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누가이길까

감정대결

by 다듬


종이에 쓱쓱 그리고, 감정을 묻는다.

기뻐요, 슬퍼요, 화나요는 쉽게 통과한다.

저토록 못 그리는 그림 표정을 따라 해 보기까지가 하나의 코스다.

일단 무표정과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아이들에게는

감정을, 상황을 또 그 순간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하여 함께 이야기한다.

모르는 경우는 최대한 다양한 선택지를 내민다.


3번 그림에는 답이 없다.

눈과 입이 어찌 보이느냐에 따라 아이들 답은 다양하다.

아,쫌 하고 있네요.

왜? 하고 있어요.

무섭고 놀랍고 짜증 낸단다.

먹기 싫어요.

끌려가요.

좋다. 다양한 아이들의 언급은 나를 신나게 한다.


오늘 누구 한 명 결석이다.

여행이란다.

월요일부터 아이는 아싸! 를 연신 터뜨렸다.

정확히 행선지를 아직 외우진 않았지만,

대부도 아니고 동막 아니고,

아니고를 배웠고 알기에 계속 제거해나가면

언젠가는 답이 나올 수도 있고 나오지 않아도 좋다.


당최 힘없는 아이,

너무 바쁜 엄마는 늘 헐레벌떡 차를 대고

아이는 내내 기다린다.

최대한 억지로라도 신나는 뭔가를 하고 싶다만

네모난 방 안에서는 한계가 있다.

다양한 그림, 매체가 고작이다.

그래도 웃어주고 힘내라고 도리어 내게 하이파이브를 제안한다.


감정은 돈으로 사지도 가르치지도 못한다.

요즘은 사회윤리와 도덕도 과외를 한다지만,

난 여전히 반대한다.

손을 잡고 걷고 땀 흘리고 힘들다고 떼 부리고

그러다 초콜릿 우유 먹으면 풀리고 그런 진짜 만남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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