱하고 꿰뚫을 수 없는 고체의 본질을 가진다. (…) 그 어떤 일상적인 힘도 신이 최초에 창조한 원자를 쪼갤 수는 없다.” 


모든 존재를 이루는 것, 불멸의 원자! 그러나 현대 과학은 원자가 텅 비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개별 원자를 이루는 원자핵과 전자를 제외하면 99.999%는 텅 빈 공간이다. 상상할 수 없이 광대한 우주를 하나의 원자로 생각해보면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이듯, 원자 역시 우주처럼 비어 있다. 거시세계와 미시세계 모두 비어 있는 셈. 이처럼 원자는 비어 있는데, 물질은 어떻게 형태를 이룰까? 형태라는 것은 실제로 단단한 그 무엇이 아니다. 


우리가 사과를 단단하게 느끼는 것은 그것이 정말로 꽉 찬 무엇이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기본 힘 중 하나인 '전자기력의 반발' 때문이다. 우리의 손이 사과를 통과하지 못하는 것은 사과의 표면에 위치하는 원자들과 손의 표면에 위치하는 원자들이 전자기력으로 서로를 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사과의 표면이 매끄럽게 가득 채워진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마찬가지. 가시광선이 사과 표면 원자의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전자에 의해서 튕겨 나가기 때문이다.[2] 이처럼 

우주의 기본 힘 중 두 번째로 강한 전자기력 때문에 ‘나’를 ‘나’라는 형태로 존재할 수 있게 해준다.

원자 자체는 너무 작아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원자마다 고유한 성질을 가지며 보편적으로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한다(최신 전자 현미경은 배율이 무려 1,500만 배에 달하여 탄소 원자와 산소 원자까지 볼 수 있다). 이 미세한 원자들이 자기들 사이의 공간을 가로질러 움직이고, 서로 충돌하고 결합함으로써 감각기관에 지각되는 다양한 현상들이 만들어진다. 


만물의 다양성은 이 원자들의 크기, 모양, 위치나 배열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원자의 핵은 기본 힘 중 가장 강력한 힘인 강력으로 결합한 양성자와 중성자로 구성된다. 그리고 원자핵의 양성자 수에 따라 원자의 종류가 정해지는데 양성자가 1개면 수소, 2개면 헬륨, 8개면 산소… 이때 양성자의 수를 원자번호라고 한다.

원소들의 조상이라 불리는 원자번호 1번 수소 [이미지 출처: 구글]

우주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원자는 원소들의 조상이라 불리는 원자번호 1번 수소다. 양성자와 전자 각각 1개만으로 이루어져 있어 구조가 가장 간단하다. 두 번째로 많은 원자는 원자번호 2번 헬륨으로 양성자ㆍ중성자ㆍ전자 각각 2개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둘을 합치면 우주에 존재하는 원자의 약 98%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약 2% 정도의 양에 불과한데 산소ㆍ탄소 같은 익숙한 원자들 대부분이 포함된다. 이중 특히 모든 생명체의 필수 원자는 탄소ㆍ수소ㆍ질소ㆍ산소ㆍ인ㆍ황으로 약 96%를 차지한다. 이 여섯 개 원자만으로 우리 몸을 포함해 지구 상 생명체가 번성하는 데 필요한 모든 분자를 만들 수 있다. 이들 원자의 영문 머리글자만 따서 ‘CHNOPS’라고 부른다.

당신은 행성만큼 오래된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당신의 몸 3분의 1은 우주만큼 오래된 물질로 이루어졌지만, 그런 원자들이 오늘날 당신과 같은 형태로 결합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 입자 물리학자, 프랭크 클로우스, 《뉴필로소퍼 Vol. 3: 인생의 의미를 찾는다는 것》 중에서

우리 몸을 이루는 대표적인 원자는 생명의 불꽃 ‘산소(65%)’, 생물과 무생물 사이의 회전문 ‘탄소(18%)’, 원소들의 조상 ‘수소(10%)’, 양면성을 가진 생명의 ‘질소(3%)’, 오래된 유산 ‘칼슘(1.5%)’, 지구 성장의 한계를 가름하는 ‘인(1%)’, 흙의 눈물 ‘나트륨(0.1%)’ 생존의 마스터 키 ‘철(0.007%)’이다.[3] 이를 포함해 약 90개의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모두 우주를 구성하는 보통 물질이다.


