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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배웁니다 Jul 19. 2017

누군가에게 힘이 된다는 것

분명히 나는 글을 잘 쓰는 것 같다.


글을 쓰면 인터넷 여기저기 내 글이 퍼져나가고, 내 글의 제목을 검색해서 내 글을 보러 사람들이 들어온다. 구독자도 벌써 600명이나 된다. 분명 나는 글을 잘 쓰는 것임에 틀림없다.


전문적으로 글 쓰는 것을 배우지도 않았고, 문장의 주어 술어를 올바르게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논리구조가 어긋나는 경우도 있지만, 나는 글의 흐름을 잡는 법을 알고 있고 내 글을 읽으면서 사람들의 마음의 변화가 어떻게 일어날지 감을 잡고 있다.


즉, 말을 하듯이 글을 쓴다.


내 글의 호흡을 쥐락펴락하면서 글의 시작부터 끝까지 쓸 수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결국 글 쓰는 것도 재능이라고 했는데, 사실 그 말이 영 틀린 것은 아닌 것 같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글 읽는 ‘맛’이 어떤 것인지 안다. 어떤 어려운 개념과 논리적으로 탄탄한 글을 내보인다고 할지라도 ‘맛’있는 글을 이길 재간은 없다. 당장 한약 같은 글보다는 아이스크림 같은 글에 끌리는 것이 사람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한약 같은 컨텐츠도 당의정으로 잘 포장해서 내보일 수 있는 사람들이 진짜 ‘재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고 많은 사람들이 그런 ‘글’을 소비하면서 여러 가지 영감을 얻곤 한다. 


무슨 악플이 달릴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그렇게 글을 잘 포장해서 잘 전달하는 사람인 것 같다.


왜 퍼지는지도 모르는 개인적인 취미 공간이었던 이 글 공간이 이렇게 널리 알려져서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으니 난 이제 더 이상 크게 바랄 것도 없다. (구독자 1,000명만 넘으면 이제 브런치에 대한 어떠한 욕심도 없을 것 같다.)


글을 쓰면서 기쁜 점은 분명 내가 살면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누군가에게 분명 힘이 됐을 거란 확신이 드는 점이다.


분명 누군가는 힘든 상황에서, 혹은 답을 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 글을 읽었을 것이고, 나름의 답 혹은 힌트를 얻을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내 글에 공감을 했을 것이다.


크게 봉사에 의미를 두고 살고 있지는 않지만, 어디 너머선가 나의 시선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인생의 방향에 약간이라도 기여를 할 수 있다면, 그것은 글을 쓰게 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정말 달콤한 ‘부가’ 선물인 것 같다.


앞으로도 글을 계속 쓸 것이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속상한 일이든, 기분 좋은 일이든, 세상 너머에 누군가는 이런 느낌을 갖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지속적으로 써 내려갈 것이다. 세상에 나만 이런 느낌을 갖고 있진 않을까 하며 인터넷을 뒤적이다 내 글을 보고, 세상에 나와 정말 비슷한 사람이 있구나 하고 공감 한번 하고 넘어갈 수 있다면 내 글은 그 소임을 다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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