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서울을 오가는 버스들은 대부분 어마어마한 속도를 자랑한다.
그런 버스로 출퇴근을 하다보면 마을버스나 일반버스가 너무 느리게 가는 건 아닐까,
내가 달려도 이보단 빠르겠다, 이런 말도 안되는 호기를 부려볼 정도다.
이른 퇴근이었다.
해가 아직 남아있는...코로나 덕분에 여유로운 금요일,
버스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한 사내가 제일 앞자리에 털썩 앉아서 큰 소리로 통화를 했다.
기사님은 자유로에 진입하기 전까지 서너번 이상 그 사내에게 안전벨트를 해달라고 말씀하셨다.
그의 음성은 이미 제법 컸다.
내리는 문 뒤에 앉은 나에게도 정확하게 내용들이 쏙쏙 들어올 정도였다.
이윽고 통화를 마치고 기사님은 다시 벨트를 매주시라고 말을 건네었다.
그 순간 사내가 벌떡 일어났다.
"왜왜왜? 왜? 나한테만 그래? 왜?
기사님얼굴 옆에 있는 플라스틱 칸막이를 주먹으로 쾅, 쳤다 .
저 폰트의 크기 그 이상으로 그는 고함을 질렀다.
나는 녹화를 하며 이 버스의 고유번호와 회사와 경찰...어디로 연락을 해야 하나,
패드로 검색을 시작했다.
"뒷자리 사람들한테는 안하면서 왜그러냐고?
다행히 기사님이 앉으시라고 젤 앞자리가 위험하니까 그러는거 아니냐고 그를 안정시켰다.
건너편 아저씨와 순식간에 편을 먹고 기사를 지키러 출동하려다가 우리는 둘다 다시 자리에 앉았다.
앞자리에 그대로 앉은 사내, 그는 벨트를 결국 매지 않았다.
기사는 우리 모두가 느낄 정도로 얌전히 운전을 했고, 해가 지기 직전에 찬란한 빛을 내기 시작했다.
건너편 아저씨는 본인이 안전벨트를 딸깍, 소리와 함께 매는 모범을 보이셨다.
버스 안 몇몇이 따라서 벨트를 했다.
고요했다.
그런 사람들이 실제로 있다.
화낼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 그들이 어떤 순간에 어떤 식의 도발을 할지 알 수 없다.
그렇다, 뭔가 화날만한 하루였을수도 있다.
뭔가 부당하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감정을 다짜고짜 고함과 주먹에 무겁게 실어서는 안된다.
많은 감정을 인정하지만 그 감정을 마구 뿌려대는 일은 건강하지 않다.
멈추지 않고 버럭, 으로 가는 사내 그는 계속 기사를 노려보고 있다.
하차하여 나는 버스회사에 전화를 했다.
이러저러한 일이 있었고 나 내릴 때까지 내리지 않았으며 좀 걱정이 된다.
누구든 회사사람이라도 한명 어딘가에서 타서 지켜드리면 좋겠다고 전했다.
글쎄 나에게는 그의 성난 모습이 다소 폭력적으로 다가왔으나,
분주한 듯 시끄러운 버스회사직원은 심드렁했다.
무사히, 별 일 없이
이 간단한 바람이 그토록 어렵다.
그래서 늘 건조하고 당연한 글자들을 적는다.
제발 누군가를 감정쓰레기통으로 여기지 말고,
한 순간만 멈춰서 돌아보라.
#나는#오지라퍼#무능한#혹은부패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