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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배웁니다 Apr 21. 2017

기획자가 UI를 그리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세상에서 가장 안타까운 기획자들의 유형(많은 기획자들이 여기에 해당한다는 점은 참 아쉬운 대목이다)은 이른바 ‘책상 기획’을 하는 기획자들이다.


새로운 기획에 대한 미션이 주어지면 웹서핑을 통해 정보를 어느 정도 수집하고, 경쟁사의 서비스를 어느 정도 뜯어본 후에 이것은 이렇게 집어넣고 저것은 불필요해 보이니까 빼고, 그리고 경쟁사는 돈을 이렇게 벌고 있으니까 우리는 그것보다 저렴하지만 기능을 이렇게 추가해서 경쟁사보다 나은 사업 모델을 만들어야겠다는 식으로 기획을 하는 것.


이런 기획은 쓰레기 기획이다.


모든 기획의 시작은 ‘관찰’로부터 시작된다. 실제 우리 서비스를 이용할만한 사용자 군을 발굴하고, 그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현재 상황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부터 비즈니스가 시작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들의 ‘현재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다. 그들이 일상생활에서 본인에게 직면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떠한 ‘행동’을 하고 있는지를 관찰해야 한다. 충분한 관찰이 선행된 후에 그들에게 질문을 하기도 한다. 왜 그런 식으로 ‘행동’을 했는지. 하지만 여기서 또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사실 그러한 행동에는 딱히 그럴싸한 이유가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냥 별생각 없이 그런 식으로 일을 수행하다가 상대방이 이유를 물으니 그냥 그때 가장 그럴싸한 대답을 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유를 묻거나 혹은 ‘이런 기능이 있으면 어떨 거 같아요?’라는 제안은 사실 지양하는 것이 맞다. 왜냐하면 상대방도 그 이유 혹은 앞으로 미래에 제시될 서비스가 본인의 삶을 어떻게 바꾸게 될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질문을 하지 않고 최대한 많은 관찰을 하고, 그 관찰을 통해 이런저런 가설을 확립한다. 1. 우리는 현재 사람들이 갖고 있는 문제점은 이것이라고 생각한다.(정의) 2. 문제점의 원인으로는 이러이러한 것이 추정된다.(원인) 3. 그중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이것이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원인 2) 4.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우린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용자들은 이 서비스를 이렇게 이용하게 된다.(가설) 5. 사용자들은 서비스를 ㅇㅇ의 비용으로 이용한다.(제안)


주도면밀한 관찰 끝에 여러 가지 다양한 상황을 시나리오화하여 정리하고, 이를 가설화하여 서비스에 담아내는 것. 이것이 기획의 출발점이다. 그저 기획자 본인의 해당 산업군에 대한 인터넷 지식을 활용해서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은 압도적으로 실패할 확률이 높다.


물론 가설도 높은 확률로 틀릴 수 있다. 그래서 실행 후 빠른 피드백을 통한 서비스의 수정 또한 필수이다.


기획을 한다고 해서 단지 유사 서비스의 외형을 보고 그저 유사한 서비스를 만들어내려고 하는 것은 실패를 향한 지름길이다. 외형은 조금 따라 할 수 있을지 모르나, 오리지널 서비스를 만들어낸 정신은 따라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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