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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샵 Sep 21. 2020

[운동 안내서] 모든 것은 운동한다

모든 것을 운동하게 하는 근원적 움직임, 진동

우리 우주에서는 어디서든 모든 것이 움직인다.
심지어 우주의 조직 그 자체도 움직인다.”
- 크리스토프 갈파르의《우주, 시간, 그 너머: 원자가 되어 떠나는 우주 여행기》중에서

다시 빅뱅 이전의 시간에서 이후의 시간으로 돌아와 이야기해보자. 급팽창과 대폭발이라는 순간의 움직임을 통해 우주가 탄생했고, 가늠하기 힘든 긴긴 시간을 팽창해왔다. 움직이는 것이다. 현대 천문학은 우주의 움직임조차 ‘요동(Fluctuation)’한다고 말한다. 달리 표현하면, 우리는 부풀어가는 우주에 살고 있을 뿐 아니라 그 팽창이 점점 더 가속되는 우주에 살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우주는 고정돼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우주도 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우주 속 은하와 별, 행성도 움직인다. 우리 은하는 소용돌이처럼 회전하는 나선의 모양을 띄고 있다. 초당 초당 270km의 속도로 움직이며, 한 바퀴 도는 데 (나이 한 살을 먹는데) 약 2억 2500만 년이 걸린다. 우리 별 태양도 자전을 하며 우리 은하를 중심으로 초속 217km의 속도로 공전한다. 우리 은하를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2억 년. 


중력도 움직이는데, 중력파는 시공간이 변형되며 만들어내는 진동이다. 인간의 감각으로 느낄 수 없지만 지구도 움직인다. 프랑스의 물리학자 레옹 푸코(Jean Bernard Léon Foucault, 1819-1868)는 진자 하나로 지구의 자전을 증명했다. 지구는 23시간 56분 4.091초의 주기, 즉 초속 465.11m로 자전을 한다.[1] 또한 음속의 87배인 초속 약 29.8km으로 태양 주위를 365일 주기로 공전한다. 광활한 우주 속 지구는 ‘근원적 움직임’, 즉 진동하고 있는 것이다.


운동하는 지구가 만들어내는 생체리듬


지구 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는 어떨까? 생명체가 탄생한 이래로 해는 뜨고 졌으며, 하루를 주기로 하는 규칙적인 환경의 변화가 생명체의 몸속에 아로새겨져 있다. 언제 무엇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 자연은 알고 있다.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사람은 24시간 주기로 생활한다. 지구가 자전하며 생긴 낮과 밤의 하루 주기에 맞춰 생물체의 생리 대사와 관련한 유전자의 발현이 조절된다. 다시 말해 생체시계(Biological clock)가 내장돼 있다.(참고: <몸의 음악, 생체리듬이 곧 삶의 리듬이다>)


2017년 노벨 생리학상을 수상한 초파리를 이용한 생체리듬(biorhythm) 연구는 생체시계가 피리오드(Period, PER)라는 유전자가 발현하는 단백질의 농도가 24시간 주기로 변화하면서 일어나는 생물학적인 현상임을 밝혀냈다. 핵 안에 쌓인 PER 단백질이 자신의 유전자에 되먹임 억제(Feedback Inhibition)로 작용함으로써 피리오드 유전자 활성은 지구의 자전 주기에 맞춰 24시간 주기로 진동하게 된다.[2]

사람의 생체리듬은 지구의 자전이 만들어낸 진동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구글] 

결국 사람의 생체리듬도 지구의 자전이 만들어낸 진동 때문이다. 다만 사람은 실험적으로 태양을 보지 않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 26시간과 40~50시간의 주기로 들쭉날쭉 반복하는 형태를 보인다. 이를 자발적 내부 비동기화 현상이라고 한다.

생체의 진동 능력
생체리듬을 유심히 살피고 그것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꾸려 간다면 인체의 자가 회복력이 엄청나게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시간생물학과 이를 활용한 여러 만성질환 치료법이 보여준다.

생체 내부의 진자 활동이 가능해지면, 즉 자연스러운 생체리듬을 잘 다루면 몸의 기능도 훨씬 좋아진다. 여기에 바른생활 습관이 더해지면 생체의 진동 효과가 더욱 커진다. 그러므로 생체의 진동 능력으로부터 몸의 안정과 건강이 얻어진다고 할 수 있겠다. 

