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늘도 배웁니다 Mar 22. 2017

공유의 중요성

공유하지 않는 기획자여 혼자만의 울타리에만 있으면 결국 외로워진다

기획이란 뭘까? 특히  IT서비스 분야에서 서비스 기획이란 분야는 어떤 일을 하는 것일까? 기획은 솔루션 자체를 설계하는 것이다. 우리 서비스를 제대로 정의하고 어떻게 사용자가 사용하게 될지에 대해서 설계도를 그리는 작업을 하는 것이 기획자가 하는 역할이다.


하지만 이른바 기획자 포지션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만의 아집에 빠지기가 쉽다. 머릿속에서 서비스 전체에 대한 구조도를 그린다. 그리고 세부적으로 시나리오를 완성한다. 머릿속에서 사람들이 이렇게 저렇게 움직인다. 내 생각대로 한다면 서비스가 완벽히까지는 아니더라도 준수하게 구동되며, 사람들이 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찾을 것만 같다.


큰 착각이다.


우리는 스티브 잡스가 아니다. 아니다 스티브 잡스도 그렇게는 못한다.


일이라는 것은 함께하는 것이다.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가 함께 모여서 서비스 방향에 대해서 논의하고 올바른 방향(혹은 그렇다고 믿는)을 향해서 나아가는 것이다.


나도 예전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내 머릿속에서 생각한 다음 개발자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런 식으로 일을 진행하다 리뷰 당일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일단 개발자는 기획자의 의도에 절대 공감할 수 없다. 그것은 천재적인 기획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만약 천재적인 기획이라면 그것의 생소함 때문에 거부감을 나타낼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분명히 기획의 어느 부분에 구멍이 있을 것이다.


기획자라는 포지션에 있다고 기획을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기획은 다 같이하는 것이다. 보통 기획을 하게 되면 서비스의 큰 골격을 세우고 세부 시나리오에 맞춰 서비스를 구현하게 되는데, 중간 과정 과정마다 개발자, 디자이너가 함께 참여하여 서비스를 같이 완성해나가야 한다. 기획을 하는 와중에 운영에서 어떤 이슈가 생길지, 개발에서는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디자인은 UX 관점에서 사용자에게 어떤 불편함을 줄지 기획자 1인의 힘으로는 모든 것을 캐치할 수가 없다. 


방법은 하나다. 일의 중간중간마다. 개발자, 디자이너를 기획에 참여시키는 것이다. 일의 진행상황을 주기적으로 공유하고 그들의 의견을 묻는다. 그렇게 된다면 리뷰는 더 이상 숙제 검사하는 자리가 아니다. 서로 고민하고 올바른 해답을 얻기 위해 건설적인 토론을 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 


기획자는 서비스의 전체 구조를 짜는 사람이다. 사용자의 사용 시나리오부터, 백오피스의 운영 전략까지 모든 부분에 기획이라는 이름으로 관여하게 된다. 서비스가 상용화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내 생각대로 모두 움직일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가? 이것은 100% 불가능하다. 너무나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만약에 자신의 기획대로 모든 상황이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 기획자는 나는 사기꾼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밖에 없다.


기획을 하면서 많은 고민에 부딪히게 된다. 이것이 꼭 필요한 것일까. 이것이 사용되는 상황은 어떤 상황일까. 그리고 그런 상황은 빈번한가 아닌가. 혹은 측정 가능한가 아닌가. 그리고 사용되는 시나리오는 사용자들에게 편하게 느껴질 것인가 아닌가 등 매번 스토리보드를 그릴 때마다 고민되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늘 백지에서 새로운 그림을 그려야 되는 직업이기에 그렇다. 요새 백오피스 기획을 새로 하고 있는데, 늘 하던 기획이지만 지금도 많은 고민이 있다. 운영 전략과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기획이 맞는지, 혹은 그저 희망사항에 따라 기획을 하고 있는지, 이 요소는 꼭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 왜 이리 고민해야 할 것이 많은지 매번 고민의 연속이다. 아직 개발에 들어가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다. 개발에 들어가서 중도에 수정이라도 해야 되면 그야말로 암담하다. 그 독박은 모조리 기획자의 몫이다.


나는 개발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전문적인 디자이너도 아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특수한 상황 속에서 기획자로 일을 하고 있고 서비스를 설계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잉여인력이고 싶지는 않다. 회사에 유의미한 기여를 하고 싶다. 그래서 늘 공부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내가 전문 개발자 혹은 디자이너가 되지는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협업하는 자세를 갖고 사람들과 함께해야 한다. 모르는 것은 물어보고, 너무 많은 일이 진행되기 전에 중간중간 함께 점검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목표가 무엇인가? 나의 잘남을 증명하기 위함인가? 혹은 서비스의 성공을 위함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