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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배웁니다 Jul 14. 2017

소통

삶에 있어서 ‘균형감’을 가져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균형이 깨지면, 삶 전체가 뒤흔들릴 수 있다. 최근에 균형을 한동안 잃고 있었는데, 원인을 알지 못한 채 심한 무기력의 상태가 한동안 계속됐다. 이제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잘 대응해나가고 있는데 그 원인은 다름 아닌 ‘대화’였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살아간다. 오늘 있었던 이야기, 누굴 만난 이야기, 인터넷에서 본 글, 가십거리, 티비 속 등장인물 이야기, 스포츠 경기 결과 등. 근데 이야기를 아무리 해도 무언가 마음속에서 충족되지가 않았는데 이유인즉슨 이야기 속에서 진짜 내 얘기를 할 수 없고, 또 누군가 나의 의도와 생각을 제대로 받아서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즉, 나는 내면의 무의식에서 이야기가 아닌 ‘대화’를 갈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평소에 할 수 없던 수많은 철학적인 주제를 꺼내고 각자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다양한 그리고 깊은 수준에서 경청할 수 있는 그런 기회. 그런 기회가 상실된 채 하루하루가 누적되다 보니 이제 내 마음속의 소통의 샘이 완전히 고갈됐던 것이다. 그것도 모른 채 계속 엉뚱한 데서 원인을 찾고 있었으니, 점점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만 심해지는 바닷물처럼, 계속 내 인생은 표류하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어찌 됐든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중요하다.

1.    내가 어떤 주제에 대해 나만의 프레임으로 이야기를 하고

2.    내 프레임을 누군가가 정확히 이해하며

3.    누군가가 자신의 프레임으로 그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4.    나 또한 상대방의 프레임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면

이는 최고의 대화이자, 충족되고 충만한 최고의 경험이 된다.


그렇다. 나는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서로가 서로를 정확히 이해해 줄 수 있는, 내 내면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해소시켜줄 수 있는 그런 경험을 계속 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누군가가 나를 제대로 이해해주고 있구나 하는 경험을 했을 때, 우리는 진짜 ‘인연’을 만났다고 느낀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그런 인연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또 서로 호혜적인 관계를 잘 유지하고, 이런 만남이 토속적이고 계산적이지 않고 순수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앞으로 내게 주어진 숙제일 것이다.


무엇이 좋은지 알았으니, 내가 살면서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깨달았으니, 이제 그런 환경에 나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키고, 진짜 ‘나’를 배신하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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