- 막시밀리안 모저(Maximilian Moser)의《안 아프게 백 년을 사는 생체리듬의 비밀: 노벨의학상이 밝힌 식사, 수면, 휴식의 규칙》중에서[3]
생체리듬을 바로잡는 생활습관(KBS 생로병사의 비밀 645회 생체리듬을 맞춰라)
1. 식사시간 조절: 밤 12시간 공복 유지, 수면 3시간 전 금식
2. 수면시간 조절: 최소 7시간 수면(자정부터 새벽 4시 포함)
3. 몸에 낮과 밤 알리기: 수면 중 빛 차단, 기상 후 스트레칭, 낮 시간 햇볕 쬐기

근원적 움직임: 진동


상상할 수 없는 크기의 우주 속 원자처럼 보이는 지구는 진동한다고 했다. 진동(Vibration, 떨림)은 우주에 존재하는 가장 근본적 움직임이자 물리현상이다. 진동 중에서 가장 단순하며 기본적인 형태의 진동을 ‘단진동(Simple Harmonic Oscillation, 단순 조화 진동)’이라 이라 한다. 등속 원운동을 1차원 선 위에 투영시킨 운동이나 중심점을 두고 양쪽으로 왕복하는 진자 운동 등에서 관찰할 수 있다.[4] 단위로 Hz(헤르츠, Hertz)를 쓴다.


컴퓨터 CPU의 진동수가 2.3GHz(기가헤르츠)라는 것은 1초에 23억 번의 단진동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컴퓨터 내부의 전기신호도 단진동이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단진동은 주기가 365일, 진동수로는 3억 분의 1Hz 정도 된다. 진동수는 중요하다. 모든 물체마다 마치 주민등록번호처럼 ‘고유한 진동수’를 갖기 때문이다.[5]


참고로 기체와 액체 속에서 입자들이 불규칙하게 운동하고 있는 현상은 '브라운 운동(Brownian Motion)'라고 한다. 이 운동에 의해 입자가 움직이는 것을 '표류(Driftage)'라고 한다. 그런데 이 움직임은 '헤비메탈 콘서트에서 격렬하게 춤추는 사람들의 움직임'과 닮아 있다는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다.[6]


1827년 스코틀랜드 식물학자 로버트 브라운(Robert Brown, 1773-1858)이 발견하고, 아인슈타인이 설명했으며 페랭(Jean Baptiste Perrin, 1870-1942)이 이를 증명했다. 우리 몸속 (물 분자들의 경우) ‘삼투’와 (다른 분자들의 경우) ‘확산’이라고 하는 분자들의 단거리 브라운 운동은 우리 몸의 모든 세포 안팎으로 음식물과 기체들, 유동성 액체들을 운반해준다. 


전자가 원자핵 주위를 도는 원자의 운동도 단진동이다. 단진동은 마찰이 없다면 멈추지 않고 영원히 움직인다. 이는 노화, 즉 마모가 없다면 생명도 영원히 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안타깝지만 우리는 마모되어 노화하고 움직임이 멈추게 되면서 원자로 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간다.

원자의 움직임[7]
원자도 움직인다. 세상에서 가장 정확한 시계인 ‘세슘원자시계’는 세슘(Cesium) 원자가 91억 9263만 1770번 진동할 때 걸리는 시간을 1초로 정의한다. 분자 속 원자들이 서로 부딪치며 떨리는 진동 주기는 피코초(Picosecond) 범위인데 이는 1조 분의 1초를 의미한다.
근원적 움직임, 진동! [이미지 출처: 구글]

앞선 글 <[운동 안내서] 춤추는 에너지 실: 운동하는 입자> 편에서 계층 구조를 이야기한 게 생각나는가? 전하를 품고 원자핵 주위를 그것도 꽤 거칠게 날아다니는 전자는 정해진 층(궤도)에만 존재할 수 있다. 이 특별한 층이 원자의 고유진동수를 만든다. 쉽게 말해 원자핵 주위의 전자들은 양파층처럼 서로 다른 층에서 움직이는 것이다. 


