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늘도 배웁니다 Aug 15. 2018

빛이 나는 글쓰기

글을 씀으로써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 나를 널리 알리고 내 생각을 공유하고 싶다. 문장 하나하나가 사람들에게 전달돼 토론의 단초를 제공하고 더 나은 대안을 찾게 되는 선순환의 목재가 되고 싶다.


한편으로는 감동을 주고 싶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보고 싶다. 조종하는 것이 아닌 따뜻한 그 무언가를 전달하고 싶다. 선한 영향력을 행사해서 때론 뭉클하고, 때론 잔상이 짙게 묻어나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매일 쓰다 보면 언젠가는 발끝이라도 도달할 수 있겠지.


요시모토 바나나가 쓴 문장들을 읽다 보니 자신감이 다소 떨어졌다. 현재의 나보다 10년 정도 어렸던 그녀가 그렇게 아름다운 문장을 뽑아내는 동안 나는 무얼 했을까 하는 생각. 글쟁이라는 것이 혹시 타고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훈련으로써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진짜 재능의 영역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그래도 일단 매일 화가가 크로키하듯이 글을 쓰고 있다. 나의 크로키는 일련의 통일된 주제도 하나의 핵심적인 무언가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지도 않다. 그저 단상을 담아내고 있다. 찰나의 감정. 순간 번뜩였거나 흥미를 자아냈던 생각. 혹은 깊은 내면에 자리 잡고 있어서 그리 꺼내고 싶지 않았던 기억을 문장에 담아내고 있다.


어떤 해석의 여지를 주는 것을 좋아한다. 그것이 문장이 가져다주는 진짜 매력이다. 문장은 영상처럼 선명하지 않다. 아무리 짙은 묘사를 다루었다 하더라도 각자의 여운에 일정 영역을 넘겨주곤 한다. 부족한 조각은 개인의 상상력으로 메울 수 있다. 그래서 소설을 읽고 있는 와중에도, 에세이를 읽고 있는 와중에도 저자가 아닌 내 개인의 스토리를 하나씩 완성시켜 나갈 수 있다. 그래서 글을 읽는다는 건 무언가를 흡수하는 것이 아닌 무언가를 완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작가의 도움을 받아서 나만의 무언가를 채워나가는 것. 

그것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이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은 어떤 본능적인 뿌듯함을 안겨다 준다. 

나는 그런 수단이 제발 글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멈추지 않고 계속 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비슷한 감정을 불러오는 것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