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늘도 배웁니다 Dec 28. 2016

훌륭한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들기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 낸다는 것

“훌륭한 아이디어가 훌륭한 제품으로 이어지는 데에는 엄청난 양의 장인적 노력이 필요하다.”


스티브 잡스의 말이다.


요즘 스티브 잡스에 빠져있다. 스티브 잡스가 죽고 나서 나온 스티브 잡스 평전(윌터 아이작슨 저)을 4년 만에 다시 읽고 있다. 시작은 페이스북의 동영상 클립 하나에서 시작되었다. 스티브 잡스의 철학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그의 말을 듣고 있으면 사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 동영상을 하나 둘 계속 찾아보기 시작했다. 유명한 스탠포드 연설, 마케팅에 대한 프레젠테이션 등 그의 메시지는 단순하면서도 매우 명료하고 매력적이어서 순수한 마음을 갖고 들여다보면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대로는 갈증이 나 못 견디겠다. 예전에 스티브 잡스에 대한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났다. 다시 한번 읽어야겠다는 충동에 가까운 생각이 들고 나서, 다시 처음부터 책을 읽고 있다. 이북으로 책을 읽고 있는데 무려 페이지가 1400페이지가 넘는다. 근데 참 재미있다. 책을 읽다 보면 실리콘밸리의 역사와 그 역사 속의 유명인들과 잡스와의 관계, 잡스의 제품에 대한 철학, 제품을 만들어 나가면서 겪는 여러 가지 고난, 잡스의 개인적인 성향과 제품에의 집착이 잡스라는 복잡한 인간 속에서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모습 등 아주 다양한 측면에서 한 ‘거인’의 모습을 관찰하고 생각할 수 있다.


그는 이른바 ‘제품’ 형 CEO이다. 장인정신을 갖고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 인류사에 족적을 남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사람이다. 그의 그러한 제품에의 태도(혹은 집착)은 여러 가지 많은 부작용(예를 들면 사람을 무시하는 태도, 인간성이 결여된 모습 등)과도 연결되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분명히 주지할 점이 있다. 나는 그중 두 가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 번째, 그는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비틀스가 곡을 완성해나가는 점과 비교하여 설명했다. 처음에는 사실 남들도 충분히 생각할만한 아이디어 혹은 프로토타입일 수 있다. 그렇게 세상을 바꿀만한 뛰어난 제품이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초기 버전부터 무수한 형태로 다듬어내기 시작한다. 또한 거의 대부분의 경우 제품을 설계하면서 나타나는 트레이드오프를 거부하고 자신이 추구하는 철학에 맞춰 제품을 투영하고자 노력한다. 결국 하나의 중심 철학을 체화하고 그것을 본인의 제품에 대한 열정과 연결시키는 그의 자세는 정말 마음속 깊이 새겨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그는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었다. 출처는 명확하지 않지만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자신이 개진한 의견의 60%만 맞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나는 사회 초년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논리 혹은 생각에 빠져 남의 생각을 거부하는 것을 보아왔다. 나 또한 그러한 측면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곱씹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분명히 남이 던지는 말에는 다시 한번 숙고해볼 만한 여지가 있다. 분명히 그로 인해 제품의 출시가 늦어지거나, 감정적으로 짜증이 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찬성과 반대를 통해서 제품이 고객에게 ‘가치’를 주는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다면 결국 올바름을 향해서 나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실제로 잡스는 다른 사람들이 반대의견을 갖고 자신에게 맞서는 것을 좋아했다. 한 번은 애플스토어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마지막 단계에 함께하는 파트너가 현재 기획을 전체적으로 뒤집는 방향으로 반대의견을 제시했는데, 그는 매우 화를 내면서도 그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고 결국 일정을 미뤄서라도 그 일을 다시 재조정하여 추진했다. 흔히들 스티브 잡스라고 하면 마케팅의 귀재, 제품에 대한 열정에 대해서 많이들 떠올리지만, 난 진정으로 눈여겨볼 점은 자신이 생각을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태도’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제품을 만드는 목적은 하나다. 사용자에게 ‘가치’를 주는 것이다. 그러한 ‘가치’가 무엇인지 우리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해야 한다. 나도 서비스를 기획하는 입장에서 내가 만들어내는 제품이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지 계속해서 고민한다.


훌륭한 제품(서비스)는 끊임없는 고민과 개선에 대한 의지 속에서 탄생하며, 우리는 때론 자신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기획자는 결국 사업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