전자의 파동이 절대 겹치지 않는 이 규칙은 ‘파울리의 배타원리’라는 이름이 있다. 우주에 빈 공간이 많은 것처럼 모든 원자들 속에도 빈 공간이 엄청 많은데도, 우리가 유령처럼 벽을 통과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 1925년에 이 원리를 처음 발견한 스위스의 이론물리학자 볼프강 파울리(Wolfgang Ernst Pauli, 1900-1958)는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물체의 고유진동수로 그 물체에 진동을 가하거나 물체의 고유진동수와 일치하는 파동이 물체를 통과할 때 진동이 증폭된다. 이를 '공명(Resonance, 울림)'이라 하며, 모든 진동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쉽게 생각하면 서로 울림이 같은 사람을 만난다면 사랑하게 된다. 울림을 주는 문학작품이나 영화를 본다면 공감하고, 감동받는다. 그렇게 사랑과 공감의 힘은 증폭된다. 

케플러는 하늘의 물체들과 그들의 운동이 하나의 음악을 만든다고 생각했으며, 그 음악을 우리가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나아가 우주에는 하나의 조화가 지배하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가 사용한 공명이란 개념은 문자 그대로 이해될 수 있다. 

이러한 우주론에 근거해 보면, 우리 개개인의 노래가 합치되어 하나의 조화로운 노래가 전 우주에 울려 퍼지기에 우리 모두는 의미를 갖게 된다.《파우스트》의 첫머리에 쓰여 있듯이, 군주의 등장을 알릴 때 천사들의 조화로운 노래를 부르듯이, “태양은 오래된 방법(우주의 조화)을 통해서 울려 퍼진다.” 

설사 이러한 표현법이 과학적 엄밀성을 갖추지 않은 듯이 보일지라도, 만약 우리가 케플러의 저작을 읽을 때 이런 음악적 요소를 완전히 무시한다면 우리도 또한 목욕물과 아이를 버리는 잘못을 범할 수 있다. 

- 에른스트 페터 피셔의 《또 다른 교양: 교양인이 알아야 할 과학의 모든 것》 중에서[8]

세상 만물은 움직인다. 진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대부분의 물체는 움직이지 않고 정지해 있다. 그러나 '정지(Rest)'는 사실 진동이다(이를 증명하는 아인슈타인의 에너지 등가공식을 떠올리면 된다. 참고: <[운동 안내서] 우주를 만드는 세 가지 재료: 모든 것이 하나>). 


당신이 보고 있는 스마트폰 화면은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미세한 진동을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물질은 분자로, 분자는 다시 원자로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구성된다. 전자는 원자핵 주위를 날아다닌다. 파동방정식이 적용되는 양자 세계에서 완벽한 정지 상태는 불가능하다. 결국 모든 정지는 진동, 즉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운동하는 지구


우리는 허공과 물속에서 살아가지 않고 지구의 대지에 발을 굳건히 딛고 움직이며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지구 표면을 덮고 있는 육지(대륙)도 움직인다. 땅은 지진, 즉 흔들리고 움직인다. 진동하는 것이다. 공기의 대류, 바닷물의 해류, 육지의 이동, 자전과 공전. 이처럼 움직이는 지구는 살아 있는 별이다. 


판 구조론(Plate Tectonics)으로 통하는 독일의 기상학자이자 지구물리학자인 알프레드 베게너(Alfred Lothar Wegener, 1880-1930)가 처음으로 학계에 발표한 '대륙 이동설(Continental Drift Theory)'은 대륙들의 독자적인 수평 운동이 지표 위에서 상시적으로 벌어지고 있음을 알려준다. 


이는 대륙붕, 산, 화산 폭발과 지진 등 수많은 지질학적인 현상들을 설명해줄뿐더러, 대륙의 부분적으로 상호보완적인 형태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정지해 있는 것으로 생각했던 대륙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움직이고 있는 것!

공전과 자전 외에 지구 표면인 대륙도 움직인다. [이미지 출처: 구글]

지구의 대륙 운동과 인간의 몸 운동은 여러모로 닮아있다. 인체는 운동을 하게 되면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난다. 대륙붕과 산이 솟는 것처럼 혈액이 근육에 몰려 근육이 부풀어 오른다. 지속적으로 운동이 반복되면 근육은 점점 커져 마치 지구의 산맥처럼 거대해진다. 


