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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배웁니다 Jul 27. 2017

나를 잘 안다는 것

다시 세상 사는 것이 살만해지기 시작했다. 늘 고갈됨을 느껴왔던 ‘소통’의 욕구가 해소가 되고 나니 업무 효율도 좋아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자세도 다시 여유를 갖기 시작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는 나를 좀 더 ‘탐구’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예전보다 더 큰 위기를 맞았으며,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야 했다. 그런 와중에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심한 내적 갈등을 겪어왔던 것 같다. 이제는 마음속이 많이 정리가 되었다. 좀 더 여유로운 태도로 글을 읽고, 또 글을 쓸 수 있다. 소통의 욕구에 목말라하며 다급한 심경으로 글을 써왔던  다시 저 너머로 그 모습을 감추었다. 또 언제 그런 모습이 나타날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상당 시일 내는 그 모습이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


나에 대한 탐구.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며, 무엇들에 어떠한 관점을 갖고 바라보고 있는지를 잘 알고 또 타인에게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나를 나답게 제대로 바라보고 타인에게‘나다움’이 무엇인지 제대로 설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나를 위해서도 ‘우리’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타인의 시선에 나를 맞추지 않고 나로 홀로 설 수 있다는 것이 이제 완전히 내면화되었고, 더 이상 나의 그런 모습은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제 그런 나의 모습은 마치 공기와도 같다. 그런 내가 참 좋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니 참 ‘내일’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당장 내일도 나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다. 철저하게 오늘에 맞춘 삶을 살아가다 보니 마치 ‘내일’이란 존재 혹은 가치가 더 이상 내게 의미가 없는 것 같은 착각 속에 빠지기도 한다. 지금 하얀 화면에 검은 글씨를 새기고 있는 나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듯이, 누군가를 만나고 대화를 하는 내 모습을 내 스스로 제대로 인식하고 있듯이.


생각이 정돈되고 나니 쾌락의 추구를 통한 충동적인 ‘발산’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리 즐겨마시던 ‘혼술’의 빈도가 점차 줄어들고 있고, 나만의 시간을 활용하여 독서 시간을 다시 되찾아가고 있다. 여러모로 긍정적인 변화의 연속이다. 이 정도면 충분히 나를 사랑하는 증거가 아닌가 싶다.


세상은 시니컬하게 바라보면 한없이 어둡고 칙칙하고 경쟁 속에 둘러싸인 세상이 되지만, 하늘에, 구름에, 햇볕에 마음을 집중해서 보면 또 공기 속에 나를 맡겨두면 세상은 그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다. 다시 그런 하늘을 느낄 수 있는 내가 되어 행복하다. 드디어 나를 다시 찾은 것 같다.


평화와 행복은 ‘나를 잘 아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억지로 하는 용기가 아닌 원하는 ‘선택’을 통해 행복을 얻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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