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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배웁니다 Aug 04. 2017

모든 게 다 잘 풀림에도.

모든 게 다 잘 풀리는 날이었다.


비록 감기 때문에 몸 상태는 그리 좋지 않은 상태였지만,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그야말로 ‘생산’을 할 수 있었던 하루였다. 일 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는 동안 이런 하루가 과연 나에게 몇 번이나 찾아올 수 있을까. 모두가 자리를 떠난 금요일 저녁 홀로 남아 일을 마무리할 만큼 일에 대한 의욕도, 삶에 대한 의욕도 충만한 하루였다. 감기약이 가져다주는 노곤한 느낌도 나를 막지는 못했다. 좋은 솔루션을 찾기 위해 최고의 고민을 한 하루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잡고 있는 이유는 마음 한구석에서 끝내 떨쳐버리지 못한 허전한 마음을 풀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진짜 나를 이해받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내가 ‘아’라고 외치면 그 ‘아’를 이해받고 싶다. 남들과 다른 그 ‘아’를 그와 내가 공유할 수 있는 둘만의 매개체를 통해 어떠한 ‘절대적인’ 혹은 매우 ‘상대적인’ 혹은 매우 ‘주관적인’ 잣대를 통해 이해받고 싶다. 


벌써 그런 삶으로부터 벗어난 지 매우 오래됐다. 삶은 겉에서 봤을 때 매우 1차원적이지만, 그 속으로 들어가면 차원이 몇 겹으로 갈라지게 된다. 또 그 차원을 가까이 들여다보면 매 순간 색이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늘 절대적인 자리 한가운데 발을 뻗고 멈춰있지 않다는 뜻이다. 그래서 인간의 ‘진짜’ 마음은 쉽사리 잡아내기가 어렵다. 그런 줄 알고 다가갔더니, 이미 색이 바래고 다른 형태를 띠기 시작한 격이다. 


나는 툭 까놓고 말해서 그런 주제로 이야기하고 싶다. 그런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상대와 이야기하고 싶다. 이해한다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그 또한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내 인생은 충만으로 가득 찰 것이다. 지식의 깊고 넓음이 아닌, 그야말로 ‘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누군가를 간절히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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