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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배웁니다 Jul 15. 2017

사랑은 물들어 가는 것

사랑은 물들어 가는 것이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사람이 내게로 자연스레 스며드는 것이다. 나라는 빈 공간에 그 사람의 물감, 색, 음악, 공기가 들어온다. 더 이상 나는 내가 아니다. 예전에 알던 내가 아니다. 형형색색이든 무색무취이든 그 사람의 무언가가 내 안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누구든 그것이 실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이다. 이제 나는 이전의 혼자 있던 내가 아니다. 그 사람과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그 사람을 느낄 수 있고, 그 사람의 향이 여기까지도 전해져 온다. 연결된 느낌이 부담스럽지가 않다. 나는 이제 독립적인 개체가 아니다. 또 다른 ‘내’가 다른 공간에 하나 더 존재한다. 그 사람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그 사람도 나를 바라본다. 세상을 두 개로 분리해서 볼 수 있다. 


때론 같은 풍경을 보기도 하고, 때론 다른 풍경을 보기도 한다. 붉게 물든 노을과, 어둡고 청명한 밤하늘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 때론 따뜻하기도, 때론 차갑기도 한 온도를 함께 피부를 맞대며 느낄 수 있다. 삶의 충만함을 온몸으로 느낀다. 더 이상 나는 혼자가 아니다. 온 우주가 내 것이 된 것 같다. 이제 삶의 의미는 당신을 향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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