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내어 주었나

그대들이 준 모두가 세상을 끌어간다.

by 다듬

충주호에 다녀왔다.

새벽 6시에 출발하였기에 가는 길은 순조롭고,

5월 흐린 하늘빛 아래서마저도 초록은 극도로 찬란했다.

이토록 넘쳐나는 초록이라니,

향기로운 풀내음에 취할 정도였다.

돌아오는 길은 최악이었다.

성남과 강남, 토요일 오후 그 땅에 감히 바퀴로 진입하는 어리석음이라니...

어둑 7시가 다 되어서야 귀가하였다.

운전자는 녹초가 되었고 나 역시 흐물거릴 정도였다.


오랜만에 거둔 식물이다.

사진을 잘 받는 녀석이다.

실제는 너무나 형편없는 초록이다.

거의 백지장처럼 질린 표정의 스투키,

날마다 다정하게 말을 걸고,

음악을 들려주는 등 애정을 쏟아내도 소용없다.


세상에 쏟아지는 초록,

그를 위하여 나의 스투키가 모두 내어준 건 아닐까,

문득 생각났다.

질주하며 질주하면서도 저 나약한 초록이

온 세상 5월을 위하여 스스로를 포기한 게 아닐까.


부족함을 지닌 채 세상에 나선 모두가

그렇다.

그대들이 무한히 내어준 그 수많은 것들이 이 세상을 지탱하고 있다.

그러니 모두가 아름답다.

한 명도 허투, 다루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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