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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배웁니다 Feb 10. 2019

역사로부터 배운다

요사이 조선왕조실록을 읽고 있다. 조선이라는 나라의 흥망성쇠가 어떤 식으로 펼쳐졌는지 소상히 살펴보는 일이 상당히 즐겁다. 곧 화가 닥칠 것을 모르는 채 한때의 권세에 취해 오만방자한 일을 저지르고 다녔던 사람도 있고, 너무 굳세고 강직하여 화를 입은 이도 있다. 혹은, 본인의 잘못도 아니지만 단지 인척이라는 이유로, 종친이라는 이유로 화를 입은 이도 있다. 역사의 도가니탕으로 들어가 보니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를 모른 채 그때그때의 일에 몰입하다가 이런저런 일을 맞닥뜨리게 되는 것을 보니 기분이 묘하다.


때가 맞아 뜻하는 바를 이룬 사람들도, 이른 나이에 급사하거나, 처지가 삽시간에 뒤바뀌니 그야말로 사람의 인생이란 알 수 없다는 생각도 든다.


현실에 대비해서 보게 된다. 나 또한 지금 뜻하는 일, 지금 조직 내에서 나의 역학관계가 언제고 뒤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지금 나를 둘러싼 상황이 언제라도 급변하여 좋아지기도 나빠지기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더 나를 돌아보고 세상을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대로 나는 새도 떨어뜨릴 수 있는 권력을 휘둘렀던 사람이 귀양을 가고, 국문을 당하고, 죽어서도 부관참시를 당하는 일이 있었다는 것을 보며, 새삼 거울에 내 얼굴을 맞대 본다.


기가 충만해도 때가 오지 않으면 다 소용이 없다. 또 기가 충만하고 때 또한 맞아떨어져 큰 위세를 떨치게 되어도, 그것이 또 화로 돌아와 삽시간에 목숨을 잃기도 하니, 인간사 비극적 관점에서 코미디라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여러모로 겸손해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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