원자로 가득 찬 우리 몸속 세계


여기서 잠깐, 원자로 이루어진 몸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사람의 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산소로 우리 몸 공간의 65%를 차지한다. 몸의 약 3분의 2가 아무런 냄새도 없는 기체로 이루어졌다니 조금은 직관에 반하는 듯하다. 


65%가 산소인 우리 몸이 풍선처럼 가벼우면서 통통 튀지 않는 이유는 산소가 대부분 (우리 몸에서 10%를 차지하는) 수소와 결합하여 물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에서 가장 가벼운 축에 드는 산소와 수소라는 두 원자가 결합해 가장 무거운 것 중의 하나를 형성한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이처럼 몸속 원자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아주 많다. 우리의 몸에서 아무 세포나 하나 떼어내 살펴보면 셀레늄 원자가 100만 개쯤 들어 있다. 그러나 셀레늄 원자가 왜 몸에 있는지 밝혀진 것은 최근이다. 이제 우리는 셀레늄이 중요한 효소의 성분임을 안다. 셀레늄은 항산화 효소의 성분으로 작용하며 세포막을 손상시키는 활성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한다. 특히 셀레늄은 암을 예방해주는 영양소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셀레늄 부족은 고혈압, 관절염, 빈혈, 몇몇 암과 관련 있으며, 심지어 정자 수 감소와 관련 있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견과류, 통밀빵, 생선에 많이 들어 있는 셀레늄을 섭취하면 몸에 좋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너무 많이 섭취하면 간에 돌이킬 수 없는 중독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과유불급! 삶의 많은 것이 그렇듯, 중용을 지키는 게 좋지만 어디 쉬운 일인가).


우리 몸을 만드는 데에는 

총 70억×10억×10억(7,000,000,000,000,000,000,000,000,000, 즉 7자) 개의 원자가 들어간다.[4]

그 70억×10억×10억 개의 원자가 나 혹은 당신이 되기를 매우 절실히 원할 이유가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쨌거나 원자는 그 어떤 생각도 개념도 지니지 못한 입자일 뿐이다.

70억×10억×10억 개의 원자로 이루어진 몸 [이미지 출처: redbubble.com]

그러나 그 원자들은 우리가 존재하는 동안, 어떻게든 우리 몸이 계속 활동을 하고, 당신과 나를 각자의 당신과 나로 만들고, 우리에게 형태와 모습을 제공하고, 우리가 삶이라는 희귀하면서 대단히 흡족한 조건을 즐길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무수한 체계들과 구조들을 만들고 유지할 것이다. 7자 개의 텅 빈 원자는 어떻게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까?


원자가 전자를 서로 나눠 갖기 때문이다. 전자쌍을 공유하는 화학적 결합, 바로 이 ‘공유결합(Covalent Bond)’ 덕분에 우리 몸은 흩어지지 않는 일정한 모양을 이룬다. 바깥쪽 전자껍질이 서로 맞닿을 만큼 2개의 산소 원자를 살짝 부딪쳐주면 일부 전자는 두 원자의 핵을 둘러싸고 8자형의 고리를 만들면서 활주를 시작할 것이다.[5]


근육섬유와 세포막, 호르몬과 머리카락에 이르는 수만 가지의 원자적 결합은 바로 이러한 전자쌍 공유결합을 통해 형성된다. 이런 식으로 둘 혹은 그 이상의 원자들이 결합한 것이 바로 ‘분자(Molecule)’다. 분자라는 용어는 가시가 많은 작은 짐승(mole은 '두더지'라는 뜻도 있음)이 아니라 '물질의 조각'을 뜻하는 라틴어 'mole'의 축소 버전이다. 한마디로 분자는 물질의 작은 조각이다. 


