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하반기 - 2022 1월
영화 <기적>
이런 뻔한 따뜻함이 필요했다.
윤아는 윤아다웠고, 이수경은 이수경 다웠다.
수줍고 순수한 박정민도 썩 좋았다.
책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앤드루 포터 중 '구멍'
누구나 부치지 못한 편지 한 통쯤은 마음에 품고 산다.
책 <다가오는 말들> 은유
석사를 시작한 여러 이유가 있지만 영화 <pure>의 부르디외 '구별 짓기'를 보고 영감을 받았었다. 이기적으로 행동하더라도 최소한 내가 왜 그러는지 알겠다는 마음, 아마도 정당화해보겠다는 생각이었겠지. 은유 작가가 스스로를, 주변을, 우리를, 사회를 관찰하면서 기록한 타인의 삶의 이야기를 마주하다 보니 그동안 나의 시선이 얼마나 지독히도 내 안에만 머물렀는지 조금씩 깨닫게 된다. 일단 내 문제를 해결하고 남을 보겠다는 것은 애초에 가능하지 않은 설정이다. 나에 대한 관심(집중)은 내가 내려놓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 것이니까.
세상엔 강자도 있고 약자도 있는 거라 생각했다. 중심이 있으면 주변도 있는 거라 단순하게 생각했다. 이건 내가 비교적 강자와 중심 가까이에 있기에 가능했던 것일지 모른다.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는, 스스로에 골몰해봤자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인 것 같다. 대단히 이타적이지는 못하라도 '나'로만 수렴하지는 않는 삶을 자꾸 되뇌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함께 하는 멋진 인생!
책 <아더 마인즈 : 문어, 바다, 그리고 의식의 기원> 피터 고프리스미스
문어의 시간 - 커다란 신경계와 짧은 수명(2년)이라는 희귀한 조합에 대한 탐구
다른 존재의 마음을 알아가는 것, 나와 다른 존재의 삶을 상상하는 것은 우리가 존엄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길이라니, 정말 어나더 레벨일세.
전시 <Henri Matisse : Life and Joy>
작가 스스로가 '봄날의 가벼운 기쁨'이길 원한다는데, 거장의 전시는 즐거움보단 감동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무거움을 다시 한번 확인했네. 그리고 우린 역시 오늘도 'exit through the gift shop'.
"재현을 포기하면 그 대가로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얻을 수 있다" 고 생각한 마티스는 이를 위해 모든 것을 명료화했고, 불필요한 부분은 화면에서 제거했다. 그래서인지 특히 그의 아트북 작업은 요즘의 그래픽 아트 작업과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contemporary 작업 같았다. 요즘 나의 일에서 ‘의도된 가벼움과 세련'을 생각하고 있어서인지 와닿았다.
"나는 항상 내 노력을 숨기려 노력했다. 사람들이 내게 작품을 위해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 결코 추측하지 못할 정도로 내 작품이 봄날의 가벼운 기쁨을 가지고 있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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