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 무척 중요하다. 특히 대규모 IT 프로젝트와 같이 서로의 업무가 명확히 분리된 (프로덕트 매니저, 프로그램 매니저, 개발자, BA, 디자이너, 사업개발 등) 환경 속에서는 긴밀한 커뮤니케이션과 상호 공유가 중요하다.
일을 함에 있어 논리가 가장 1순위이며 전부나 다름없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명확한 논리를 갖고 의견을 개진하면 상대방이 나와 의견이 다르더라도 논리 자체에는 의문을 품지 않을 것이며, 블록을 쌓아 나가듯이 논리를 쌓아 나간다면 어느덧 업무 또한 꽤 수준 높은 형태의 ‘완성’에 이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업무를 계속 진행해 나가고 연차가 계속 쌓여가면서 ‘논리’만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업무 ‘태도’ 또한 아주 중요하다. 내 논리를 개진하면서도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는 자세, 다른 의견이 있을 때 정중한 어조와 태도로 확인을 요청하는 자세, 너무 지엽적인 것에 매몰되지 않고 전체 흐름을 이해하는 자세, 무엇보다 상대방의 롤을 지나치게 침범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배려해주는 자세 (내가 직책상 위에 있다고 하여 그리고 상대방보다 해당 업무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여, 업무의 매우 디테일한 영역까지 지시 아닌 지시를 내리게 되면 이는 상대방의 성장과 의욕을 갉아먹는 일이 된다. 내가 경험해 봐서 잘 안다.)
물론, 일을 함에 있어 데이터에 근거한 의사 결정, 그리고 가설과 검증 사이에 논리적인 계단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업무를 delivering 하는 와중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 심리적 buffer를 두어 젠틀하고 세련되게 나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결국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나중에 인공지능의 전성시대가 온다면 또 모르겠지만) 그리고 내 주변의 사람들은 협업을 하는 와중에 끊임없이 내 ‘태도’에 대해서 알게 모르게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평가’를 하고 있다. ‘쟤는 종종 맞는 말을 하긴 하는데, 말을 참 싹수없게 한다.’ 라는 평가를 듣게 된다면, 그것은 우쭐할 일이 아니고 많은 반성을 필요로 하는 일이 된다. 나부터도 내가 혹시 그러고 있지는 않은지 끊임없이 점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는 회사 내에 직책상 위에 있는 사람을 보고 일하는 것이 아닌 ‘고객’을 보고 일하고 있다. 수평적인 관점에서 (물론 조직마다 추구하는 업무 스타일은 다르겠지만) ‘고객’을 위해 어떻게 프로덕트를 발전시켜 나갈지를 좋은 ‘태도’를 갖고 논리적인 자세로 접근해 나간다면 사용자의 만족도를 조금씩 높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