지금 우리가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산소 원자는 단독으로 존재하는 일은 드물고 보통은 분자 팀의 일원으로 존재한다. 우리 몸속에서 산소는 십중팔구 다른 산소 원자와 손을 잡고 산소 기체 분자로 혈류 속을 유영하거나 자기보다 더 작은 수소 원자 2개와 결합해 물 분자를 이룬다.[6] 몸속을 채운 것과 똑같은 원자들이 혜성의 장엄한 꼬리에도, 우리가 밟고 선 행성의 골격에도 그리고 지상의 다른 모든 생명 안에도 존재한다. 


이는 우리가 실감하는 차원을 훨씬 넘어서는 엄청난 규모이다. 전부 풀어헤치면 우리는 정말로 엄청난 존재이다. 우리의 허파는 모두 펼치면 테니스 코트만 하며, 그 안에 든 공기 통로들은 모조리 이으면 무려 2,493km나 된다. 몸의 혈관을 전부 이으면 지구를 두 바퀴 반이나 감을 만큼 될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것은 DNA이다. 


모든 세포에는 모조리 이으면 1미터쯤 되는 DNA가 빽빽하게 감겨서 들어 있다. 몸에는 세포가 아주 많음으로, 몸에 든 모든 DNA를 한 가닥으로 이으면 160억 킬로미터는 된다. 명왕성 너머까지 뻗어 나갈 길이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라. 우리 안에는 태양계를 벗어날 만큼 긴 것이 들어 있다고. 우리는 말 그대로 우주적인 존재이다.[7]


원자 하나에서 느끼는 우리 몸과 우주


지구를 구성하는 무거운 원자들, 생명이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원자들, 우리 몸에 들어 있는 원자들, 우리가 숨을 쉴 때 들이마시는 원자들 모두 오래전 별의 심장부에서 만들어졌다. 해서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살갗을 만지는 것은 곧 별의 조각을 만지는 것과 같다. 그리고 그때 우리는 우주의 조화가 주는 기분 좋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별의 자식이라는 천문학자의 말은 그래서 나온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 읽고 있는 이 문장은 모니터나 스마트폰을 통해서 볼 것이다. 둘 다 모두 원자로 되어 있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뇌 속의 신경세포들은 전기신호를 만들어내며 역시 모두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인간의 생각도 원자로 조합된 몸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순간에도 이미 많은 원자가 당신의 몸을 떠나가고 있다.


우리 몸은 태어난 순간부터 한 사람인 동시에 흐르는 강물처럼 줄곧 지구의 원자 바닷속으로 녹아든다. 어쩌면 태어나 살아간다는 건 저 먼 우주에서 폭발한 별의 잔해인 여러 원자를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나를 공허이자 허공으로 점점 보내는 것이고, 몸을 이루던 원자를 고향인 별로 돌려보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비록 환원주의의 정점에 있지만 원자적 관점을 갖는다는 것은 환상적이면서도 이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것이고 우리의 경험 또한 더욱더 풍요로워질 수 있게 한다. 이렇게 우리는 원자적으로 세상과 우주와 연결되어 있다. 원자 하나에서 우주를 느끼고 삶의 의미를 헤아릴 수 있다.

우리는 원자 하나에서 우주를 느끼고 삶의 의미를 헤아릴 수 있다. [이미지 출처: 구글]
당신이 흘리는 눈물 속의 나트륨은 아득히 먼 옛날 사라진 대양과 그리고 - 매우 뜻밖이겠지만 - 날개를 퍼덕이는 나방들과 당신을 연결해줄 것이다. 당신이 내뿜는 숨 속에 있던 탄소는 머지않아 옥수숫대가 될 테고, 그다음 힘센 황소의 근육으로, 다시 여우의 씰룩거리는 수염이 될지도 모른다. 

근육 속의 질소는 하늘을 파랗게 만들어줄 것이며 뼛속의 인은 근해의 바닷물을 녹색으로 물들일 수 있다. 치아 속 칼슘은 우리가 삼킨 음식을 버섯들이 채굴한 바로 그 원자를 사이로 밀어 넣을 것이고, 핏속에 있는 철은 일찍이 별을 죽인 것처럼 미생물을 죽이게 될 것이다. 