격렬한 운동은 마치 지진으로 해일이 일어나듯 땀이 분출돼 온몸을 뒤덮고 옷을 적시며, 화산이 터지기 직전처럼 심장이나 근육이 터질 것 같은 고통을 느끼기도 한다. 때론 지진처럼 근육의 강한 수축으로 인해 근육경련이 일어나 고통을 주기도 한다. 너무 과하게 운동을 하게 되면 화산 폭발처럼 구토를 하기도 한다. 지구 대륙의 운동과 인간의 운동은 이처럼 닮아 있다.


전파ㆍ소리ㆍ빛도 움직인다. 30만 km/s의 속도로 공간을 가로질러 직선으로 날아간다고 믿었던 빛은 소리처럼 파동과 같이 진행한다. 또한 보는 사람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일정한 속력을 가지고 있다. 빛은 진동의 하나인 파동으로, 입자로도 설명할 수 있다.


빛도 입자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분명한 것은 빛이 에너지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인슈타인이 말한 에너지는 물질, 즉 질량이라는 사실을 떠올려보라. 당신의 피부에 와 닿는 햇빛의 따스한 느낌을 떠올리는 것이 빠르리라). 파동이면서 입자인 빛은 진동수에 따라 색이 달라지고, 소리는 진동수에 따라 음이 달라진다.


우리는 촉각이나 냄새가 아니라 듣고 말하고 보는 것으로 소통한다. 뇌의 활동도 수많은 전기신호의 진동으로 되어 있다. 인간은 단진동으로 소통하고 세상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우리 자신도 결코 완벽하게 차분한 존재가 아니다. 심지어 죽은 듯 자고 있을 때도 그렇다. 


우리 몸속의 원자와 분자들이 서로 미친 듯이 달려들어 쉴 새 없이 부딪치거나 자기들을 결합하고 있는 화학적 끈들을 사정없이 잡아당기고 있기 때문이다.[9]  지금 이 순간에도 원자들의 춤 향연이 우리 몸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질이 운동이고, 운동이 물질이다


관련 연구들이 축적되면서 마침내 물질과 파동의 경계마저 허물어진다. 파동은 물질이 운동하는 방식의 하나가 아니라 ‘물질 그 자체의 본질’일지도 모른다는 것. 이는 감각을 뛰어넘는 실재를 발견한 가장 놀라운 사례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전까지 세상에 대한 우리의 모든 감각적 경험에 따르면, 물질계의 존재는 입자면 입자 파동이면 파동이지 양쪽 모두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20세기 전반에 이루어진 실험은 모든 물질이 파동이면서 입자인 ‘파동-입자 이중성(Wave-Particle Duality)’이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즉 물질이 때로는 입자처럼, 때로는 파동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양자역학에서는 이를 ‘상보성의 원리(Complementarity Principle)’라고 한다. 쉽게 말해 장자의 '이것이 저것이고, 저것이 이것'이다. 대립적인 것 같으면서 상호보완적 양면성이 있다는 뜻이다. 

‘파동-입자 이중성(Wave-Particle Duality)’ [이미지 출처: shutterstock]

어쩌면 음과 양처럼 양립하는 두 개념이 실은 하나라는 것이 우주의 본질인지도 모른다는 동양의 지혜를 양자역학이 증명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가 그동안 물질의 파동적 행동을 알아차리지 못한 이유는 원자 같은 아주 작은 크기에서만 그런 행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몸이나 우리가 보고 만질 수 있는 비교적 큰 규모의 물체에서는 입자의 파동적 행동이 미치는 영향이 아주 미미하다. 하지만 우리가 입자 정도의 크기였다면, 마치 영화처럼 우리 자신이나 다른 모든 물체가 한 번에 어느 한 장소에 존재하는 대신 안개처럼 넓게 펼쳐져 동시에 여러 장소에 존재함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영화 같은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물질의 궁극을 탐구하면 세상 만물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작은 끈으로 되어 있고, 끈의 진동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물질이 만들어진다는 가설이 탄생한다. 앞서 이야기한 춤추는 에너지 실에 관한 ‘끈 이론’이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주인공 쿠퍼가 블랙홀 속 시공을 초월한 4차원 정육면체(Tesseract) 공간에 도달했을 때 주변은 마치 현악기의 줄로 만들어진 것처럼 표현했다. 하나의 줄을 만졌을 때 그가 떠나왔던 과거의 지구 속 공간은 변화를 일으킨다. 우주는 끈의 진동이었던 거다.


