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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진 May 30. 2024

and the angels ask me

[일기] #1

and the angels ask me to recall…


갑자기 마음이 좀 그래서 축제 구경도 할 겸 도서관에서 잠깐 나와서 아까 들리려 했던 올리브 영에 갔다. 듣던 게 끝나고 우연히 자동 재생 때문에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한 번 듣고 이어폰을 뺐지만 노래가 너무 좋아서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이름만 알던 비요크가 부른 옛날 재즈였는데 하프 반주로 편곡한 게 신선했다.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는 정말 꿈결 같다 울먹울먹한 목소리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영어 화자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이국적인 발음이 매력적이다. 특히 ‘through’ 를 발음할 때 너무 좋다. 가끔 이렇게 호흡이랑 발음 자체가 사기인 분들이 있다. 모든 재즈 넘버를 비요크 목소리로 들어보고 싶다.


가끔 이렇게 마음을 찌르는 노래를 들으면 꿈에 빠져드는 것 같다. 입에서 노랫말이 맴돌고 내가 그 노래를 듣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황홀해서 모든 게 다 괜찮게 느껴진다. 외모는 서류전형 인성은 면접이란 유머처럼 노래도 가사는 결국 그 후의 문제고 가장 중요한 건 멜로디랑 가수의 목소리 같다. 신기하다. 사람 목소리 하나 듣고 이렇게 빠져들 수 있다는 게! 넬의 김종완이(그는 결혼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한다) 밤에 잠이 안 와서 우연히 켠 tv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가 흘러나오자 ”이런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다“ 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한다. 난 비요크랑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했지만(비요크는 65년생이다ㅋㅋ)이렇게 노래를 잘 부를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은 조금 들었다. 마음 상해도 노래 한 구절이면 만사 오케이일 것 같은데, 빨리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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