또한 우리 육신이 필연적으로 맞이할 수밖에 없는 죽음이라는 과정이 원자 사이에서는 이 순간에도 진행 중이라는 사실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과 나를 비롯한 다른 모든 생명은 우주의 구조 어딘가에 영원히 존재하게 되리라는 사실도, 곧 알게 될 것이다.

- 커트 스테이저(Curt Stager)의 《원자, 인간을 완성하다: 인간과 지구, 우주를 창조한 작지만 위대한 원자들》 중에서


하지만 생명의 본질이 원자나 분자는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원자 그리고 다른 입자들이 존재하지만, 독립적인 객체로서가 아니라 주변 물질과 상호작용하는 연결된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도 우리는 결코 원자 혹은 양자 세계와의 연결을 끊을 수 없다. 


원자나 양자를 알든 모르든 우리는 지나치리만큼 그 세계의 일부이다. 그래서 과거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파괴되어 가는 지구와 생태계가 우리와 서로 친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인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결국 원자는 단지 관측 매질(Medium)[8]과 관련해서만 정의될 수 있는 하나의 상징일 따름이다. 


원자는 열린계이고 마치 촛불과 같이 끊임없이 전자들이 춤을 추고 모습이 변하며, 바로 그러한 작용을 통해 자신의 정체를 유지한다.[9] 비록 오랜 기간 누려왔던 기본입자의 지위를 잃어버릴지라도 말이다. 한 때 더 이상 나눌 수 없을 것이라 여겼던 원자도 엄밀하게 따지면 그 이름의 의미에 부합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아리스토텔레스는 원자론을 부정하고 “모든 물질은 연속체이며, 아무리 잘게 분해해도 더 분해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다”고 믿었다). 


지금도 핵물리학자들은 원자 내부의 입자들을 뮤온(Moun), 글루온(Gluon), 렙톤(Lepton) 같은 훨씬 더 작은 입자들로 쪼개고 있다. 이제 원자 속 세계로 들어가 보자. 정말 원자보다 더 작은 것이 있는지, 있다면 그것은 움직이는 물질인지 궁금해진다.


원문: [운동 안내서] 원자 하나에서 느끼는 우리 몸과 우주


■ 다음 연재 글: <운동 안내서>는 매주 1회 업데이트됩니다.
1부 – 안내서에 대한 안내서: 움직인다는 것

1장. 움직인다는 것_태초에 움직임이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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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0] 인문학 저술가 남경태의 <진리와 천리의 차이> 한국경제매거진, 2011.6.3

[1] p357, 칼 세이건의《코스모스》중에서

참고: 김상욱의 물리공부 <원자핵의 변화, 우리 모두는 이 연금술에서 탄생했다> 경향신문, 2017.11.9

[2] p185, 전자책, 채사장의《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제로)》중에서

[3] 목차, 전자책, 커트 스테이저의《원자, 인간을 완성하다: 인간과 지구, 우주를 창조한 작지만 위대한 원자들》중에서

[4] p7, 전자책, 빌 브라이트의《바디: 우리 몸 안내서》중에서

[5] p10, 전자책, 커트 스테이저의《원자, 인간을 완성하다: 인간과 지구, 우주를 창조한 작지만 위대한 원자들》중에서

[6] p10, 전자책, 커트 스테이저의《원자, 인간을 완성하다: 인간과 지구, 우주를 창조한 작지만 위대한 원자들》중에서

[7] p8, 전자책, 빌 브라이트의《바디: 우리 몸 안내서》중에서

[8] 저자 주: 파동을 매개하는 물질. 매질 입자의 진동이 곧 파동이다. 넓은 개념으로 힘과 같은 물리적 작용을 전달하는 매개물을 가리킨다. –《두산백과》, 네이버 지식백과

[9] p287, 상징으로서의 원자. 에른스트 페터 피셔의《또 다른 교양: 교양인이 알아야 할 과학의 모든 것》중에서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자격사항: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미국체력관리학회 공인 퍼스널 트레이너(NSCA-CPT), NSCA-스포츠영양코치, 국가공인 생활스포츠지도사2급, 퍼스널 트레이너2급, 웃음치료사2급, 바디테크닉 수료
·사이트&SNS: http://푸샵.com페이스북,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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