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간, 그 장소, 그 사람 세 단어가 모여서 만들어내는 인연이라는 글자.
나랑 같은 시간을 선택했다. 우연이든 의도적이든.
나랑 같은 장소를 선택했다. 우연이든 의도적이든.
또 한 가지.
서로가 서로를 의식하면서부터 ‘인연’이라는 글자가 시작된다.
이 세 가지 필요조건을 통과해서 화학적인 작용을 거치면 그 인연은 ‘진짜 인연’이 되기 시작한다.
서로가 서로의 시간을 독점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다.
'다른 시간'의 사용 보다 '서로의 시간’을 사용하는 데 탐닉하기 시작한다.
그 시간의 빈도는 어느 순간 정점을 찍다가 안정적으로 수렴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갑자기 시간은 ‘독점적’이지만 마음의 ‘독점’으로부터 서서히 벗어나기 시작한다.
이제 곧 시간의 ‘독점’도 사라지기 시작한다.
이제 우리는 서로가 서로의 시간을 독점하지도 못하고 공유하지도 못하게 된다.
그렇게 남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