우주 만물은 현의 오케스트라


우주의 조화는 <[운동 안내서] 춤추는 에너지 실: 운동하는 입자>에서 말한 것처럼 끈이라는 현의 오케스트라 인지도 모른다. 그 리듬이, 그 진동이 물질을 만들었고, 물질은 다시 진동하여 소리를 만든다. 힌두교에서는 신을 부를 때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은 ‘옴Om’이라는 단진동의 소리를 낸다고 한다. 이렇게 소리의 진동은 다시 신으로, 우주로 돌아간다. 


결국 무無의 움직임으로 탄생한 우주는 움직임, 운동 그 자체인 것이다. 히포크라테스는 “움직임은 생명이다.”라고 했다. 생명현상의 모든 것은 원자의 움직임으로 이해할 수 있다. 원자들은 빈 공간에서 기계적으로 움직일 뿐 거기에 어떤 목적이나 의미는 없다. 하지만 원자들의 기계적인 운동이 세상만사를 일으키고 우리를 숨 쉬게 한다. 


우리의 삶 전체를 구성하고 있는 일상의 움직임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치 ‘쳇바퀴 도는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전자들이 원자핵 주위를 돌고,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 듯, 우리도 삶의 중심에서 움직인다. 바이올리니스트이기도 했던 아인슈타인은 물리학자가 안됐다면 음악가가 되었을 거라며 “난 내 인생을 음악의 관점에서 바라보곤 해.”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삶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듯 시작과 끝 그리고 다시 새로운 시작을 향해 흘러간다. 그 속엔 저마다의 리듬이, 진동이 있다. 삶은 그 자체가 리듬이고 진동이며 운동이다. 중국의 소설가이자 문명 비평가 린위탕(林語堂, 1895-1976)이 한 말이 떠오른다. 

인생에는 독특한 리듬이 있다. 우리는 이 리듬의 아름다움을 깨달아야 한다. 

몸, 마음 그리고 우리의 삶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운동한다. 우리를 좋은 쪽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움직임에서 나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원문: [운동 안내서] 모든 것은 운동한다


■ 다음 연재 글: <운동 안내서>는 매주 1회 업데이트됩니다.
[1부 – 안내서에 대한 안내서: 움직인다는 것]
1장. 움직인다는 것_태초에 움직임이 있었으니
시작은 Movement
 • 우리는 무엇인가? 정지(불변)와 운동(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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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1] <지구는 왜 자전하는 것일까?> 사이언스 타임즈, 2018.8.27

[2] <생체시계: “낮과 밤 따라 몸은 하루주기로 돌아간다” > 사이언스 온, 2017.10.10

[3] p11, 전자책, 막시밀리안 모저의《안 아프게 백 년을 사는 생체리듬의 비밀: 노벨의학상이 밝힌 식사, 수면, 휴식의 규칙》중에서

[4] '단진동' - <두산백과>, 네이버 지식백과

[5] p90, 전자책, 김상욱의《떨림과 울림》중에서

[6] p28, 전자책, 커트 스테이져의 《원자, 인간을 완성하다》 중에서

[7] <시계 오차가 1억년에 1초…"1초 새롭게 정의한다"> 대전비즈, 2014.2.27

[8] p142, 세계의 조화, 에른스트 페터 피셔의《또 다른 교양: 교양인이 알아야 할 과학의 모든 것》중에서

[9] p27, 전자책, 커트 스테이져의《원자, 인간을 완성하다》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자격사항: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미국체력관리학회 공인 퍼스널 트레이너(NSCA-CPT), NSCA-스포츠영양코치, 국가공인 생활스포츠지도사2급, 퍼스널 트레이너2급, 웃음치료사2급, 바디테크닉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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